역리가 순리를 이길 수는 없다.
2009년 5월23일, 국민들은 가슴이 내려앉는 충격의 소식을 듣는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소식이다. 뒤 이어 들리는 더욱 놀라운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자라던 마을과 퇴임 후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려던 마을을 바라보며 노무현은 세상을 떠났다.
국민들이 슬퍼했다. 600만의 조문객이라고 하지만 그게 뭐 그리 대단하랴. 천금같은 목숨이라는데 노무현은 스스로 목숨을 버렸고 국민들은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
### 노무현은 왜 목숨을.
노무현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전국의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울면서 탄식했다. 악착같이 살아야지 왜 목숨을 끊느냐고 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노무현이 당한 견디기 힘든 그 수모를. 잠시를 가만 두지 않았다. 참여정부의 비리와 부정이라는 것에는 반드시 노무현이 등장했다. ‘포괄적 뇌물죄’라고 했다. 코에도 눈에도 귀에도 걸기만 하면 되는 죄목이다.
노무현을 따르던 측근들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봉하마을에 노무현이 퇴임 후 살 집은 아방궁으로 묘사됐다. 뇌물로 받은 1억짜리 시계는 발각될까 걱정이 되어 논두렁에 버렸다고도 했다. 아들 딸 일가친척은 이를 잡듯이 뒤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아들 딸 할 것 없이 모두들 예금통장이 발가벗겨졌다. 무슨 죽을 죄를 졌다고 그렇게 모질게 굴었단 말인가.
교활, 간사, 잔인, 비굴, 인간이 가장 경계해야 할 말이다. 어느 인간이 머리에 떠오를 때마다 생각나는 어휘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한 말이라고 전한다. “아무개는 종놈으로라도 쓰지 말라” 오죽했으면 그런 말을 했으랴만 지금 나라 꼴을 생각하면 그의 생각이 맞는다고 믿지만 이제 깨달았다 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 국민은 그가 떠 넘긴 부채를 갚느라고 등줄기가 휠 것이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한 약속한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달라졌다. 노무현이 존재하는 한 대통령을 못한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광우병으로 촛불이 전국을 휩쓴 후 더욱 그랬고 노무현이 귀향한 후 봉하에 몰려드는 국민들의 인파와 집 앞에서 “대통령 님 나오세요”라고 외치는 고함소리를 듣고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 혹시 ‘대통령 님 나오세요’라는 말을 다시 ‘대통령 출마하세요’ 라는 말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좋다. 꼭 내가 없어지기를 원한다면 소원을 풀어주마. 자신이 살아 있는 한 자신을 따랐던 죄 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노무현은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다고 믿는다. 바위에서 몸을 던지기까지 얼마나 견디기 힘든 갈등을 겪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을 죽게 한 사람은 누굴까. 이를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을 것이다. 노무현을 미워했던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끔찍한 일이다.
### 정적은 반드시 죽여야.
요즘 이조실록을 읽고 있다.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사람이 참 모질구나 하는 생각이다. 특히 정치에 이르러서는 모질다는 표현이 모자란다. 정적의 목숨을 빼앗는데 그토록 잔인할 수가 없다.
역적으로 몰아 3족을 멸한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일지 모르지만 어찌 씨를 말린단 말인가. 우리 민족의 피 속에 그토록 잔인한 유전자가 숨어 있는가 싶어 무서운 생각이 든다.
노무현이 죽음에 이른 과정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요즘 문재인한테 가해지는 온갖 모략과 음해와 박해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이 말한 ‘실무자들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는 말을 들으며 섬찟한 생각이 든다.
노무현이 퇴임 후 당했던 인간이하의 모멸은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퇴임 후 얼마 후에 박해가 시작되었던가.
문재인의 경우는 어떤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8개월이다. 선거 결과는 박근혜 1577만3128표(51.6%), 문재인 1469만2632표(48.0%)다. 51대 48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의 상황을 보면 문재인은 아직도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후보와 선거전을 벌리고 있는 느낌이다.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을 한 새누리당은 문재인을 공격하는데 정신이 없다.
NLL 관련 대화록은 대선에서 톡톡히 써 먹고 이제 국민들이 짜증을 낸다. 새누리가 주장하는 ‘NLL이 없다’고 했다는 노무현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현재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있는 김장수의 증언과 뒤이은 국방부의 확인으로 종결됐다. 그런대도 새누리는 기를 쓰고 물고 늘어지면서 문재인을 연결시킨다. 죽기살기다.
여기에서 이조실록을 떠올리는 것은 정적은 3족을 멸한다는 끔찍한 생각이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3족은 아니더라도 당사자는 반드시 제거해야 된다는 신념같은 집념이다. 제대로 된 정치분석가들은 문재인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가진 잠재력이 공포라는 것이다.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압력을 가한다. 뻔뻔하다는 대변인 성명이다. 의원직을 사퇴하면 어쩌려고 하는가. 전직 대통령을 자살에 이르게 했듯이 그것을 바라고 있는가.
아직 4년 반이나 남은 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공포가 이렇게 인간을 망가트리는가. 인간은 가치판단의 기준을 자기로 삼는다. 내가 이러니까 남들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그 주위에 가한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몹쓸 짓을 했으니까 남도 자신과 똑 같은 짓을 할 것이라는 두려움, 복수를 당한다는 두려움이다.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다. 독재자 이승만은 조봉암이 두려워 그를 죽였고 김대중 후보는 박정희에 의해 죽음과 같은 박해를 받았다. 중앙정보부는 일본에서 그를 납치해 현해탄에 수장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노무현은 대통령이 된 후 어느 누구에게도 개인적인 감정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오늘의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츤근들이 잘 알 것이다.
대선 기간 중에 갖은 모략으로 공정선거를 해친 주인공들이 있다. 그들 자신이 잘 안다. 지금도 가장 극렬하게 문재인 박해에 선봉이다. 그들에게 문재인이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착각을 하지 말기 바란다. 문재인은 결고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 모두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은 모두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자들이라고 믿는다. 설사 정당이 다르고 지향하는 소신이 다르더라도 모두 한 곳에 모이는 지점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이다. 소모적인 정쟁은 백해무익이다.
이제 NLL 대화록을 둘러 싼 정쟁은 접어야 한다. 이미 결론이 난 문제다. 이제 계속해서 NLL을 물고 늘어져 문재인을 음해 박해하려고 든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문재인에 대한 평가는 이미 지난 대선기간 중에 국민이 내렸다고 생각한다.
비록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하더라도 지도자로서 충분한 품격과 경륜을 소유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노무현이 말한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말 말 그대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검증의 결과다. 20여 년을 보아 온 눈에 그렇다.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자는 국민 앞에서 당당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모르는 듯 하지만 모두 안다. 자신들은 문재인을 제거함으로서 정치적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음해와 박해를 가할수록 문재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높아지고 깊어질 것이다. 샘물이 모여 시내가 되고 시내가 강물로,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는 모두가 화합하는 대한민국을 국민은 원한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 이대로 가면 여.야가 모두 공멸한다. 새누리당이 문재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면 따를 것 같은가.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1%의 가능성도 없는 억지를 부리는 것은 문재인 죽이기와 정치죽이기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짓을 이제 접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소망이다. 취임 8개월에 힘든 해외여행을 감수하며 외교에 힘을 기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정치에서도 성공을 하려면 국민 모두가 격려와 지원을 해야 하며 야당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억지의 뒤에는 부작용만 남는다. 문재인은 이제 개인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아니다. 문재인도 자신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의 판단이고 국민의 선택이다.
‘낙하산을 등에 메고 허공으로 몸을 날릴 때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미 목숨은 ’운명‘의 세계로 던져진 것이다. 문재인은 수도 없이 ’운명‘을 향해 몸을 던졌다. 이제 그의 운명은 국민속으로 던져졌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를 제거하려는 세력들의 화살은 문재인이란 과녁을 맟출수가 없다.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을 죽이려고 하지 말라. 국민이 지킨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