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맥할머니 마지막 임종을 지킨 사람은 젊은 외국인 처자였네요..

할머니 조회수 : 3,099
작성일 : 2013-10-14 14:54:34
[단독]맥도날드 할머니 길에서 구한 이는 ‘벽안의 외국인’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


스테파니 세자리오가 전하는 ‘맥도날드 할머니’의 기억

권할머니는 2011년에 처음 만났는데, 그땐 미처 인사도 못한채 조금 있다 출국했다. 올해 한국에 다시 돌아왔는데 맥도날드에 가보니 가게 문이 닫혀있더라. 1월의 어느날 회사로 가고 있는데 할머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때부터는 매주 만나 이야기를 했다.

처음 봤을 때 할머니가 밤늦게 항상 맥도날드에 있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우린 너무 서둘러 판단하면 안될거 같다. 내가 할머니를 스타벅스에서 만났을때 그녀는 내게 유창한 영어로 “당신은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 깜짝 놀랐다.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났고, 그녀의 옛 직장, 학교이야기 부터 점점 많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매주 만날때면 정치와 문화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건 대단히 중요하다. 난 할머니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 내가 책에서 배운 것보다 많은 것을 그녀에게 배웠다. 나는 때로 그녀에게 저녁을 대접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친한 친구가 됐다.

그녀에게 문제를 발견한 건 석가탄신일 즈음이다. 그 전부터 그녀는 몸이 안좋았다. 당시 나는 잠시 부산에 갔다 왔는데, 돌아온 뒤 만난 그녀는 너무 아파보였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반드시 보호소에 가야만 한다”고 설득해 결국 승낙을 얻어냈다. 후에 그녀는 내게 “그때 당신이 날 데려가지 않았다면 난 길어서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 그때 그녀를 위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어떻게 보면 할머니 역시 나를 구한 사람이기도 하다. 삶에서 우린 끊임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녀를 만날 때면 삶의 휴식과 여유에 대해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물론 그녀가 과거의 삶에 붙들려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 해서 정신이 이상하다고 치부해선 안되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홀로 쓸쓸히 죽어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난 그녀와 함께 있어 기뻤다. 그녀 역시 죽기 전 내게 “지금은 당신이 내게 유일한 가족이군요”라고 말해줬다.

난 할머니가 영원히 평화롭게 쉬셨으면 한다. 그녀는 내 선생님이자 친구였다. 난 그녀가 떠나는 날 밤 그녀를 보며 한 가지를 약속했다. 그녀와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로. 언젠가 그녀와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고 싶다.

난 대중들이 그녀가 단지 정신나간 쇼핑백 할머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녀 역시도 삶이 있었다. 그녀의 바람대로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좋은 사람이었다.
IP : 14.37.xxx.8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3.10.14 3:02 PM (203.251.xxx.119)

    망자한테 이런말 하면 좀 그렇지만
    맥할머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처를 베풀면 거부하고, 보호소에 가야하는것도 거부하더니
    외국인과는 대화도 하고 고맙다고 하고 보호소에 가는것도 거절하지 않네요
    맥할머니 스스로가 사람을 가리는것 같네요.
    가족들한테나 좀 따뜻하게 말하고 대하지 그게 좀 아쉽네요.
    못배운 동생들을 무시하고 그래서 가족들이 더 외면한듯

  • 2. ㅇㅇ
    '13.10.14 3:03 PM (39.119.xxx.125)

    아, 읽다가 눈물이 났네요. ㅠㅠ

    물론 그녀가 과거의 삶에 붙들려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 해서 정신이 이상하다고 치부해선 안되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홀로 쓸쓸히 죽어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난 그녀와 함께 있어 기뻤다.

    자신이 인생을 잘못 살았으니
    가족들도 치를 떨만큼 피해를 입혔고 허황되게 살았으니
    지금의 그 자리가 마땅하다...라고 판관노릇을 하는 대신
    그렇다고 그들이 홀로 쓸쓸히 죽어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3. 외국인이라
    '13.10.14 3:06 PM (180.65.xxx.29)

    대화하고 고맙다 하고 보호소에 간게 아니라
    외국인 처자가 인격적으로 할머니에게 다가간게 아닌가 싶어요
    잘난 내가 못한 너에게 베푼다 하는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한거 아닐까 싶은데요

  • 4. ..
    '13.10.14 3:09 PM (118.2.xxx.231)

    고인의 명복을 기원드립니다.
    그래도 가실때 고인을 진정이해해주시는
    분옆에서 가셨군요.
    다행이네요.
    할머니 편히 가세요.

  • 5. 234
    '13.10.14 3:12 PM (221.164.xxx.106)

    방송때는일자리 거절했는데
    일방송 나온지 몇달 뒤에
    경향 신문 기자한테도
    일하고 싶다고 했었대요

    진짜 정신병적인 희망 (왕자님이 나타날거라는; ) 을 가진 마지막 순간이 방송 나왔을때고 그 뒤로 깨진듯 ㅠ ㅠ

    사주에서 노년 몇살때 대박 쳐서 다 잘될거에요 그랬는데 그 대박이 방송 출연이 아니었나 생각이 되네요..

  • 6. 뭐좀
    '13.10.14 3:15 PM (221.149.xxx.58)

    그런건 있어요 영어 좀 쓰게 되면 이상하게 한국인은 한국인으로 보이고 서양인은 동포로 보이는
    물론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겠지만
    할머니의 마지막 자존심이겠죠 같은 한국인에게 적선 받는건 너무 자존심 상하고 왜냐하면 엘리트 길을 걸어 왔으니
    암튼 그냥 이해합시다 능력있는 여성인데 자기 역량도 발휘 못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9175 이런경우 어떻게하는게 적절할까요? <다시올림> 산사랑 2013/11/13 629
319174 사람이 사랑없이 살수 있나요? 난 뭐 .. 2013/11/13 708
319173 불만제로 보신분 없으세요???일본산수산물 5 아이보리 2013/11/13 2,119
319172 홍대 월향이라는 곳 어떤가요? 1 .. 2013/11/13 1,252
319171 학교신문 원고 좀 골라주세요~ 3 초등맘 2013/11/13 558
319170 점프가 아니라 나는거네 우꼬살자 2013/11/13 449
319169 변호사 성공보수가 10%인가요? 3 ---- 2013/11/13 1,766
319168 일산 부동산 좀 아시는 분들 6 부동산 2013/11/13 1,860
319167 생강껍질 벗기기.. 16 ,,, 2013/11/13 4,629
319166 4살 아이의 중이염 수술해보신 분 계세요? 8 도와주세요 2013/11/13 1,507
319165 귤은 언제 사야 쌀까요? 3 2013/11/13 883
319164 통통 체형(아줌마) 요가복 어디서 구입하세요? 3 요가복 2013/11/13 4,139
319163 총체적부정선거 = 김무성박근혜의 밀약 음모? 3 손전등 2013/11/13 984
319162 엄마에게 석달간의 자유? 휴가를 드리고 싶어요 1 ........ 2013/11/13 602
319161 지하철 노약자석 .. 2013/11/13 497
319160 치아교정이 안좋은건가요? 3 학부모 2013/11/13 2,001
319159 딸아이랑 내마음의 풍금을 봤는데 정말 좋으네요^^ 2 영화 2013/11/13 730
319158 김치 택배 사건인데요.. 11 ^^ 2013/11/13 4,507
319157 생리 기간에 갑자기 고관절 아픈분 계세요? 1 아공 2013/11/13 2,939
319156 박근혜가 추진하는 철도민영화가 매국인 이유 3 나라팔아먹는.. 2013/11/13 2,652
319155 임성한작가 퇴출서명 아고라링크 4 아고라청원 2013/11/13 1,285
319154 고소한 향이 안 나는 깨요 1 깨깨깨 2013/11/13 394
319153 마트 캐셔들 좀 앉아서 계산하면 안될까요? 17 ... 2013/11/13 5,363
319152 아고라에서 임성한 퇴출서명운동하네요 12 한류 2013/11/13 2,375
319151 시슬리 파데 휘또 땡 에끌라~ 5 하이 2013/11/13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