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욕을 달고 다는 사람이었어요.
ㅁㅊ년 소리는 기본으로 들었고
별별 욕을 다 들었어요.
마무리는 늘 나가죽으라는 거였죠.
초등학교때인가 엄마가 하라는 심부름을 깜빡하고 못했었는데
그때 칼 들고 와서는 죽여버리겠다며
법 없었으면 너같은건 벌써 죽여버렸다는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맞기도 많이 맞았어요.
가끔 멍이 많이 들어서 긴팔 입고 간적도 있어요.
학교가서 친구들 얘기 들으면 진짜 이상했어요.
엄마랑 손잡고 시장을 갔다거나
시장에서 엄마 졸라서 떡볶이 사먹었다거나
엄마랑 같이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거나
'어떻게 쟤네들은 엄마랑 같이 시간을 보낼까?'
의문이 들 정도였어요.
가끔 엄마 따라 시장을 가면 엄마는 앞장서고 저는 장본것 들고
뒤에서 열심히 쫓아가기 바빴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동네 사람들은 계모 아니냐고 할 정도였어요.
여하튼 힘든 시간 보내고 결혼해서 아이를 기르는데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제가 자꾸 엄마처럼 하는 거에요.
도저히 안되겠다.싶어서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많이 편안해지고 많이 변했어요.
요즘 꾹꾹 숨겨왔던 감정이 자꾸 솟아올라요.
나도 엄마에게 많이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요.
그 생각만 하면 울컥 눈물이 나요.
지금의 엄마는 여전히 절보면 욕하고 ㅂ ㅅ 같은 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친정발걸음도 끊었어요.
현실에서 엄마는 여전히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이라 어쩔수 없는데
저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있고 그래요.
가끔 친구들이 친정엄마 얘기를 하면
나도 그런 엄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