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소식 듣고 찾아간 장례식장...
누구는 절하고 누구는 기도하고 누구는 오랜시간 묵도하고
저마다 나름의 방법으로 고인을 보냈다.
주무시듯 그렇게 편안히 가셨다.
상주 표정이며 방문객들의 차분함하며
고요한 죽음이다.
의식을 치르고 난 뒤 현재의 우리는 모두 지금을 얘기하기 바쁘다.
아무도 죽음을 의식하거나 허망해하지 않는다.
가족들의 슬픔은 정제되고 말끔해 엄숙한 포장으로 벌써 밀봉 처리된 듯 질서정연하다.
제3자인 내가 그들의 슬픔을 어찌 알고 그 무게를 논할까...
아마 외할머니를 보낼 때 느꼈던 통곡의 뻐근함이 되살아나 감정이 동했는가 보다.
이렇게 가까이 죽음이 있는데
왜 내 죽음에 대해선 그렇게 무심하고 무딜까...
예전부터 들던 불가사의다.
온갖 불필요한 감정은 차고 넘쳐 맘을 한시도 가만두지 않으면서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선 초연함이 아니라 아예 감정이 없다.
말은 한다.
언젠간 우리 모두 죽는다고...
솔직히는 와 닿지 않는다.
그냥 말을 그렇게 할 뿐이다.
두려운 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신체적 고통에 대한 궁금함이다.
이런 무지한 생각이 슬프다.
오는 길... 친구의 말이 생생히 박혔다.
"넌 죽기 1초 전 무슨 생각이 들 거 같니?..."
그럴 겨를이 있을까...
누구나 겪는 처음이고...마지막...
아무도 모른다...
예고도, 재방도 없는
그냥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