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경제관념이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
어쩜 그렇게 생각없이 돈을 쓰는지 몰라요.
부잣집에서 돈걱정없이 산 사람도 아니고
저랑 비슷하게 빠듯하게 살아왔으면서 어쩜 그렇게 헤픈지 모르겠어요.
딱히 취미나 물건을 사는것도 아니고
어디다 돈을 쓰는지도 모르게 그냥 다 쓰고 다녀요.
신혼때부터 제가 뭣 좀 하려고 차곡차곡 모아놓으면
카드값 뻥 터져서 거기 다 들어가고
또 모아놓으면 직장 그만둬서 생활비로 다 들어가고
모아놓고 제대로 써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올봄에 일을 시작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내가 모은 돈으로 하고싶은 것좀 하겠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제 월급으로는 하고싶은거 싫컷 하라고 큰소리 빵빵 치더니
어제 카드값 못 막았다는 소릴 하네요.
큰맘먹고 가을옷 사러 가는 저한테 그소리 하는데 기가 딱 막히는거에요.
남편은 쓰고 싶은거 다 쓰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다니느라 카드값이 그모양인데
내가 가을옷 하나 사러간다니까 대뜸 카드값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정말 확 돌겠더라구요.
달려들어서 막 때렸어요.
정말 너무너무 미운거에요.
지금까지 사고친 것중에 시댁에도 입닫고 수습한것도 많아요.
그런 사정도 모르면서 아들 역성드는 시어머니 볼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던 시간도 억울했어요.
밤새 엉엉 울었어요.
그래도 같이 벌어서 빨리 기반잡고 열심히 살라며 남편 이해하라는 친정엄마도 원망스럽고
저런 사람 좋다고 결혼한 내 자신도 원망스럽구요.
오늘따라 왜이리 서글프고 눈물만 나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