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21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8346 안철수, 세력화 박차...전국 실행위원 534명 발표 &.. 3 미륵 2013/11/12 1,802
318345 저두 코트 함 봐주세요^^ 10 코트 2013/11/12 1,985
318344 양재 디오디아 부페 가보신 분 5 디오디아 2013/11/12 2,536
318343 가구환불(조언절실) 4 머리아파 2013/11/12 1,531
318342 키작고 다리짧은 사람 롱부츠신고싶은데요 4 겨울 2013/11/12 1,779
318341 12월 겨울방학에 세부로 여행가는데 태풍으로 ... 7 11월 2013/11/12 1,682
318340 어찌해야 기운이 날까요 2 ... 2013/11/12 717
318339 회사에 짝사랑하는 선배님이 있어요~ 14 짝사랑 2013/11/12 6,650
318338 쌍욕하는 남친이랑 헤어졌어요. 언니, 이모분들 한번만 봐주세요... 29 묘묘묘 2013/11/12 7,636
318337 유럽이불 커버 싸이즈 땜에 고민중 2 하면하면 2013/11/12 671
318336 황우여 ”권력기관 대선개입 의혹 영원히 과거에 묻어버려야” 8 세우실 2013/11/12 1,242
318335 차안에 둔 물건들 도둑맞았네요 ㅠ 5 산호세 2013/11/12 1,956
318334 가수 나미씨 뮤비 "보여" 2 언니 화이팅.. 2013/11/12 1,004
318333 상속자들 재방보는데 최영도란 캐릭터 27 .. 2013/11/12 4,577
318332 저희애, 담임쌤에 대한 느낌이 사실일까요? 28 초6 2013/11/12 11,357
318331 친할머니가 너무 싫어요. 17 한비 2013/11/12 4,639
318330 대만 여행을 가는데요~ 4 여행자 2013/11/12 1,340
318329 필리핀사람들 너무 안쓰러워요.. 4 필리핀 2013/11/12 1,965
318328 실내습도와 가습기 작동 문의드려요 2 광화문 2013/11/12 695
318327 예쁜 쿠션을 사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3 ... 2013/11/12 896
318326 편의점 알바가 빼빼로를 훔쳐 먹는 사진이라네요 ㅠ 12 참맛 2013/11/12 8,081
318325 새누리 김진태 의원 트윗 14 유채꽃 2013/11/12 1,579
318324 11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1/12 486
318323 오후에 광화문 시청 돌아다닐 곳 2 노란우산 2013/11/12 585
318322 모기가 있어요 1 2013/11/12 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