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2주 전쯤 좀 싸게 살까 하고 마트에 늦게 갔습니다. 30%할인 쪽지를 보고 복숭아 한 박스를 사서 한 바퀴를 돌고 다시 복숭아 진열대를 돌아다니다 보니 여러 사람들이 복숭아를 고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젊은 남자(30대 초반쯤)가 열심히 복숭아 상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그 쯤 그 젊은 남자가 한 복숭아 박스에서 좋은 복숭아를 꺼집어 내더니 자기가 골라 놓은 복숭아 상자 속에 넣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할인 상품은 6개 들이 복숭아 한 박스 중에 4-5개는 좋은 상품이지만 1-2개는 흠이 있거나 품질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그 곳에 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 저기 박스에서 좋은 복숭아를 꺼내서 자기 복숭아 박스에 담긴 나쁜 품질의 복숭아와 교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한참을 쳐다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다른 곳으로 발 길을 돌렸습니다. 제 나이 적지 않은데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번도 그런 교활한 생각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완전 멘붕이었습니다. 알뜰하다는 미명하에 저질러지고 있는 부도덕함과 교활함. 그런 행동들을 보면서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 그리 살고도 부자되었다고 잘난척 하겠지요?
두번째, 쓰레기 분리 수거장에서 자주 보는 풍경입니다. 저는 모든 분리 쓰레기를 한 곳에 담아서 나가기 때문에 수거장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분리를 합니다. 그런데 여러 남자들이 분리 수거장에 오면 한결 같이 수거장 입구에서 다른 사람이 서 있거나 말거나 멀리서 쓰레기를(페트병 등) 던집니다. 그래서 저 두 번이나 맞을 뻔했습니다.
결론은 요즘 젊은 남자들이 가사일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많이 자상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위에 언급된 부분과 같은 면에서 좀 더 공중 질서와(도덕) 타인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도 함께 배워 나갔으면 합니다. 결국 여자들의 잔소리가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상 마트와 분리 수거장에서 본 진상 남편에 관한 단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