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을 어느 휴일에... 우리는 얼만큼 행복할까?

가을맞이 조회수 : 925
작성일 : 2013-09-30 11:02:07

두번째의 가을비를 데려온 가을은 이미 무척 성숙해버렸습니다.

봄하고 가을은 마치 맛난 곶감처럼 하루하루 그들의 자람이 어찌나 아깝고

아쉬운지... 하루하루 이 가을을 그냥 놓쳐버리긴 아깝다는 강박관념을 갖게합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지닌... 정말 듬직하고 잘생긴 계절입니다...

바쁘지만.... 하루쯤은 가을하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분주히 먹고 ...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마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 언젠가 무척 인기있는 프로에

나오셨던 유홍준교수님이 그토록 자랑해마지않던 경복궁 근정전 돌바닥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휴일의 경복궁은 한가하면서도 부산합니다... 중국말로... 또...

어느나라인지 알지 못하는 언어로....  작은 깃발아래 다큰 어른들이 줄지어 다닙니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근정전 바닥의 물흐름은 보지 못하였지만...

마치 시골에서 올라온 촌부처럼... 경복궁에서 즐거웠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가 생각했던 것들을 만나보면... 무엇 하나도 모르고 있던 나자신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흐린 날 고궁에서.. 먼 옛날 이곳이 삶의 전부였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며...

그들은 이 나무밑, 연못가를 거닐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뭐 그런 상념이 떠오르더군요...

몇년전에 상영되었던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를 저는 보지 못했는데...

마침 씨네코드선재에서 재상영을 해주네요..

경복궁을 나와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참 고즈넉하고 예쁩니다...

그곳은 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 예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이미 좋은 영화라는 것을 알고 오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앞으로 두시간정도 내가 느껴야할 행복감에 살짝 떨립니다..

마치 따뜻한 물에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좋은 영화는 삶을 유연하고 다채롭게 해주는 간편한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당신은 행복은 지금 몇점입니까?

라는 영화속의 대사에.... 생각해 봅니다... 나의 행복은 몇점일지...

영화속 메리는 산만하고.. 어린애같고.. 외롭고...

하지만...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잡혔던... 메리의 얼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 모두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초라한 현재를 견디며.. 살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휴일 하루를 보내고...

다시금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하여 살아야합니다..^^

가을은 아끼며 야금야금 꺼내먹는 간식처럼...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겨울이 올테니 말이죠...

IP : 183.98.xxx.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행잎
    '13.9.30 11:14 AM (119.206.xxx.150)

    마치 시한편을 읽는듯 하네요

    나도 비온후 가을이 성큼 다가온듯 하여 내내`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을
    들었답니다
    카키색 바바리입고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거닐던 30년전이 문득 그립습니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은 바로 그때!!
    83년도에 나온 노래랍니다

  • 2. ..
    '13.9.30 11:19 AM (222.107.xxx.147)

    저도 가을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해가 갈 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것같아서 많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5367 이 와중에 4 ㅠㅠ 2014/02/23 1,074
355366 경기도 안성쪽에 음식 잘나오는 한정식집 추천바랍니다 1 한정식 2014/02/23 1,539
355365 갈라 쇼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4 고돔 2014/02/23 1,384
355364 남대문 도깨비시장에 미국산 암포젤엠 팔까요 마그돌라 2014/02/23 3,171
355363 사파리 반지 1 봄이오는소리.. 2014/02/23 728
355362 미디어의 소심한 복수: 러시아가 연아의 금메달 빼앗은 사건 4 재미있는 기.. 2014/02/23 4,093
355361 배송대행지 이용 안해도 130달러 넘으면.. 10 해외구매 2014/02/23 1,551
355360 에반 라이사첵은 어디로? 1 남싱 2014/02/23 2,330
355359 타조는 왜 근데 2014/02/23 1,055
355358 한국 올림픽 위원회 김연아 판정 공식 항의 서한 접수 2 뭐죠? 2014/02/23 2,881
355357 usa today에 소트니랑 피겨 올림픽심판 포옹기사~ 딱걸려쓰~ 2014/02/23 1,534
355356 갈라쇼 다른나라 반응은 어때요? 12 연아사랑 2014/02/23 10,175
355355 갈라쇼 보길 잘 했네요 3 잘봤네 2014/02/23 4,026
355354 소트니 의상 ㅋㅋㅋ '형광 똥파리'라는 말이 젤 웃기네요 5 ㅇㅇ 2014/02/23 2,730
355353 빵터져서 웃다 잠을 못자겠네요. 25 ㅋㅋㅋ 2014/02/23 15,471
355352 심판중 한명이 양심선언했다네요 7 연아사랑 2014/02/23 4,439
355351 갈라쇼 마친 김연아 "판정에 억울하지도 속상하지도 않아.. 3 ㅠㅠ 2014/02/23 2,967
355350 소쿠리 갈라 재탕이라네요 11 2014/02/23 4,856
355349 소트니 깃발의 의도 3 아하 2014/02/23 2,547
355348 소트니 갈라 뭐 같나 했더니 (2) 13 oops 2014/02/23 4,815
355347 이런 갈라쇼는 또 첨 보네요.ㅠㅠ 3 ,. 2014/02/23 2,955
355346 중국어 하시는분 계신가요? 올림픽 설문 같은데 무슨 뜻인지 부탁.. 5 중국어 2014/02/23 850
355345 [소치2014]아이스댄스 은메달 모이어도 인정.."김연.. 2 넘버원 2014/02/23 3,150
355344 소트니 갈라 뭐 같나 했더니 3 ... 2014/02/23 1,481
355343 작별이라 박수치는 것이지만 울 연아 단독 박수 받으니 기분 좋네.. 5 ㅇㅇ 2014/02/23 2,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