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힘드는 시간의 연속이네요.
저는 언니도 없고 오빠도 없고 제 얘기 들어줄 엄마도 없어요...
늘 언니같은 이 곳에 제 넋두리 좀 할테니 그냥 저 좀 위로해주시거나
좋은 방법 좀 찾아주시면 안 될까요...??
몇일 전 아버지 보다 더 아버지 같은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몸도 마음도 참으로 힘이 드는 이 시기에 남편의 동창 모임때문에 한바탕
몸싸움까지 하고 났더니 온 몸이 다 쑤십니다.이제 이 세상에는 남동생과
저 두명이 의지하고 살아야합니다.
요즘 한창 밴드 유행이잖아요.
인터넷 sns에는 영 잼병이던 남편이 요즘들어 초등친구들의 도움을 어찌
어찌 받았는지 밴드도 가입하고 페북도 가입하더라구요.
그런데 남편과 저의 입장차이인지는 몰라도 완고하게 동창회에 참석을
고집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가 없네요.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난 7월에 처음으로 ktx까지 타고서는 첫 모임을 다녀오고서
월말쯤에 다시 모임을 한다고 들떠서는 나가더라구요.
물론 저는 말렸습니다. 남편의 (사회적)입지도 있고 모임 전 밴드 멤버며
모임상황을 제가 대충 파악해본바로는 딱히 나가지 않아도 무방한 아니
나가면 그 날부터 난잡한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렸지요.
결코 건전하게 끝나지 않는, 여자동창 여섯, 일곱명에 총각 한 둘 끼우고
새벽까지 술 마시고 노래방가고 나이트가고...
여자동창들 남편들은 도대체 뭣하시는 분들인지 정말 지금도 궁금합니다.
그런데 고집을 피워서 나간 모임이 저녁 7시에 시작을 했는데 자다 눈을 떠보니
새벽3시, 그 시간까지 끝나지 않고 있더군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더이다.
그 당시에(물론 지금도 그런 상황이지만) 중 1 아들놈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남편의 손길을 간절히 원한다고, 아들과 제발 땀으로 대화 좀 해달라고.. 애원을
하던 시기였어요. 저로서는 너무 절박했어요. 애들 어릴때도 출장이다 뭐다 늘 아이는
직장다니며 저 혼자서 동동거리고 키웠기때문에 아빠의 내음이 절실한 시기라고 저는 보거든요.
세시에 전화를 걸었더니 해장국 먹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전화를 끊고 만취가 되어 소파에 널부러져 자더라구요.
남편의 핸폰에서 카톡,카톡 외치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여자동창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안은 남편의 함박웃음과 여자동창이 안주를 먹여주는
아주 다정한 모습의 사진이 여러장 스냅샷으로 담겨있더라구요.
최근 들어 남편의 그런 함박 웃음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여러장이 아주 동영상처럼 제 뇌리에 박혀서 떠나질 않습니다.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사진을 보낸 사람은 미혼인 남자동창이고 마침 그 사진또한 실수로 동명이인의 다른 여자동창과
남편에게 보냈더라구요. 동네창피도 무슨 이런 동네창피가 있을까요...
게다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밴드에는 나이트 가서 누구랑 부루스를 췄는지...
어느 여자동창왈, 내가 누구랑 부비댔냐면 누구랑 한번, 누구랑 두번, 그리고 누구랑은 한번...
이런 사정을 다 파악하고 일주일간 출장 다녀온 남편과 술을 한잔 하자했습니다.
제가 본 사진은 이미 다 지운후였지요.
늦게 들어온 것이 죄냐고 하더라구요.
제가 사진 다 보았다고... 새벽까지 그리 놀고 다니는 그 여자동창들은 미친거 아니냐고
악을 쓰고 울고 불고.... 안 나가면 안되냐하니 나가야겠답니다.
그럼 만약 입장을 바꿔서 내가 동창모임을 이렇게 다니면 그래서 집에 그 시간에 안들어온다면
어떻겠냐했더니.. 피식 웃으며 당연히 전화하고 난리나겠지...이럽니다.
참, 부부사이는 칼로 싹뚝 잘라내듯 그렇게 단번에 정리할 수 없는 사이이기에
어영부영 술 한잔하며 그리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런데, 어제 또 모임을 가겠다는겁니다.
안가면 안되냐했더니 저 때문에 시간을 점심시간으로 하자고 자기가 유도했답니다.
그래..그러면 다녀오라했지요(잘못된 판단이지요..)
12시 모임이라 이동시간합쳐서 아침도 거르고 10시 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점심시간에 한다길래 점심먹고 얘기 좀 하다가 저녁 전에는 들어올 줄 알았습니다.
6시가 넘어도 7시가 넘어도 아이들과 저녁을 다 먹고 8시가 넘어도 전화한통없어
8시반즘 전화를 했습니다.
어디냐했더니 처음에 얼버무리다가 노래방...이랍니다.
일요일 점심 모임 나갔다가 저녁 8시까지.... 휴....
아이들도 아빠 언제 들어오시냐고 묻는데 제가 할 말이 없더군요.
너무한거 아니냐했더니 지금 들어오겠답니다.
몇명있냐니 여자 6에 남자 2 있답니다. 총각하나, 남편하나.
10시넘어 들어와서는 눈에 불을 켜고 애들에게 소리지르고 뭘 그리 잘 못했냐고
왜 사람 창피하게 전화하냐고 어련히 시간되면 알아서 들어올까봐하며 소리소리
지르더라구요.
제가 그랬습니다. 점심 약속이라해서 안와서 걱정도 되고 나가면 함흥차사 연락도 없고
그래서 전화했다고...그 동창들은 일요일인데 저녁 늦게 노래방까지 다녀가면 집에 언제
들어가냐고.... 12시면 들어가겠지 합니다....
그러더니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가방메고 나가겠다해서 자던 아이들도 나와서 무릅꿇고
아빠 가시마시라고 울고불고 매달리고... 저도 못 나가게 막느라 온 몸이 온통 멍 투성이가
다 되었습니다. 그 늦은 시간 11시가 넘어서도 남편의 카톡은 여전히 띵똥띵똥 울려대더군요.
이해가 안 갑니다.
그 모임에 남편이 관심있는 여자동창이 있는걸까요?
근처사는 고등학교, 대학 동창도 가족과 함께 저녁먹자하면 별로 내켜하지 않는 사람이
굳이 그 모임에 목숨걸고 중간에 먼저 나온 것에 이리 불같이 화를 내는 이유가 뭘까요?
팔 구석구석 멍든 자국을 보고 있자니 속이 답답해서 긴....글 올려봅니다.
이해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