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며느리의 고백( 감동적인 이야기)

행복하시길... 조회수 : 3,373
작성일 : 2013-09-28 03:38:15
 

※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잘 씻지도 못하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

에 쪼그려 잠들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

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

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

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서 매일 맞고..울

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

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

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

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 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

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

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

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 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 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

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고 설겆이 하시려

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

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

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면서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

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시

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가 내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가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

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

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가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

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가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가신지 150일 째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

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시길 기도 해주세요.

 
IP : 121.181.xxx.20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28 4:06 AM (174.137.xxx.49)

    눈 아파요.

  • 2. 수연
    '13.9.28 4:12 AM (116.39.xxx.111)

    너무 감동적이네요...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눈물이 저절로 주르르 흐르네요

  • 3.
    '13.9.28 5:45 AM (115.137.xxx.213)

    ~^^ 생각이 많아집니다 ㅠㅠ

  • 4.
    '13.9.28 6:20 AM (223.62.xxx.37)

    사람마다 다르군요. 이글 제가 반복적으로 자주 봐서 그런지 며느리의 도리,효 계몽사상으로 느껴진다는 ㅎㅎ

  • 5. ㅇㅇ
    '13.9.28 6:57 AM (71.197.xxx.123)

    윗님 그죠?
    한달에 한번씩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저도 몇년 전 처음 봤을 땐 참 감동이었는데...

  • 6. 지금도
    '13.9.28 7:47 AM (122.34.xxx.83)

    있는 효부상이라는건
    남의집 귀한 딸을 며느리로 삼은다음엔
    우리집 무급 종으로 실컷 부려먹고
    죽어라 희생한사람에게 주는 상이쟎아요.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게하는......

  • 7. 저도
    '13.9.28 2:12 PM (122.36.xxx.73)

    첨봤을땐 저며느리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했는데 자꾸보니 이상화된 고부사이인것같아 별 감흥이 없네요.

  • 8. 마음결
    '13.9.28 5:17 PM (122.32.xxx.122)

    마음결이 참 고운 시어머님과 며느리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0022 강동구 암사동 암사역 주변은 어떤가요? 15 dma 2013/10/21 2,712
310021 자꾸만 짠 음식이 먹고 싶어요. 1 ... 2013/10/21 453
310020 여자 아이들이(초5)쓸만한 촉촉한 수분크림 있을까요? 2 좋은아침^^.. 2013/10/21 928
310019 링크된 루이까또즈 가죽 가방 좀 봐 주세요 5 가방 2013/10/21 1,575
310018 가장 큰 고민인 김장담그기 3 .. 2013/10/21 925
310017 檢 '불법사찰'혐의 피소 박원순 시장 무혐의 처분 1 세우실 2013/10/21 547
310016 가까운거 볼 땐 안경을 벗어야 해요 13 고뤠 2013/10/21 10,249
310015 군 댓글 공작, 국제적으로 주목 받아 light7.. 2013/10/21 559
310014 오늘아침 소풍 초등들 패딩입혔어야했을까요? 8 오늘 2013/10/21 1,283
310013 눈썹문신추천해주세요 지역은송파입니다 2 goldfi.. 2013/10/21 1,027
310012 간단한 영작 부탁드립니다.... 1 영작 2013/10/21 445
310011 10월 21일 [신동호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10/21 377
310010 재취업시 경력 어떻게 인정되나요? 1 나는나 2013/10/21 514
310009 텔레뱅킹 입출금조회 rhask.. 2013/10/21 662
310008 7가지 죄 1 오늘아침햇살.. 2013/10/21 589
310007 식용구연산 구입처 4 식용구연산 2013/10/21 3,858
310006 잠원동 한신 2차 5층이면 어두운지요. (101동. 12층에 5.. 9 라이너스 2013/10/21 1,476
310005 미국에서 한국으로 배송.. 조언 부탁드려요 3 도와주세요 2013/10/21 586
310004 10월 2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0/21 435
310003 드디어 라면반개 5 위대했던 2013/10/21 1,811
310002 거위털이불 2 sslove.. 2013/10/21 1,132
310001 불고기를 맛간장으로 재고 싶은데 양념비율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양념비율 2013/10/21 989
310000 동창이 동영상을... 40 동영상 2013/10/21 18,711
309999 데이베드 살려고 하는데 , 괜찮을까요? jieanm.. 2013/10/21 552
309998 외고 진학을 앞두고 질문합니다 16 중3맘 2013/10/21 3,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