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저도 늦게까지 전화가 안오면 제가 전화해서 퇴근시간 물어볼때도 있고요.
밖에서 일하는 사람인지라 전화 걸어도 편히 통화하기가 그래서
웬만하면 전화를 잘 안거는 편이고 남편도 그런 스타일.
아이없고 맞벌이 했을때는 그래도 좀 덜했는데
지금은 집에 혼자 있으니 마음이 참 그래요.
구직은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고요.
남편은 서비스직종이라 급여는 정말 너무 작은데 일은 너무 많이 해요.
8시반까지 출근해서 밤 10시에 일 끝나고 마무리하고 오면 10시 반정도.
밖에서 저녁을 해결할 시간도 없고
회사에서 식비를 다 지원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작은 월급에서 점심 사먹고 해야 하는터라
밤 늦게 퇴근하고 집에서 먹는 저녁이 저희 저녁시간이죠.
10시반쯤에 저녁 먹고 나면
남편은 핸드폰으로 게임하는게 습관이고
저는 TV를 보거나 해요.
결혼하고 주욱 맞벌이하면서 남편의 이런 시간때문에
참 힘들도 우울증도 걸리고 그랬었는데
이제 이마저도 습관이 되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마는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면서 개인시간이 없는데도 작은 월급인 현실도 안타깝기도 하고
또 개인시간이 너무 없이 일하는 남편도 안쓰럽고
이 좋은 가을날 구직은 어렵고 주변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저도 힘들고.
마음이 그렇네요.
어제는 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좀 나가는데
버스 안에서 밖을 쳐다보는데 마음이 울적한 거에요.
20대의 열정많고 즐거웠던 추억들도 생각이 나고
길거리의 20대를 보니 그 상큼함도 풋풋함도 어여쁘면서
내게도 저런 20대가 있었는데 싶고
이 좋은 가을날
해야 할 것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 지도 몰라
어디로 가야 하는지
거리에서 멍하니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