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는 이제 7년으로 접어들고 있고 처음으로 명절 후유증을 제대로 겪네요.
어머니께서는 항상 앓는 스타일이세요. 매번 전화할 때마다 놀러가실 때 외에는 거의 컨디션 좋은 적이 별로 없으셨어요.
밖으로 놀러다니시고 외로운 것 절대 못 참으시지만 주관이 강하시니 친구 사귀기 어려우시구요.
자식들은 모두 어머니는 약하신 분이라고 생각하는 듯 한데, 제가 보기에는 꾀병이시거든요. ㅠㅠ
여러 번 어머니를 겪다보니 자식들의 관심과 복종을 얻으려고 소위 머리끈 매고 드러누시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죽어갈 듯 기운 없다고 하시다가도 자식들이 본인이 원하시는 대로 하면 마치 시트콤처럼 벌떡 일어나 웃으며 활동하시고
내가 몸이 너무 아파 죽겠다 하시다가도 링거 맞거나 피로회복제 드시고 30분 내에 다 쾌차.
작년까지는 그렇겠거니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정도가 더 심해지시고
요즘은 남편에게 -저희 남편이 울 엄마~이러면서 얘기를 잘 들어줍니다 - 아주 적극적으로 징징거리시는(?) 듯해요.-_-
여행 가신다고 하면 7시간 대중교통 이동도 문제 없으신 분이신데, 이번 명절에는
물병 하나 들 힘 조차 없으시다면서 제 남편에게 들라고 하며 남편 팔에 기대듯 손잡고 산책하시더군요.
솔직히 연세드신 어머니와 아들놓고 경쟁하고픈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고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전략이 먹힌다는 생각에 홧병 나려해요. ㅠㅠ
수시로 보약에, 각종 건강식품에...남편이 어머니가 몸이 안좋으시니 어쩌냐고 말할 때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자식들에게 아프다는 핑계로 자식들을 쥐락펴락 하시는 걸로 밖에 안보이거든요.
언제까지 어머니를 우쭈쭈하며 끌려 다녀야 하는 건지 원...
오늘 또 전화 드릴건데 요즘은 전화 통화할 때 마다 그 기운 없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안좋고 어디 가서 무슨 치료를 하고 ...
그 얘기 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스트레스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려요.
아후..속풀려고 주절주절 적어도 이 두근거리는 심장은 풀리질 않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