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적나라하지만.. 이별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엔 기절도 하고 3일간 뭘 먹지도 못했어요. 잠도 당연히 못 자고.. 저 참 잘 자고, 잘 먹는 사람인데요..
지금은 일상 생활도 하는데..
요새가 한가해서 그런지 생각도 끊이지 않고... 왜.. 드라마에서 부모들이 아이 납치 됐을 때 쓰러지거나 가슴을 치고 쥐어짜는 거.. 그런 느낌 알 것도 같네요.
자다가도 헉..하면서 깨고..하루종일 결론 안나는 생각만 해서 머리가 아프고. 좀 폐인 같네요.
결혼한 것도 아니고.. 상견례까지 간 것도 아니고.. 그냥 2년 남짓 사귀었고.. 양가 부모님 뵙고, 결혼하자..추상적으로 말한 정도인데요.. 근데도 그러네요.. 결혼해서 애 낳고 바람피우는 남편.. 결혼식장까지 잡았는데 파토나는 결혼.. 얼마나 더 아플까 싶네요..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나에게 참 끔찍이 잘해주었는데..
직장이 바뀌면서.. 술 마시는 것 굉장히 싫어하던 사람이.. 매일 술을 마시고 술자리를 즐기게 되고, 거기에서 매일 보는 여직원들이랑도 친해지고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딴여자 생긴건 아니라고 그러지만.. 저는 그런 이유인거 같고..서울에서 살다가 지방으로 파견근무 가서 주말에만 만났는데.. 평일에 매일 가지는 술자리에서 다른 사람이랑 친해진거 아닌가 해요..
그사람은 그냥 저에게서 조금씩 맘이 멀어졌다고 하네요 생활도 다르고. 너랑은 결혼 못할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물론 저도 표현이나 소통 부분에서 잘못한 것이 있지만요..
근데 그 전날까지도 잠자리 가지고, 여보야, 자기야.... 이런 카톡 주고받다가.. 갑자기 받은 이별통보에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갑자기는 아니겠지만..
써보면 남다를 것도 없이, 누구에게나 있는 그런 사연인데요..
서로 성격 안 맞는 부분도 있었고, 서로에게 불만도 있었고. 남친은 직장이 바뀐 상황이었고, 저는 현재 공부 중이라 남친 외에는 다른 친구들과도 거의 연락도 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요.
정말 사랑해서.. 헤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헤어지더라도.. 보통..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보자. 이런 식으로 대화라도 한 번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거 없이..(제가 그때 하던 공부때문에 정신이 없었긴 해요) 그냥 자기 혼자 맘 정리해버린 사람이 정말.. 무섭네요.
그리고 헤어지고 나서도 차마 오는 연락은 못 끊고.. 다 받아주었는데.. 저에게 성희롱적인.. 너랑 자고 싶다느니 그런 말을 하고.. 너 공부 끝날때까진 기다릴게 다시 생각해보자. 그러더니.. 그런 말한지 2주도 안돼서 여자를 사귀더군요.. 다시 생각해보겠단 말. 안 믿어야지, 하면서도 맘 한구석으로 믿었는데..
이런 사람이 참 무섭고. 당황스럽고.. 너무 낯선 이 느낌..한창 공부 중에 저를 차서 사실.. 잘 봐야 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그것도 망쳐버렸어요.. 제가 너무 바보같고.. 남자랑 하는 일.. 모두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제 딴에는 정말 사람 신중하게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이런 식의 행동..이별 후의 행동이 너무 쓰레기 같아요.
번호를 바꿔야 하나요? 번호를 지웠는데도 그쪽 어머니, 형, 그사람 카톡까지 다 떠서.. 안 보려고 하는데 계속 프로필 사진 보면서 혼자 소설쓰고 있네요...
저는 이제야 하던 공부도 마무리가 되었고, 지원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데.. 그 사이 제 친구들은 결혼하고 애낳고 해서.. 다들 바쁘고.. 평일엔 다 직장다니고 연락하던 친구들도 다 끊기고.. 저는 친구도 참 많았는데요..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으며 정리되는 것도 있었지만,, 남친 만나며 생활이 다 남친 중심으로 이루어져서(가부장적인 성격이라 자기에게 다 맞추고 의존하게 만들고. 막상 의존하니 부담스러워한 것 같아요)지금 집에 혼자서 계속 미드 보고 있는데요.. -_- 다 봐서 이제 볼 것도 없구요. 이 사람은 직장 잘 다니며, 직장에서 인정받고 일하고(성실해요..) 새로사귀는 그 여자한테 또.. 저한테처럼 끔찍이 잘해주며 하하호호 할 것 생각하니.. 정말 싫어졌어요..그 사람도 그렇고.. 이런 제 자신이 더..
공통 관심사도 많고.. 같이 있으면 늘 즐거웠고.. 서로 가족들이랑도 연락하며 잘 지냈고.. 영혼이 통하는 것 같은 느낌. 저는 받았는데요. 이 사람은 그게 아니니까 저를 찬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가 정말 사랑했던 순간들도 다 똥이고.. 거짓이라 생각되네요. 그냥 자기도 공부하던(대학원서 만났어요) 순간에 나를 만났고, 직장생활과 동시에 또 다른 여자 만난 거라 생각하니(발령받은지 2달도 안돼 헤어졌어요).. 결혼하자, 어쩌자 이러자 하는 말은 다 거짓이고. 그냥 저는 그의 인생에서 대학원용 여자친구였다는 것밖에는..
이 글 쓰는 아직도.. 그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미운데도 좋았던 순간이 생각나고.. 이제라도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이런 미친 생각해요.
여기에서 남친..이별..키워드 검색해서 다 읽어봤는데요. 다들 바쁘게 지내라고.. 운동도 하고 일도 하며 지내라고 하는데.. 운동도 하고 일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가족이랑 여행도 갔는데.. 그 외 혼자 있는 시간에 또 이러고 있네요. 솔로일 때 혼자서 잘만 놀았는데.. 어떻게 혼자 잘 지내는지.. 모르겠네요.
남친이 있어서 참 든든하고 좋았어요. 힘든 공부하며 의존하게 되었고.. 그 부분이 없어지니까 그 사람 자체를 상실한 것과 생활이 상실된 것.. 그리고 시험 못 침으로써 앞으로의 미래 상실의 가능성..까지 더해져서 미쳐버리겠네요..
이제 잠은 잘 자지만, 늘 잠에서 깰 때는 그를 원망하면서 깨네요.
미친듯이 그립다가, 원망하고, 생각 안해야지 싶다가 또 반복되고..
제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해도 부족한 시간인데..뭐 대단한 사람이라고..생각하는 것도 아까운데.. 왜 이러고 사나..
제가 이렇게 못나서 이런 지경이 되었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