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내년이면 결혼 10년.
아이들 낳고 열심히 재밌게 살아온 것같아요.
다른 집 처럼, 휴가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함께 좋은 추억들 쌓으면서 노력하고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올 가을이 되니,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많이 허전하고, 예민해지고 (아직 30대입니다)
남편도 내 마음같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이전에는 그런느낌 한번도 받아본적 없었거든요. 82에서 권태기로 검색도 해보고..
그러다가
남편이 회사직원이랑 (여기도 애둘 아줌마) 맥주 한잔 한것을
제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은 사건이 터졌어요.
퇴근후 두어시간 연락이 안됐고,
그동안의 헛헛한 마음이 이 사건에 다 터져버렸어요. (전화통화가 안되고, 문자만 오갈수 있는 상황)
남편은 괜히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는데,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듯한 느낌때문에 제 안에서 계속 화가 나요.
결혼하고서 이렇게 미친년처럼 소리지르고 화낸적이 없는 것같아요. 제 감정에대해서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남편은 이런 제가 이해가 되는듯, 안되는듯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특별한 전적은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쥐잡듯 하면, 저한테 질려버리겠죠.
제 마음의 문제이기만 한걸까요? 제가 저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요.
저 왜이럴까요..
니가 싫어하면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저는 그간 쌓아왔던 믿음에 구멍이 나서, 그 구멍으로 조금씩 중요한 것들이 새어나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속이 상한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싶어요.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어젯밤
결혼 후 처음으로 제 의지로 침실에서 나와 각방을 썼습니다.
몹시 불쾌하고, 언짢은 기분이 가시질 않네요.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말이죠.
아까는 머리를 감는데 그냥 눈물이 뚝 떨어졌습니다. 뭔지 잘 모르겠어요. 배신감인가..
이럴때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분들, 제발 저에게 한마디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