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였지만 소득은 작았고 아이없는 부부둘이고요.
저는 올해 서른여섯.
남편은 서른 아홉.
회사가 도산상태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백수가 되었고
남편의 외벌이 수입은 작지만
아이가 없이 부부 둘이니 그냥 살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집에서 쉬는게 항상 불안하고 힘들어요.
아이들이 없으니 집안 살림도 단촐하고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주일에 세워진 계획대로 하고 나면 끝이고.
오늘은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잠깐 나갔다가 와서
인터넷 하다 점심 먹고 그러다 낮잠자고.
낮잠자고 눈을 뜨는데도 하루가 허무하고 정말 미치겠어요.
매일 구직사이트 들어가서 살펴 보지만 마땅한 곳이 없고
그러다가 한두곳 나와서 이력서 넣고 지낸지 꽤 되지만 소식없고.
갈수록 자신감은 사라지고
일을 할 수 있을까 싶고.
지금 사무직을 들어가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구직조차 힘드니.
지금껏 직장생활 꾸준히 했었어요. 한번도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 없는데
나이들어서 이리 오래 쉬고 있으니 정말 불안합니다.
결혼하고 남편따라 온 곳이라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친구도 없고
직장생활 했어도 비슷한 나이대의 동료가 없는 곳이어서
이렇게 시간이 남아도 만날 사람도 없고요.
그렇다고 속편하게 취미생활 하면서 살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이 좋은 가을날 마음이 참 무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