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도, MBC 여론조사 믿어야 하나?
20일 리얼미터, “9.7%포인트 하락” vs. 21일 MBC, “변동 없다”
추석 민심 조사 결과, 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대다수 여론 조사에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전혀 다른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지난 21일 <뉴스데스크> ‘추석민심은 … 긴급 여론조사’ 리포트를 통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66%로 지난 8월23일 취임 6개월 때 65.8%와 비슷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앞선 지난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후 70%에 근접했으나,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표명, 여야 3자회담 결렬과정을 거치면서 연휴 직전 59.8%까지 하락했”다고 전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여야 3자회담 결렬이후 연휴 첫날인 수요일까지 하락(월 63%, 화 62%, 수 59.8%)하다, 어제(60.1%)와 오늘(60.9%) 소폭 반등했”다며 “주간 집계로는 60%대를 지킬 듯하지만 5%p 가량 하락은 불가피해보”인다고 덧붙였다.
▲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상승세 멈춰(13. 9. 16) ⓒ'리얼미터'
이 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석기 의원 사태, G20 정상회담, 베트남 국빈방문 등으로 상승세를 거듭하며 70%대에 육박하며 정점에 올랐다. 하지만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를 계기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16일 열린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민주당의 7개 요구안을 모두 거부하며 그 낙폭이 커졌다.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고점과 최근 지지도의 차이는 약 9.7%포인트에 이른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향세로 돌아선 것은 추석 전 실시한 <채널A>의 조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18일 <채널A>는 “‘리서치앤리서치(R&R)’의 지난 16일 여론조사 결과 지난 11일 역대 최고치인 72.7%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자 회담 직후 66.6%로 6.1%포인트나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 관련 보도 가운데 MBC의 리포트에서만 민심 변동이 포착되지 않은 것은, 여론 조사 비교 시점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리얼미터’와 <채널A>는 박 대통령의 역대 최고 지지도와 추석 전 민심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하지만, MBC는 취임 6개월 차의 지지율과 추석 연휴 중의 민심을 비교해 보도했다. <채널A>와 MBC가 똑같은 여론 조사 기관에 의뢰했지만, 지지도의 추이가 전혀 다르게 분석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주요한 것으로 추측된다.
MBC가 여론 조사 개요를 충분히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을 계속 이끌 것으로 보인다. MBC는 해당 여론조사에 대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설문한 결과(집전화·휴대전화 RDD방식),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이라고 언급했지만, 응답률은 밝히지 않았다. MBC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률을 밝히지 않아, KBS와 함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22일 오전 박용진 대변인의 현안 브리핑을 통해 추석 민심을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과 대화하지 않고, 야당을 훈계대상으로 생각하고, 야당과 싸우려는 대통령의 태도가 지지율 하락과 국민불행의 시작”이라며, “이제라도 태도를 바꿔 야당을 훈계대상으로 여겨 싸우려 들지 말고, 국정동반자로 생각하고 소통의 정치를 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