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결혼한지 15년차구요. 딸이 둘 있어요.
신랑은 공기업다녀서 돈은 그럭저럭 벌어와요.
물론 신혼초엔 작은 월급이었고 시댁도 가난하고 모은돈도 없어 빚내서 결혼했구요.
사랑했기에 단칸방도 좋다고 했어요.
제 주위에선 엄마만 있었어도 저런시집안갔을텐데..그소리 제법 들었지요.
그렇다고 제가 딱히 스펙이 좋거나 한건 아니었구요.
그냥 무난한정도..직업은 유치원교사 .둘다 없이 시작해서 돈을 모으기가 힘들었어요.
월급도 조금씩 조금씩 오른거구요. 그래서 지금 이억넘는 집한채가 다예요.
신랑은 어울려 노는걸 너무 좋아해요. 술도 너무 좋아해요.
우유부단하고 마음약해서 누가 손내밀면 단호하게 거절도 못해요.
사람보는 눈도 없어서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꼬이기도 했죠
그런성격탓에..나만 늘 나쁜아내로 보였죠. 그렇다고 순한사람도 아니예요
밖에서만 호인인듯 보이지만 성격이 불같아서 화를 참지못하는 부분이 있어
시비가 붙고 실수를 할때도 있지요. 물론 제가 싫은 소리하면 욕..바로 날라오구요.
그것도 습관이 되서 죄책감도 없는듯해요.
잘해줄땐 간빼줄듯이 대해요. 아주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죠.
듣기싫은소리를 못견뎌해요. 이성적일때가 없어요. 너무 좋아서 오바하거나 심하게 화내거나예요.
술이 취해서 들어오는날이 많았구요.
아이들 키울때 하나도 신경써주지 않는 신랑때문에 우울증도 심했고 부부싸움도 많이 했어요.
곁눈질도 제법했고 잔바람도 있었지요. 예를들면 채팅 나이트부킹 노래방 도우미
이런거는 살면서 별거아닌거처럼 말해서 정말 충격받았어요.
회사동료랑 너무 경계없이 지내서 오해도 받았구요.
여자를 대할때 조심해야할것과 하지말아야할것도 잘 모르고 너무 구분없이 대하더군요.
요즘 한번씩 그런일들로 맘이 힘들었다~ 술먹고 늦게 들어오면 믿음이 안간다고 말하면서
적당히 먹고오면 좋겠다는 말에 지난간 얘기한다고 더 큰소리예요.
그러면서 집에 들어오면 그걸로 된거래요. 늦게 들어오는걸로 잔소리하지 말래요.
그러면서 나때문에 눈치보여 친구도 못만나겠고 술도 편히 못먹겠다면서 헤어지고싶대요.
제가 전업주부예요.
그런데 겁도 안나는건 왜그럴까요. 지긋지긋해서 그런걸까요?
붙잡을줄 알았는데 알았다고 말해서 당황한듯도 보였어요.
딸들이 걱정이긴해요 아빠를 좋아하지 않아요. 싸우는걸 많이 봐서...딸들도 잘 알아요.
신랑은 너무도 미성숙한 사람같아요. 그러면서 자기를 초등학생 대하듯 하는게 너무 싫대요.
그래요..제잘못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저의 진심어린 부탁과 미래에대한 염려들로 많이 나아진것도 사실이예요.
신랑이 돈벌어와줘서 제가 고마워해요.
돈벌어오는거 말고는 정말 손하나 까닥안해요. 많이 게으른 사람이예요.
나가서 노는걸 좋아해서 맨날 나가려고만 해요.
저는 밥 꼬박꼬박 잘챙겨주고 모든 집안일 제가 다 알아서 해요.
비서처럼 알아서 다하니 본인은 참 편해요. 제가 없으면 답답할정도루요. 본인도 인정하구요.
나이들면서 조금씩 노력하는것 같고 술자리도 줄이는것 같고 가족이랑 있으려하고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점점 화목해지는듯 했어요.
물론 중간 중간 술자리 늦어지면 다투기도 했구요.
전화도 안받고 연락도 안해주고 늦으니 참..속상하더군요. 믿음이 없어서 많이 불안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결정적인건 50 다되어가면서 초등동창회 슬..나가려 하대요.
밴드니 뭐니 만들어서 나와라 보고싶다 그러니..몸이 안달이 났더라구요.
가까이도 아니고 경기도까지가려고 하대요. 제가 그 성품 잘알기에 못가게 하니
저랑 못살겠다고 하네요. 저도 못살겠어요.
이번 명절에도 친구만나러 나가서는 새벽에 들어오더군요.
가족들 오랫만에 다같이 있는데..그러고 싶을까요.
전 가지말라고 안했어요.얼굴보고 간단히 먹고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명절이니 알아서..그럴꺼라 생각했구요.
친구는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그말이 맞나봐요.
5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고향집에 우리 놔두고..혼자 친구만나러 나가서.. 흠뻑 취해왔더군요.
늘 그런식이예요. 술만먹으면 함흥차사예요.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생각은 절대 하지 않아요.
기다리지 말래요. 저는 이런게 비상식적으로 느껴져요.
그러면서 저랑있을땐 제게 오만 알랑방구를 다 껴요. 병주고 약주고 ..맨날 이런식이예요
본인입장에서도 죽겠나 봅니다.
내가 자기만 보고 사는것도 갑갑하고 친구만나는거 간섭하는것도 싫고
술자리 마음대로 나가고 싶다고 하네요.동호회같은것도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하고..
아..정말.. 제가 저렇게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제 잘못인거겠지요..?
맘껏 놀게 보내줘야겠지요?
평소 저희요..?
사이 좋아보입니다.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
좋을땐 별이라도 따줄듯 합니다. 입으로만 엄청 예뻐라 합니다.
저는 신랑을 사랑합니다. 정도 많이 들었구요.
엄마도 없고 형제도 없다보니 신랑에게 많이 의지한것도 사실이예요.
그래서 더 집착으로 보일때도 있었겠다싶어요.
술때문에 서로가 힘드네요. 물론 인간관계도...
주위에 친구들이라고 있는게 하나같이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겁니다.
불안정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나이에 장가도 안가고 한량같이 하루하루사는 친구들
이혼하고 떠돌이 장사하는 친구
허풍엄청떨고 노는거 좋아하고 마누라 고생시키는 친구
이런 사람들 만나서 술먹는다 그러면 누가 좋다할까요..주변에 믿을만한 노멀한 꽤 괜찮은 사람이 없다는겁니다.
무슨 똘마니 대장노릇을 하고 싶은건지..유유상종이니 그렇겠지요?
그런 친구들이 더 편하다고 하면서..맨날 그런친구들하고만 연락하네요.
그렇다보니 저하고의 교류도 없구요.. 부부동반으로 같이 만나는일따위도 없겠지요.
그래서 누구만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면 꼬치꼬치 묻는다고 싫어하구요.
서로 추구하는 인간상이 다르다보니 저도 그친구들이 맘에 안들구요.
점점 대화의 질이 떨어지는 신랑을 느끼면 암울해집니다.
저또한 스타일이 맞지않다보니 제친구들부부와 어울리는것도 잘안되더군요.
제친구들 신랑은 대체로 가정적이고 술도 많이 안먹고 육아에도 참 관심많은 바람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예요.
둘이 너무도 안맞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가 아니다.
오늘 대화의 결론이네요.
저때문에 노는거 좋아하는데 맘껏 놀지 못하는 저 사람 보내주고 싶기도해요.
대책은 없지만 늘 그런생각을 한쪽가슴으론 했어요.
경제적인것이 크게 막막하긴 하지만 지금 돈도 많이 못모았지만 달라는대로 줄것 같네요.
딸둘을 제가 데리고 있으면 양육비 이런거때문에 저와 부딪히는게 싫을거고
아빠가 직장을 좋은곳에 다니니 학업을 위해선 아빠가 데리고 있는게 맞을 것 같아요.
지금 중학생들인데.. 몇년만 제가 데리고 있으면서 보조해달라고 부탁해보든지 해야겠지요.
나이차면 독립하면 되겠지요. 현실적으로 계산기 두드려보라고 했어요.
떠나주겠다고 했어요. 아이들 생각하면 많이 미안해요. 부모의 이혼이 인생에 걸림돌이 될것 같아서..ㅜㅜ
너무너무 아이들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여과없이 많이 보여줬어요 ㅜㅜ
힘들거라는거 잘 압니다.
남편그늘이 좋을거라는것도 압니다.
그런데... 우리는 더이상은 나아지지 않을것 같네요. 이게 한계인가봐요.
늙어서도 이런걸로 싸울 것 같아요. 인간관계..술...여자..이런걸루요.
내 기준에 자기를 맞추려한다는말도 인정하려구요.
그런데 계속 저런식이면 나중에 자식들에게도 대접못받을 것 같아요.
그게 눈에 너무 보여요.
참고로 저는 소소히 알바도 하고 이것저것 열심히 배우고
공예도 만들고 소일거리하면서 반찬값도 벌고
살았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생업에 뛰어들려고 하니까 두렵기는 합니다
그래도.. 저때문에 괴롭다고 하는 신랑 보내주고 싶습니다.
자기같은 스타일의 여자 만나서 잘 살아라 하세요.
아마도 바로 여자 만나고 다닐겁니다. 여자 좋아하거든요.
같이 살면서 눈에 보이는 이상 무관심할 자신이 저는 없네요.
부부간에 지켜야할 도리.. 그와 제가 기준이 다른것을요...
신랑... 애정결핍도 있구요. 보호본능도 일으키구요.
허술해보입니다. 분노조절장애도 있구요
조울증 증세도 보입니다. 이해안될때가 정말 많습니다.
금방 다정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합니다.
차만 운전하면 욕이 자동이고 멱살도 자주 잡습니다.
저는...울신랑 참 부끄러울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나가서..연락도 없고 술을 많이 먹고 새벽에 들어오면 정말...아무생각없이 잠이 자질까요....? ㅜ ㅜ
적다보니 참 슬프네요.. 저는 미련이 많은가봅니다.
헤어지자고 말해놓고........ㅜ ㅜ 너무 정리되지않은 글이네요.죄송합니다.
딸들은 그래도 제편이 되어주니 힘을 내야겠지요.
너무 심한 댓글은..부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