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시댁에 가서 밥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어린 딸들이 있어서 설거지 하다가도 한번씩 거실 쪽으로 쳐다봐요.
그러다가 주요부위만 옷으로 대충 가리고 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아주버님의 옆모습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봤어요.
집에 아버님 어머님 형님 시누 신랑 아이들 셋이 있었는데 저 혼자만 본 것 같았어요.
그 순간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남편에게 말했어요.
남편은 너무 화가 났는지 아무 말이 없었어요.
속으로 무엇을 단단히 결심하는 듯 보여서 저도 더이상 말은 안했습니다.
아주버님은 공부는 굉장히 잘 하셨는데 사회성이 많이 부족해요.
대기업 여기저기 취업은 되었는데 적응을 못해서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아버님댁에서 생활비 받아가며 사십니다.
결혼은 어떻게 하셔서 세 살 아들도 있는데.. 형님도 일을 안하세요.
한달에 두세번 시댁에 가는데 아주버님은 집에 계셔도 방에서 잘 안나오시고
가족들 중에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시댁 분위기가 좀 그래요. 자식들 하고 싶은대로 그냥 둡니다.
저는 굉장히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할 말 다 하는 시댁의 자유로움이 참 좋았어요.
그런데 뭐랄까 몇 년 동안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저렇게 키우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랐으니 생각도 행동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번 일을 겪고 보니 제 딸들이 너무도 걱정이 됩니다.
시댁 분위기가 계속 저렇다면 언젠가는 저희 딸들이 큰아버지의 엉덩이를 보게 되지는 않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