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소재 초등학교입니다.
물론 제가 다니던 시절은 지금의 강남이 아니었어요.
논두렁에 스케이트장 만들고 아파트 문화가 시작된 초기라
다들 여기저기서 몰려들은 정도.
단, (교통이 편해서였는지) 학교 다닐 때도
한 반에 국회의원, 교수, 검사 아빠를 둔 아이들은 3~4명 되었던 거 같아요.
나머지는 중산층 집안.
같은 동네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는 동네가 섞여서 경제적 분포가 다양해졌었죠.
암튼 이 동창회 (온라인)를 근30년만에 찾게 되었어요.
약 140명의 혼성 그룹인데 의사가 한 30명 되는 거 같고 법조계도 열명 안팎.
활동하는 여자동창들은 현직 강사나 교수가 많네요.
주부들도 많지만 다 여유로워 보이고
골프모임이 다반사네요.
저요?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했지만 중간에 치명적인 공백이 있었고
번듯한 남편과 결혼후 육아를 분담시킬 수 없는 환경이어서 직장 그만 두고 육아병행 가능한
재취업을 몇 번.
지금은 가까스로 자격증 몇 개 따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약간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동창회에서...
제가 아직 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기회는 없었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다시 만나게 된 초등 동창들, 특히 여자 동창 몇 명의 밀어내기 작업이 눈에 띄네요.
그들만의 리그에, 검증되지 않은 하나가 낀 것 마냥 불쾌해 하는 느낌도 들고..
물론 더 많은 숫자의 친구들은 반겨주고, 훌륭히 성장한만큼 인격도 비례해보이는 거 같아
보기만 해도 그들의 주고 받는 대화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긴 합니다만...
초중고 다 남녀공학 다녔고 동창회 활동 활발한 남편왈,
모든 남녀혼성 모임의 문제는 여자의 질투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본인이 안절부절 못합니다. 저더러 동창회 나가지 말라고...
그런 당신은 왜 나가냐고 하니 자기는 남자라 괜찮답니다.
남편에게 긴장감을 주는 차원에서도 ㅎㅎ 그리고 그동안 아이 키우느라 직장 다니느라
친구 찾을 시간과 여유가 없었던 터라 어렵게 찾은 이 동창회라도 활력소 차원에서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사회생활은 이제껏 계속 해왔지만 이런 정도로 이성과의 친밀감은 발휘해본 적이 없어서요.
혹시 초등 동창회, 남여혼성 동창회에 관한 시선들, 의견들.. 조언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