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왜? 그러실 분들 많겠지만..
그렇다고 시댁에 있는 게 좋은, 그런 건 아니고요.
시댁에서도 일하고 친정가서도 계속 제가 움직여야 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요.
제목처럼 딸만 셋인 집의 장녀에요.
별로 모아둔 재산, 노후도 준비되지 않은 친정의 장녀라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워요.
그렇다고 제가 많이 버는 것도 아닌.. 아주 조금 버는 40대고요.
다달이 용돈 조금씩 드리지만 제게는 부담되고 엄마한텐 아주 적은 그런 정도고요.
딸 셋 중에 제가 제일 조금드려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몸으로 때우자 주의인데
남편은 왜 동생들 안시키고 제가 다 일하냐고 뭐라합니다.
친정은 차로 집에서 20분 거리 시댁은 두시간 거리에요.
제가 추석 당일날 점심때쯤 친정 간다고 하니 시아버지는 연휴도 긴데 왜 벌써 가냐 친정은 다음날 가지 하시는데
이미 시누들은 다 시댁에 와 있었다지요.
작은 시누는 제사 안지내는 집으로 시집갔는데 집안에 어른이라는 작은 어머니(기독교)가
"아유 정말 시집 잘 갔네" 그럼 전 뭐냐고요? 며느리가 버젓히 듣고 있는데 .
시댁에서 일도 일이지만 이런 말에 마음을 다쳐요.
아무튼 차도 막히고 집에 도착해서 씻고 옷도 좀 갈아입고 제가 친정에 갔을 땐 6시쯤이었어요.
막내네 세식구 와 있었는데 아직 아기가 어려요 이제 막 돐이 된 아기..
동생은 그애 보느라 전혀 주방쪽엔 오지도 못하고 애만 안고 있었지요.
바로 밑에 둘째 동생은 작은 아이가 수족구라고 저녁 다 먹고 늦게 왔어요.
엄마는 제사 없으니까 따로 음식을 많이 하시진 않아요.
낮에 외삼촌 오셨다고 산 전 조금, 나물 두 가지, 갈치 한마리 굽고 불고기조금, 갈비탕, 잡채
친정에 있던 음식은 그 정도 였는데 엄만 집에 과일 하나도 없으니 과일이나 사오라셔서
저는 사과 한박스 사고 시어머니가 주신 전이랑 포도 몇송이 가져갔어요.
제가 가니 그때부터 쌀씻고 엄마랑 부엌에서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준비를 했지요.
그런데 불고기는 질기고 잡채는 너무 달고 (봉지째로 들이부었대요. 통에 덜어놓고 안쓰세요)
제가 가져간 전 데우고 겨우 상을 차렸는데..
엄마는 이제 음식하기도 싫고 살림자체가 귀찮다고.. 냉장고에 마요네즈, 케찹도 없어요.
키친타월이 없어 찾다보니 사왔는데 안뜯었다고..
소금은 다 굵은 소금 한 종류, 이것저것 구색 맞추는 것도 귀찮대요.
랩도 있는데 잘 안써서 남은 음식은 다 접시나 그릇으로 덮어두고.
부엌도 지저분하고 어수선하고.. 렌지 후드도 지난번 제가 닦은 이후로 그냥 계속 그대로..
벽에 음식하다 튀면 잘 닦지도 않아 그대로 지저분하게 묻어 있고.
엄마한테 잔소리하기 싫어서 그냥 조용히 저녁먹고 설겆이하는데 속이 상하고 우울하네요.
75세가 넘은 시어머니는 정말 아직도 깔끔하신데 이제 65세인 엄마는 냄비들도 막 주방바닥에 내려와 있고
싱크대위에도 식탁위에고 항상 뭔가가 그득그득하고..
전에도 뭐 정리나 살림 아주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음식은 상당히 맛있게 잘하시던 엄만데 이제 정말 늙으셨나 싶기도
하고 그런 집에 남편 데려가기도 싫고, 엄마는 귀찮고 하니 뭐든 대충이시고
별로 사위들 온다고 반겨주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 다 마루에 상펴고 앉아 밥먹는데 밥도 식탁에서 혼자 드시려고 하고
있는 내내 불편하고 남편 눈치보여서 피곤했어요.
나중에 과일 먹을때 엄마한테 웃는 얼굴로 편하게 맞이하실 게 아니라면 아예 명절때 오라고 하지 말고
그냥 서로 집에서 편히 쉬거나 어디 식당에 가서 먹자고 한 마디 했지요.
아님 다 모여서 계속 똑같은 명절음식 먹느니 피자랑 치킨 시켜서 맥주나 마시자고
엄마가 피곤해하시는 것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명절 하루만은 좀 찾아오는 사람들 생각도 해주었으면 해요.
같이 어디 놀러를 가도 그래요
제가 애도 제일 크고 하니 항상 저만 일하고 다른 동생들은 자기들 애 챙기고 쫒아다니느라 바빠요.
엄마 성격이 일반적인 장모님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리고 그런 것 이제는 남편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이번은 영 마음이 안좋아서 계속 마음에 남아있네요.
저같은 분 계신가요?
이번 추석 정말 마음이 안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