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과 애들 먼저 보내고 혼자있어요

조회수 : 10,125
작성일 : 2013-09-18 11:56:36

일주일전부터 괜실히 짜증이 나고  몸이 너무 무거워 정말 잠만 계속 오더라구요.

몸이 땅으로 꺼지는 것 같고 제가 원래 낮잠 잘 안자는데 낮에도 밤에도 계속 잤어요

왜 그럴까  여름도 잘 넘겼는데 하며 생각해 봤는데 그게 바로 명절 증후군이더라구요.

 

사실 명절에 그렇게 스트레스받는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제가 이 정도인 걸 보면 명절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오죽할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남편이 월요일부터 휴가였는데 제가 저도 모르게 별일 아닌 걸로 짜증을 냈나봅니다.

남편이 이해 못하고 속이 좁은 부분도 있구요

그래서 싸웠는데 지금도 말안하고 서로 투명인간취급해요.

 

사실 저 결혼 16년차 40중반 중딩 초딩 아들둘에 섹스리스부부입니다.

잠자리부분은 포기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불뚝 뭐가 치밀어 올라요.

 

5월에 자궁적출수술후 여자로서 삶은 끝난 것 같고 그럴수록 남편이 더 원망스러워요.

다른 일 때문에 사이가 안좋아도 결국 잠자리 문제가 되더라구요.

 

암튼 그저께 사소한 걸로 싸운이후 말도 안하고 했는데 남편과 아이들 먼저 시댁에 갔어요 시댁은 서울이에요 

남편은 항상 싸우면 누구의 잘못을 떠나 절대 먼저 말안해요. 이제 저도 그려려구요.

제가 늦게 가는 건 평소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남편 아이들 보내놓고 나니 너무 마음이 평온하고 이 공간에 혼자 자유롭다는 게 행복한 거여요. 그래서 햇살 들어오는 거실에서 주군의 태양 ost 틀어 놓고 커피내려마시며 행복해해요.

이런 자유로움은 아이들과 남편이 집에 없어서만은 아닌 것 같구요, 제가 생각해보니 마음이 결혼전 혼자인 샹태인 것 같아요. 바로 책임감 이런게 잠시 해소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회사를 가서 혼자 있어도 부담감 책임감때문에 이런 행복은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 챙겨야 할 대상이 없다보니 너무 행복한 거여요. 이래서 훌훌 털고 혼자의 여행이 필요하기도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늘 우울하고 힘들었던 건 그런 부모로서 아내로서 책임감 때문인 걸 알았네요

어려서부터 한 번도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이나 삶, 잠깐의 일탈도 해 본적 없이 자타공인 모범생으로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충실히 살았던 것 같아요.

 

40년이 넘는 그런 책임감 성실함이 나도 모르게 나를 우울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조금 있다가 시댁으로 출발 할거여요. 역시 제가 할 일을 아주 외면은 못하겠어요ㅠㅠ

 

이런 나를, 명절증후군정도를 이해 못해주는 남편과 이혼도 생각하지만 지금 주어진 일은 해야할 것 같아서요ㅠㅠ

제가 너무 두서 없이 주저리주저리 했나봐요. 

지금 제 마음을 누군가에게 솔직히 말하고 싶은데 82분들이 받아주실 것 같아 써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1.190.xxx.24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9.18 12:01 PM (223.62.xxx.19)

    그냥 가지마시라고 붙잡고싶네요ㅡㅡ

  • 2. 원글
    '13.9.18 12:01 PM (121.190.xxx.243)

    o o 님 너무 감사해요 위로받고 싶었나 봐요 눈물나요

  • 3. 나는 50대
    '13.9.18 12:08 PM (112.165.xxx.228)

    나는 50대 입니다.
    지난 시간 ...나를 짓눌렀던 책임감...그리고 어느 순간 그 책임감에서 벗어나던 순간들이
    생각나...격하게 공감합니다...늦기전에 자신만의 정신적 공간을 확보하세요...조금만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신을 돌보세요...토닥토닥~

  • 4. 시원한탄산수
    '13.9.18 12:09 PM (117.111.xxx.85)

    충분히 공감되요. 책임감에 눌려 자유롭지못한마음

  • 5. 획실히
    '13.9.18 12:10 PM (117.111.xxx.67)

    세상이 바뀌고 있는것 같아요. 예전이야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지만 요즘은

    교육도 잘 받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그러면서 여자 스스로도 본인부터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워 지고 있죠.

    형님이 저녁 그냥 밖에서 먹자해서 열받은 어머님.
    그리고 전 아직도 출발 안하고 있어요.
    남편이 아직 자고 있어서요..안 깨우고 있음.
    어머님이 밤새 놀다 늦게와 자고 있는 아들이 안쓰러우니 뭐라 못 하시고요.

    이제 깨우고 출반하려고요

  • 6. ...
    '13.9.18 12:12 PM (118.221.xxx.32)

    뭔가 힘들고 짜증날땐 나가서 바로 바로 푸는게 좋아요
    쇼핑하거나 산책하거나 맥주 한잔 하거나 합니다
    특히 남편이 오랜시간 집에 있을땐 일을 만들어서라도 나가요 ㅎㅎ
    저도 아이는 친정에 보내고 남편은 해외출장중..
    시가는 두분다 돌아가셔서 제사때만 가요 남편은 형네집에 명절에도 가고 수시로 가고 싶어 하는데 혼자 보내요

  • 7. ....
    '13.9.18 12:13 PM (122.36.xxx.73)

    남편분도 참...이런 날은 그냥 같이 가자 손잡고 나가주면 아내들은 금방 또 풀릴텐데....그런거 하나 못해주고 애들데리고 그렇게 쓱 가버리고...바보들같아요.....그런데 님도 지금은 아마 한쪽은 맘이 편해도 한쪽은 또 맘이 불안하고 그러실거에요.그래도 이런것도 겪어보셔야 억울하지 않아요.남편이 먼저 손내밀때까지 기다려도 보고 먼저 손도 내밀어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정도 선이 나에게 편안하고 딱 맞는 지점인지 나올거에요.잘 견디시고 또 한편으론 잘 즐기시고 눈물나면 실컷 울어도 보시고 하세요...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넘 두려워하지 마시구요..

  • 8. 어머 자궁 적출까지...
    '13.9.18 12:18 PM (175.223.xxx.143)

    정말 마음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책임감이라는 게 서글픈 게

    그 안에 내가 없거든요. 다 남을 위한 거지...

    이제와서 막 살기 어렵겠지만

    내 상태를 알면 훨씬 자유로워져요.

    그 커피 한잔 기분, 잊혀지지도 않을 테지만

    잘 간직하시고...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한번씩 어떤 식으로든 자신한테 상을 주세요.

    그리고 먼저 말안하는 인간들...정말 귀싸대기 올려 붙이고 싶죠-_-

    밥도 해주지 마세요. 그것도 책임이라고 해주지 말고.

    아이들 볼모 삼아 왜 엄마만 희생해야 하나요!

    나 자신한테 미안하잖아요.

    아들이어도 엄마 이해합니다. 저자세로 나가지 마세요.

    인간관계는 결국 세월에서 쌓인 믿음이에요.

    그렇게 애쓰고 살아온 자신을 믿고

    이제라도 챙겨 주세요. 그리고 이번이야

    바로 닥친 명절이라 그렇다쳐도

    시댁에도 너무 고분고분 잘하지 마세요.

    지 아들이 잘나서 그런 줄 압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님 아예 안 가셨으면 하네요. 개망신을 주는거든 엿을 먹이는 거든-_-

    이렇게 외로운 여자들이 얼마나 많을까요...정말 세상은

    여자들 희생으로 굴러가는 것 같아요...

  • 9. ..
    '13.9.18 12:20 PM (222.235.xxx.197)

    맘이 너무 와닿아요..여자가 원하는 건..솔직히 큰 게 아닌데 말이죠..남자들은 그걸 어려워하죠. 아주 크게 뭘 어떻게 해달라는 줄 아나봐요.
    그냥 공감일 뿐인데..여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나이가 들고 결혼햇수가 늘어가도 시댁일은 부담부터 되는 게 사실인데 남편의 한 마디에 그까이꺼 아무일도 아닌 게 되어버릴 수도 있는게 ..보통 여자의 맘이잖아요. 연애할때만 손 한번 잡아보려고 꼬실 스킬이 있었다면. 결혼 후에도 시댁이랑 원만하길 원한다면 남편이 또 꼬셔줘야죠. 미쳤다고 여자가 결혼만하면 자동으로 먼저 시댁에 말랑말랑 다가가길 바란다면...헐
    이젠 이런 일방적인 감정노동과 신체노동에 종말을 논할 때가 왔어요.
    상호존중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 누구하나 기울기가 치우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잖아요.
    시댁에서 그걸 몰라서 못해주면 누가 하나요. 남편이 해줘야요.
    남편이 막아주고 남편이 배려하고 이해해주고..
    그래야 여자가 그 힘으로 더 시댁에 잘하고 남편에게도 잘하는
    선순환이 올텐대....워낙 울 나라 남자들 꼰대같은 아버지 밑에
    자라서 보고 배운 게 없으니 원. 여자들만 다 당하죠
    엄마를 돕는 아빠를 보고자란 남자들이 대한민국에 많을까요?
    이번 대애서 대물림 끊어야 선진국되고 출산율 늘고
    진정으로 여자와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될 겁니다
    그럼 자살률도 줄고 이혼도 줄고 ..진정한 복지사회..
    ㅋㅋ제가 너무 울컥했네요 ㅋ 암튼 타고난 보살이 아닌.이상
    남편과 불화가 있는데 시댁대하는 일이 맘 편할 수가 없는 법.
    이 반복을 끊고 싶어서..이 연사..외쳤습니다^__^

  • 10. ㅌㄷㅌㄷ
    '13.9.18 12:41 PM (223.62.xxx.58)

    저는 아직 나이도 훨씬 어리고 비슷한 상황은 아닌데도 그맘이 뭔지 알것같고 절절하게 와닿네요..ㅠㅠ
    혼자만의 시간 충실히 누리시고 또 힘내시길...

  • 11. 진짜 잘이해가안되서
    '13.9.18 1:37 PM (221.146.xxx.93)

    진짜 잘이해가 안되서요..

    다른 일 때문에 사이가 안좋아도 결국 잠자리 문제가 되더라구요. => 이부분이요..

    이게 그렇게 문제가 큰건가요?? 같이 애낳고 사는 여자고 저도 리스나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그걸 하고 사는게 중요한가
    그렇게 그게 하고 싶은가
    좀 이해가 안가요..모든 문제의 결론이 될 만큼인건가 싶어서요..
    제가 특별히 성욕이 없는건지도요..

  • 12. ㅎㅎㅎㅎㅎㅎ
    '13.9.18 1:37 PM (211.199.xxx.15)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 기분!

  • 13. ...
    '13.9.18 2:21 PM (110.47.xxx.19)

    상황이 아니 그 마음이 너무 공감이 되네요.. 저도 결혼16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들만 시댁보내고 혼자만의 시간 만끽하고 있답니다.

    이 홀가분함이 책임감과 의무에서의 자유함이었군요^^
    여러가지 문제들로 힘든상황이고 남편이나 저나 억지웃음짓고 좋은척하기 힘들어서 이번 명절은 각자 자기집에가기로 합의했거든요.
    어제 같이 선물사고 아이들 추석빔 사주고 오늘 보냈어요. 내일오면 아이들데리고 친정갈거라서 지금 완전 자유에요^^ 보내고 혼자 맛난 브런치 해서 먹고 좋아하는 음악 다운받아 듣고 있어요..

    원글님은 저희보단 덜 심각하신거 같으니 편하게 시간보내세요. now and here 지금 여기 이순간 누릴수 있는걸 누리자구요 우리. 내일일은 아무도 몰라요.
    저녁엔 고르곤졸라사둔거로 피자만들고 호가든도 마시며 그동안 보고싶었던 못본 영화들 볼려구요^^
    82언니 동생들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행복한 추석되세요♥♥

  • 14. 고띠에르
    '13.9.18 4:47 PM (122.34.xxx.31) - 삭제된댓글

    잠자리 문제는 어떤 이에게는 큰일, 어떤 이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이죠.
    정말로 잠자리 문제가 크게 느껴진다면 얼굴에 똥칠할 각오하고 바람의 나라로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 15. 저도
    '13.9.18 7:15 PM (121.176.xxx.37)

    가다가 돌아왔어요.
    사연 길어요.
    얼마전에 친정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그때 시어머니와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16. 조이씨
    '13.9.18 11:50 PM (112.119.xxx.204)

    자신만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It's Me Time' (

  • 17. ...
    '13.9.19 12:34 AM (223.62.xxx.58)

    저도 오늘 애랑 둘이 큰댁가서
    종일 실컷 일하고왔더만
    남편이란 새끼는 종일처자고 저녁밥먹으러오더니
    집에와선 머가 지 승질에 안맞고 기분이안좋은지
    개욕을하고 개성질에 난리칩디다
    지금은 또 드럽게 코골고 퍼자고있는데
    저도 이맘 상태로 또 낼 아침부터 시댁가서일해야한다는
    이 피하고픈 드러운 책임감에 미칠것같네요
    어쩌다 내팔자가 이리꼬였는지
    참 지지리도 박복입니다

  • 18.
    '13.9.19 7:01 AM (112.165.xxx.104)



    좋네요

  • 19. 100%공감합니다.
    '13.9.19 8:34 AM (175.223.xxx.4)

    제가 그래요.
    남편은 자기 출근하고 아이 유치원 보내면 혼자잖아.
    이러네요.
    님의 글 100% 공감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3145 [펌] 아이에게 하소연 하지 마세요 1 .. 2013/10/29 1,677
313144 朴대통령, 총리 담화로 '절충' 모색하나 세우실 2013/10/29 446
313143 유시민 “朴 뭐가 좀 불안한가 보다, 뭐가 두렵나 5 정치적으로 .. 2013/10/29 1,844
313142 사춘기 아이들 얼마나 관여하시나요 2 중딩 2013/10/29 1,072
313141 - 1 maybe 2013/10/29 437
313140 삼부커스 시럽이 날까요.. 알약이 날까요? 1 삼부커스 2013/10/29 1,254
313139 檢, 국정원 ‘외부조력자 명단’ 발견…‘긴밀 활동’ 정황 이메일 압수.. 2013/10/29 562
313138 피부를 좀 쫀쫀, 탱탱해지게 하는 바디로션이나 크림은 없을까요?.. 2 늙는다 2013/10/29 1,857
313137 노래 한곡 배우는데 보통 몇번이나 연습을? ..... 2013/10/29 491
313136 머리통으로 차 유리 깨기 도전 1 우꼬살자 2013/10/29 433
313135 한글이 안되네요....도와주세요.. 1 ..... 2013/10/29 490
313134 중학생 2학년과 초등6학년 두고 1박2일 여행??? 6 흐린날 2013/10/29 774
313133 매일지각하는딸아이 어떻게해야할까요? 5 궁금이 2013/10/29 1,859
313132 고3들 수능 끝나면 계속 단축수업 하나요? 1 고삼맘 2013/10/29 1,010
313131 농협이라고 전화가 왔는데 ㅎㅎ 2013/10/29 636
313130 극세사와 창신담요 중 어떤 걸 선택할까요? 6 도움 좀 2013/10/29 1,840
313129 신용등급 5등급이면 좀 많이 낮은건가요? 1 ㄴㅇㄴㅇ 2013/10/29 2,228
313128 나라가 이꼴인데... 5 파리레이디 2013/10/29 715
313127 10월21일경 본 살림 및 지혜 가득한 유용한 팁을 올린 글 찾.. 2 바른7913.. 2013/10/29 618
313126 김장 택배시 스티로폼 박스 4 .. 2013/10/29 2,145
313125 농협우대금리 계좌추천이요? 12 농협 2013/10/29 624
313124 韓 도청 확인 요청에 美 원론적 답변 2 세우실 2013/10/29 294
313123 시댁에 매정할까요...란 글 지워졌죠? 2 좀전에 2013/10/29 761
313122 고등학생/대학생들 선물로 홀리스터??? 5 고모 2013/10/29 691
313121 신랑이 매일 야근에 너무 피곤해하는데 뭘 해먹여야 해요? 4 궁금해요 2013/10/29 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