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부터 괜실히 짜증이 나고 몸이 너무 무거워 정말 잠만 계속 오더라구요.
몸이 땅으로 꺼지는 것 같고 제가 원래 낮잠 잘 안자는데 낮에도 밤에도 계속 잤어요
왜 그럴까 여름도 잘 넘겼는데 하며 생각해 봤는데 그게 바로 명절 증후군이더라구요.
사실 명절에 그렇게 스트레스받는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제가 이 정도인 걸 보면 명절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오죽할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남편이 월요일부터 휴가였는데 제가 저도 모르게 별일 아닌 걸로 짜증을 냈나봅니다.
남편이 이해 못하고 속이 좁은 부분도 있구요
그래서 싸웠는데 지금도 말안하고 서로 투명인간취급해요.
사실 저 결혼 16년차 40중반 중딩 초딩 아들둘에 섹스리스부부입니다.
잠자리부분은 포기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불뚝 뭐가 치밀어 올라요.
5월에 자궁적출수술후 여자로서 삶은 끝난 것 같고 그럴수록 남편이 더 원망스러워요.
다른 일 때문에 사이가 안좋아도 결국 잠자리 문제가 되더라구요.
암튼 그저께 사소한 걸로 싸운이후 말도 안하고 했는데 남편과 아이들 먼저 시댁에 갔어요 시댁은 서울이에요
남편은 항상 싸우면 누구의 잘못을 떠나 절대 먼저 말안해요. 이제 저도 그려려구요.
제가 늦게 가는 건 평소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남편 아이들 보내놓고 나니 너무 마음이 평온하고 이 공간에 혼자 자유롭다는 게 행복한 거여요. 그래서 햇살 들어오는 거실에서 주군의 태양 ost 틀어 놓고 커피내려마시며 행복해해요.
이런 자유로움은 아이들과 남편이 집에 없어서만은 아닌 것 같구요, 제가 생각해보니 마음이 결혼전 혼자인 샹태인 것 같아요. 바로 책임감 이런게 잠시 해소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회사를 가서 혼자 있어도 부담감 책임감때문에 이런 행복은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 챙겨야 할 대상이 없다보니 너무 행복한 거여요. 이래서 훌훌 털고 혼자의 여행이 필요하기도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늘 우울하고 힘들었던 건 그런 부모로서 아내로서 책임감 때문인 걸 알았네요
어려서부터 한 번도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이나 삶, 잠깐의 일탈도 해 본적 없이 자타공인 모범생으로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충실히 살았던 것 같아요.
40년이 넘는 그런 책임감 성실함이 나도 모르게 나를 우울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조금 있다가 시댁으로 출발 할거여요. 역시 제가 할 일을 아주 외면은 못하겠어요ㅠㅠ
이런 나를, 명절증후군정도를 이해 못해주는 남편과 이혼도 생각하지만 지금 주어진 일은 해야할 것 같아서요ㅠㅠ
제가 너무 두서 없이 주저리주저리 했나봐요.
지금 제 마음을 누군가에게 솔직히 말하고 싶은데 82분들이 받아주실 것 같아 써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