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명절스트레스 영영~ 안녕했죠.

스마일 조회수 : 5,658
작성일 : 2013-09-17 18:36:05

이혼했어요..ㅋㅋ

40넘은 남푠이 처자식두고 가출해서 본가에 들어갔을 때,

너무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 부모덕에 더 이상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암튼.. 총총...

결혼 딱 10년 되니까.. 이제 막 환갑된 시모는,

하나하나 니가해라.. 니가해라 다 넘겨주데요... 마지막 추석엔,

음식장만 다해놓고 손씼고 나오니..

남편은 침대에서 집에서 싸들고온 책 읽다가 잠들었고,

시모는 옆에사는 시누네 놀러가고..

시부는 제 딸 데리고 마트로 놀러갔다고...

텅텅 빈 집에서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남편이랑은 남보다도 못하게 살고 있었는데... 힘들다고 얘기하면, 오지말라고 했었거든요.

그래도 꾸역꾸역 가서 식모보다 못하게 일했던 건.. 그래도 도리를 하고, 나중에.. 그러니까 이혼 말이 나올 땐 내편을 좀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는데...ㅋㅋ

'니가 그런건 잘 했다치고...' 라고 그냥 한마디로 10년 손이 개고생하며 낯도 모르는 지네 조상 제사상 차려준거 일갈하더라구요..ㅋㅋ

암튼.. 그렇게 추석 지내고,

다음 설은 이혼하고 혼자 원룸 얻어 멍하니 살던 때에 맞았어요.

1500원짜리 김밥 2줄사서 달랑달랑 집에 들어가는데 동네떡집에 줄서있는 여자들 보면서...

참 행복했어요.

전 설이나 추석명절엔 일부러 재래시장 가서 명절장보느라 부산하나 사람들 사이로 유유자적 이집저집 내놓고 시식하라는 송편이나 집어먹으며 즐거워하죠...^ ^

밤이 새도록 송편 빚어보고, 만두 빚어본 사람만 알수 있는 행복이예요.

아침에 차례상 차리면서.. 시집에 있는 딸에게 전화해서,

차 밀리기 전에 아침먹고 빨리 나서라며 재촉하던 시부...

딸이 오고 점심먹으며 술을 꺼내는 시모..

모처럼 우리식구 모였는데 꼭 친정을 오늘 가야하냐며 신경질을 부리던 시부..

기대도 뭐도 다 포기했던 결혼 2~3년째부턴.. 그냥 니네 맘대로 해라.. 했어요.

차로 30분도 안되는 시집엘 전날 장봐서 가서 꼬박 밤새며 음식준비하고.. 아침에 일어나 차례지내고, 시누 기다려 상차려내고.. 또 상차려내고, 자고... 또 상차려내고...

삼겹살에 오리고기에 온 거실바닥에 기름을 튀어가며 술먹고 진탕 놀다가 시부랑 남편은 술취해서.. 시모는 내딸데리고.. 시누부부는 '수고해~~'하며 집으로 가버리고..

그 난장판을 3시간 넘게 치우고..

소주를 원목마루 바닥에 붓고 싹싹 닦아내며 제가 느꼈던 그 더러운 감정들은 아직도 엇그제 같지만..

그래서 지금은 이 호젓함이 행복하고 또 행복합니다..

일하느라 오늘 하루종일 먹은게 커피한잔 뿐이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시집살이로 망가진 몸 때문에..

추석이 지나면 뇌하수체호르몬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또 가려하지만...

괜찮습니다.

살아나왔으니까요...ㅋㅋ

IP : 121.161.xxx.5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7 6:43 PM (121.141.xxx.92)

    원글님이 행복하시면 그걸로 만사형통이죠. 우리 모두는 행복하려고 사는 거잖아요.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딸(손예진)에게 라디오 방송 중에 '네가 행복해야 온 세상이 행복하다'던 아버지(김갑수)의 말이 떠오르네요. 응원합니다. ^^

  • 2. ...
    '13.9.17 6:46 PM (211.246.xxx.78)

    그런 거지같은현실을 탈피하신거를 진심 축하드립니다 이젠 맘껏 즐기세요 님만을 위해서...
    외로움쯤이야 술한잔먹고 자면 싹 달아납니다~ㅎㅎ
    화이팅!

  • 3. ....
    '13.9.17 7:10 PM (1.235.xxx.146)

    느꼈던 더러운 감정들.....
    저는 무엇인지 알아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4. 제가 다
    '13.9.17 7:35 PM (118.91.xxx.35)

    날개달고 훨훨 날아다니는듯한 자유를 느끼네요.^^ 늘 건강하시고 해피해피라이프!!

  • 5. 플럼스카페
    '13.9.17 7:48 PM (211.177.xxx.98)

    글에서.후련함이 진짜 느껴지네요.행복하세요^^

  • 6. 아~~
    '13.9.17 7:56 PM (14.52.xxx.197)

    눈물나게 부럽네요ㅠㅠ
    자식이 뭔지...
    언제까지 이렇거 살지

  • 7. .....
    '13.9.17 7:57 PM (220.89.xxx.245)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8. 일부러 로긴
    '13.9.17 8:02 PM (175.223.xxx.79)

    일도 결혼도 내 자신의 영혼과 몸이 망가지기 전에 나를 지켜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내가 맘고생 몸고생 하는 것 .. 나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제 친구같아 또 저같아 응원하게 됩니다. 화이팅!!

  • 9. 저두 일부러 로긴
    '13.9.17 8:09 PM (112.187.xxx.191)

    맛있는 것도 사다 드시고
    명절 편안히 보내세요

  • 10. ...
    '13.9.17 8:17 PM (118.42.xxx.151)

    돈 열심히 벌고, 온전히 님 자신을 위해 예쁘게 사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 11.
    '13.9.17 9:07 PM (175.192.xxx.241)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다 겪어보셨으니 이보다 더한 일은 세상에 없을겁니다.
    행복하시구요!

  • 12. 샤랄
    '13.9.17 9:28 PM (125.252.xxx.59)

    마지막 살아나왔다는 말은 슬프네요

    건겅이 안좋으신거 같은데 잘 추스리시고 여유 만땅 행복 한가득 연휴되세요

    모든 주부싀 로망 자유인이시네요^^

  • 13. ..
    '13.9.17 11:15 PM (122.32.xxx.229) - 삭제된댓글

    건강 잘 챙기시고,행복하세요~^^

  • 14. !!!
    '13.9.17 11:17 PM (114.204.xxx.217)

    저도 원글님이 느꼈던 그 더러운 감정을 압니다.

    이제 행복하세요.
    건강 하시구요.
    그리고 행운과 축북을 빌어 드립니다.

  • 15. 응원합니다!!!
    '13.9.18 8:23 PM (39.118.xxx.88)

    후아~~~ 제 속이 다 시워~언 해지네요!!!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진정 행복하실 일만 남았네요.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 다 잘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8268 주유할때 주의깊게 잘 살펴 보세요! 7 콩이 2013/09/17 3,416
298267 동생이 소개팅을 하고 왔는데 화가 나네요 22 .. 2013/09/17 13,010
298266 헤이리 맛집 2 젤마나 2013/09/17 2,192
298265 교학사, 교육부와 ‘밀월’…퇴직자 모임에 5년째 협찬금 2 ed 2013/09/17 1,420
298264 히트레시피 동그랑땡이요~~ 질문이요~ 2013/09/17 1,423
298263 지금 고속도로에서 82하시는 분들!!!교통정보 좀 나눠주세요. 3 ... 2013/09/17 1,293
298262 관상 첫번째 조조 봤는데 매진이였어요 8 오우 2013/09/17 2,570
298261 스카이프로 영상통화하면 휴대폰으로 연결해놓은사람한테 ^^ 2013/09/17 1,269
298260 어떤 남자한테 처음 볼때부터 좋아했었다...했는데 반응이 웃는 .. 6 궁금 2013/09/17 2,245
298259 저도 친정갑니다. 4 이번 추석 2013/09/17 2,037
298258 못입는 오염된 옷 어떻게버려요? 꼭 알려주세요! 8 정리중 2013/09/17 4,151
298257 명절스트레스 영영~ 안녕했죠. 14 스마일 2013/09/17 5,658
298256 용돈을 드려도드려도 늘 적다고 느끼는 친정부모님 1 어웨이 2013/09/17 1,938
298255 송편 1kg샀는데 800g뿐이 안돼요..우씨 3 ........ 2013/09/17 2,777
298254 결혼하고 첫 명절인데... 저희집도 가고싶어요! 9 유인님 2013/09/17 3,320
298253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1 장혁전지현 2013/09/17 922
298252 40대가 시슬리 레인보우백 괜찮을까요?? 3 가방 2013/09/17 1,656
298251 "靑, 국정원 수사·조선일보 보도에 직접 개입".. 3 원세훈 공판.. 2013/09/17 1,716
298250 급해요..알감자가 쓰고 떫어요. 1 알감자 2013/09/17 1,593
298249 한샘 가구 별로라는 말 많던데.. 싱크대도 품질 별로인가요? 13 한샘 2013/09/17 21,524
298248 82님들~ 우리 명절 지나고 꼭 무용담 풀어보아요 1 꼭~ 2013/09/17 1,225
298247 포도 5K 한박스 대략 얼마정도 하나요? 13 궁금 2013/09/17 4,105
298246 서울경찰청, 대선 전 국정원 사건 조직적 은폐 정황 7 법정진술 2013/09/17 946
298245 방정리, 스크랩이나 copy 한 종이 어떻게 정리해야해요? 3 양파깍이 2013/09/17 1,147
298244 방금 잡채를 다 만들었는데요 8 나원참 2013/09/17 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