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 檢 "국정원, 개그콘서트 발언 동향보고"
보고내용 "'내 꿈에 대통령 된 사람은?' 방청객'ㅁ'자 들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마찰을 빚었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관련 재판 진행 중 결국 사의를 표명했지만, 검찰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국정원이 개그맨 발언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 등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4회 공판에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팀이 지난해 10월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대선 풍자’ 장면을 인용한 인터넷 게시글을 내부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지난 10월 심리전단 직원이 개그맨 정태호 씨의 대선 관련 발언 내용을 ‘인터넷 카페커뮤니티 동향보고’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에는 “정태호가 개그콘서트 방송에서 ‘내 꿈에서 이번에 대통령이 된 사람은…' 이라고 말했는데, 방청객 중 ’ㅁ’자를 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이종복 전 국정원 심리전단 기획관은 “이런 형식의 보고서는 본 적이 있는데, 이 문서를 보진 않을 것 같다. 참고용인 것 같다. 대선 관련 발언은 이슈나 안보와는 상관이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 전 기획관은 ‘종북의 개념’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국정원에 ‘종북세력’의 개념이나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등 혐의로 확정판결 받은 구성원들로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부서 내 티타임에서 팀원들에게 ‘그런 범위에서 해야 우리의 정당성과 논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지시한 적은 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 전 기획관은 국가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신문내용이 국가의 안녕질서를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개 진행했다.
또한 원 전 국정원장은 첫 공판에서 “종북세력이란 북한의 지시를 받아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자 등을 말한다”며 단순한 비정부세력을 종북으로 보진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