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검찰, 황교안 ‘이메일 해명’ 진화 나섰지만“
언론보도 탓? 자리 걸고 채동욱 사퇴 막았어야지”
채동욱 검찰총장(56)의 전격 사퇴로 격앙된 검찰 내부를 추스르기 위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56)이 일선 검사들에게 해명 이메일을 보냈지만 오히려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황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40분께 전국 검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채 총장 사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황 장관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오늘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불행스러운 사태가 있었다"며 "총장 본인의 부인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에 대한 논란이 지속됐고 그런 상황이 장기화 돼서는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저는 장관으로서 법무부 부서 중 사실확인이 기능이 있는 감찰관으로 하여금 사안의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도록 조치했으며 이는 하루빨리 의혹을 해소하여 검찰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결국 검찰총장이 사직 의사를 밝히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만큼 어려운 상황이지만 흔들리지 말고 각장의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검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채 총장 사퇴는 역사상 유례업는 법무부의 감찰 때문인데 언론보도를 탓하는 것은 책임전가"라며 "만약 '윗선'의 감찰지시가 있었더라도 법무부장관이 자리를 걸고 이를 막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사는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었는데 '검찰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장관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