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큰 일 닥치면 무기력해지는 남편...진짜 펑펑 울고 싶어요...

... 조회수 : 3,367
작성일 : 2013-09-13 20:30:10

다른 사람에게 말해 봤자 내 얼굴에 침 뱉기라서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이 곳에 글 올려요.

아까 낮에 비 쏟아지는 풍경 바라보면서 저도 정말 펑펑 울고 싶었어요.

나까지 약해지면 안 된다고 마음 다잡으면서 겨우 참았어요.

한 번 울기 시작하면 끝없이 통곡하게 될 것 같아서 울지도 못하겠어요.

 

밖에서 보는 남들은 착하고 사람 좋다고 하는 남편....

제 속이 어떻게 타들어가는지 아무도 모를 거에요.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생기면

남편은 그냥 미뤄둡니다.

그 문제를 정말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안 되는 상황에 이르면.....

그래도 미뤄둡니다.

결국 제가 나서서 해결하곤 했어요.

 

 그렇게 해결하고 한 고비 넘기고 나면 남편은 도리어 저를 원망해요.

그 때 니가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서 이렇게 된 거다....

니가 그렇게 안 했으면 더 나았을 거다....이러면서요.

 

예를 들면, 이사를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사 가야 할 지역을 정하고 실제로 둘러보고 부동산들에 연락해서 매물 보러 다니는 것....

이사갈 집을 결정하는 것...모자라는 돈을 어디서 융통해 와서 메꾸는 것...전부 저 혼자 해야 해요.

제가 혼자서 할 수도 있는 일이긴 한데,

그런 일을 저는 남편과 서로 상의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의논을 못해요.

의논하다 보면 꼭 남편이 짜증을 내고 그래서 싸우는 일이 되풀이 됩니다.

 

얘기하다 보면, 남편은 만사를 찮아하고 결국엔 "이사를 꼭 가야 해?"이런 소리나 하고 있어요.

심지어 집주인이 만기일이 되었으니 집을 비워 달라는 통보를 해 와서

이사 갈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요.

 

결국 어떻게 어떻게 해서든 이사를 마치고 나면

여러 가지 수속 밟는 게 귀찮다며 짜증 내고,

예전 집이 살기 좋았는데 괜히 이사 왔다는 둥...왜 이런 집을 골랐냐는 둥...이런 소리나 며칠씩 해요.

 

이번에도 정말 큰 일이 닥쳤어요.

다른 분의 보증 문제까지 겹친 일이라서 행여나 일이 잘못 될까 봐 매일 속이 쓰라려요.

 

워낙 큰 액수를 추석 전에 한꺼번에 마련해야 해서 정말 미칠 것 같은데,

남편은 또 무기력하게 넋 놓고 있어요.

더구나 이번 일은 남편이 간절히 원해서 시작된 일인데도요.

 

제가 잠 못 자고 이리 궁리해서 이렇게 이렇게 해결하자...라고 결정하면

그것과 관계된 일들을 처리하러 남편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오가기는 해요.

그런데, 그건 서류상 올라가 있는 이름이 남편이니까 본인이 직접 갈 수밖에 없는 일인데,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데...

 은행 오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다네요.

은행에 서류 내러 가야 하고

추가로 문제 발생한 것 때문에 전화 좀 하라고 하면

내일 가면 안 돼? ...나중에 전화하지 뭐...이럽니다.

저더러 너는 집에 편하게 퍼져 있으면서 왜 자기를 닥달하냐고 해요.

 

중요하고 힘든 순간마다 싸우지 않은 적이 없어요.

앞으로 힘든 일들이 많을 텐데

이 사람과 함께 무슨 의논을 하며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지...생각만 해도 괴롭습니다.

 

 

 

IP : 175.194.xxx.11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13.9.13 8:44 PM (121.169.xxx.20)

    죄송한데 한대 쥐어박고 싶네요. 그 마음 저도 잘 알아요.
    살면서 점점 그 게으름과 의욕없음에 지치고 치를 떨어요.
    저도 항상 제가 다 합니다. 저보고 알아보라고 하죠.
    나중에 한다는 소리는 내 맘대로 했다고 자기 의견은 없다고 해요.
    뭐 그 밖에 힘든 부분도 많아 정리중이에요.
    힘들때 내가 기대고 상의 할 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힘든데요.
    결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건 확실해요.

  • 2. wha
    '13.9.13 8:50 PM (118.37.xxx.32)

    진짜 공감가서 추천 누르고 싶은 마음
    자기가 안할거면 후에 그냥 입다물고 조용히나 있지 나중에 잔소리 작렬..
    여기 이사올때도 입이 댓발은 나오고.. 지금도 그전집에 다시 가자고 이집은 뭐가 싫고 머가 싫고..
    속에서 열불..납니다

  • 3. 제..
    '13.9.13 9:12 PM (1.11.xxx.165)

    전남편놈이 그랬어요.
    집안에 모든일은 제 처리.
    세입자가 집을 빼는 문제로 힘들었을때 세입자가 전화를 하면 항상 저를 주더군요,
    그 모든 욕설과 질타 제가 다 받았구요.
    모든 힘든 상황에 저를 방패막이로 내몰았어요.
    거기에 뒤로는 바람..
    이혼하고 나서도 그런 개새끼와 왜 엮었었나 오래 오래 후회했어요.

  • 4. ...
    '13.9.13 9:17 PM (175.194.xxx.113)

    답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세상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거라지만,
    힘든 순간에 서로 힘을 합쳐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는 일들이 쌓아면서
    이렇게 매번 혼자 동동거리면서 살아야 한다면 도대체 왜 결혼을 했는지 괴로워요.
    결국 이혼이 답인 건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1675 가사도우미 어디서 구하세요? 5 고로케 2013/11/20 1,327
321674 맥된장 드셔보신분들 한마디씩만...꾸벅 ^^ 15 질문 2013/11/20 5,253
321673 요즘 롱코트 잘 안입나요? 7 패션 2013/11/20 2,950
321672 벤타, 바이오압소바 말고 클린카트리지로 바뀌었어요? 7 클린카트리지.. 2013/11/20 3,564
321671 호박고구마는 그 군고구마같이 촉촉한거 말하는거 아닌가요? 2 .. 2013/11/20 936
321670 게스 패딩 사신 분 계신가요? 5 사이즈고민 2013/11/20 2,385
321669 11월초에 경미보다 큰 교통사고 난 사람인데요 교통사고 2013/11/20 949
321668 생중계 - 김광진 의원 또 한건 하는군요.~~대박 5 lowsim.. 2013/11/20 1,441
321667 인터넷 바꾸고 사기 당한거 같아요, 4 spring.. 2013/11/20 1,622
321666 도로가 아파트 먼지 많이 들어오나요? 7 두능 2013/11/20 2,875
321665 친정엄마가 헌신적인분들...진정으로 부럽습니다. 79 ㅠㅠ 2013/11/20 17,449
321664 이혼문제때문에 우울하네요 3 우울 2013/11/20 2,350
321663 잠실 삼성근처 피자 파스타 맛집 추천부탁드려요 1 이탈리아음식.. 2013/11/20 762
321662 8대 전문직? 여자한테 중독.. 3 난 보살대표.. 2013/11/20 3,946
321661 고수님들 사이트 좀 찿아주세요??? 답답 2013/11/20 549
321660 이 패딩 어때요? 7 패딩 구경하.. 2013/11/20 2,103
321659 나는야 9호선펀드 산 여자 2 *** 2013/11/20 2,310
321658 우리를 울고 웃기는 TV스타들, 회당 출연료가 1억 5천.. 5 제주도1 2013/11/20 1,900
321657 오징어 튀김 하려고 해요.. 몇가지 질문입니다 6 오징어 2013/11/20 1,958
321656 8대전문직녀 글너무빨리지운거아녀?? 8 .. 2013/11/20 1,993
321655 파는 군고구마처럼 오븐에서 구우려면 몇도 몇분해야돼요??? 11 고구마 2013/11/20 3,971
321654 윤진이와 삼천포 키스할 때 흐르던 음악 3 응답하라 2013/11/20 1,580
321653 응사 보다가...... 1 까메오 2013/11/20 849
321652 중학생 아이가 '수업중 면학분위기 저해' 벌점을 받았다는데..... 9 궁금 2013/11/20 2,049
321651 살이 진짜 안빠져요. 21 커브스 2013/11/20 4,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