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 온 가을 아침에 함께 읽고 싶은 좋은 글 한 편,[가면]

믿음 조회수 : 2,095
작성일 : 2013-09-11 10:27:55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 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 한답니다.

무엇 무엇 하는 '척'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만사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내 장기지요.

침착하고 당당한 멋쟁이로 보이는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지요.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당신이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 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아마 죽고 싶을 겁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당당함의 가면을 쓰고 필사적인 게임을 하지만, 속으로는 벌벌 떠는 작은 아이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얘기하고 정말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내가 말하는 것에 속지 마세요.

잘 듣고 내가 말하지 않는 것,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내가 말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것들을 들어 주세요.

그렇지만 나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 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 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해 주고 나를 격려해 줄 때, 정말로 나를 보듬어 안고 이해해 줄 때,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내 속의 진짜 나를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숨어서 떨고 있는 벽을 허물고 가면을 벗어 던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당신은 나를 불안과 열등감, 불확신의 세계에서 해압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지 말아 주세요!

그것은 당신께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가치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회의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올수록 나는 더욱 더 저항해서 싸울 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과 용납, 관용은 그 어느 벽보다 강합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는 아주 상처받기 쉽고 여리기 때문입니다.

내 가면을 벗기고 나를 받아 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는 받아 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가면-'내 생애 단 한 번'중에서(장영희 저)

 

 

 

요새 독서치료수업을 받는데 거기서 읽으라고 주신 필독서 중 하나입니다.

이 글 같이 읽으면서 소그룹 토의했었어요.

여운 긴,,좋은 글이라 이 비온 가을 아침에 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 글 구절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곳에 밑줄을 쳐 보세요,,

님들도 한 번 해 보세요~

IP : 1.227.xxx.20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면
    '13.9.11 6:23 PM (125.130.xxx.79)

    가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0821 부조 안 한 사람들한테도 떡 돌려야 할까요? 28 떡고민 2013/10/23 6,408
310820 간헐적 단식 하시는 분들 언제부터 살 빠지던가요? 4 간헐 2013/10/23 2,334
310819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들 슬픔 2013/10/23 574
310818 크림 스파게티 요리 고수님들께 몇가지 질문 드립니다 4 생크림 2013/10/23 786
310817 얼린 현미밥에도 영양이 있을까요? 5 자취생 2013/10/23 1,775
310816 60대 노인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데 2 ㅇㅇ 2013/10/23 1,208
310815 쿠쿠밥솥 보통 몇년 사용하세요? 11 모나리자 2013/10/23 4,606
310814 이럴땐 어느병원으로 가야하나요? 2 ... 2013/10/23 1,023
310813 blurred lines 뮤비 보고 나니 임신출산에 대한 회의가.. 1 어흑 2013/10/23 1,108
310812 앙고라니트때문에 고민하는 저 미련하죠? 3 고민고민 2013/10/23 1,213
310811 로밍시 소요 2013/10/23 257
310810 현재 집안 온도가 어찌들 되시나요? 22 광화문 2013/10/23 2,396
310809 박태환 800m계주출전 마지막주자 역전영상 대박~| 14 ㄷㄷ 2013/10/23 2,924
310808 헤르페스에 대해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6 ... 2013/10/23 2,278
310807 10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0/23 357
310806 태안 소금 괜찮을까요?ㅜㅜ 1 묵은소금 2013/10/23 576
310805 홍삼말고 마늘은 어떤가요? 2 -- 2013/10/23 606
310804 독신이 아닌남자만나서 사는것보다 7 2013/10/23 1,993
310803 관리자님 장터 글쓰기 한 달 네 번 정확하게 지켜주시나요? 1 장터 2013/10/23 527
310802 전세값이 억단위로 오른집 재계약시 8 2013/10/23 2,566
310801 폐경오기 전에 생리전 유두 통증 및 가슴 통증 심한경우 3 xyloph.. 2013/10/23 20,950
310800 그래비티. 우주 좋아하는 다섯살 보기 어떨까요? 11 그래비티 2013/10/23 2,597
310799 강아지 임신하면 닭가슴살만 먹여도 되나요? 6 참나 2013/10/23 1,145
310798 초등저학년.. 화판 어떤거 쓰나요. 2 궁금 2013/10/23 354
310797 어린이우유가 어른우유랑 뭐가 다른가요? 7 fdhdhf.. 2013/10/23 1,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