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 온 가을 아침에 함께 읽고 싶은 좋은 글 한 편,[가면]

믿음 조회수 : 2,089
작성일 : 2013-09-11 10:27:55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 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 한답니다.

무엇 무엇 하는 '척'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만사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내 장기지요.

침착하고 당당한 멋쟁이로 보이는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지요.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당신이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 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아마 죽고 싶을 겁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당당함의 가면을 쓰고 필사적인 게임을 하지만, 속으로는 벌벌 떠는 작은 아이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얘기하고 정말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내가 말하는 것에 속지 마세요.

잘 듣고 내가 말하지 않는 것,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내가 말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것들을 들어 주세요.

그렇지만 나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 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 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해 주고 나를 격려해 줄 때, 정말로 나를 보듬어 안고 이해해 줄 때,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 있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내 속의 진짜 나를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숨어서 떨고 있는 벽을 허물고 가면을 벗어 던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당신은 나를 불안과 열등감, 불확신의 세계에서 해압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지 말아 주세요!

그것은 당신께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가치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회의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올수록 나는 더욱 더 저항해서 싸울 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과 용납, 관용은 그 어느 벽보다 강합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는 아주 상처받기 쉽고 여리기 때문입니다.

내 가면을 벗기고 나를 받아 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는 받아 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가면-'내 생애 단 한 번'중에서(장영희 저)

 

 

 

요새 독서치료수업을 받는데 거기서 읽으라고 주신 필독서 중 하나입니다.

이 글 같이 읽으면서 소그룹 토의했었어요.

여운 긴,,좋은 글이라 이 비온 가을 아침에 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 글 구절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곳에 밑줄을 쳐 보세요,,

님들도 한 번 해 보세요~

IP : 1.227.xxx.20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면
    '13.9.11 6:23 PM (125.130.xxx.79)

    가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1770 인자 늙었는지 1 .. 2013/11/20 719
321769 집 장판에 검은점이있어요 한번봐주세요 2 고뇌 2013/11/20 1,362
321768 시댁이 편도 3시간 30분거리인데 명절때만 가도 되는거 아닌가요.. 20 토루마미 2013/11/20 3,678
321767 상속자들 오늘 도넛키스씬 있어요.^^ 11 동그라미 2013/11/20 2,608
321766 갈수록 가관입니다.... 점입가경 3 열정과냉정 2013/11/20 1,230
321765 영어 고수님들. 해석 부탁드릴게요. 6 한국어만 잘.. 2013/11/20 603
321764 혹시 100%현미밥 가스차나요? 1 드림 2013/11/20 2,910
321763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요. 2 초등수학 2013/11/20 674
321762 지금 날씨에 청스커트 너무 아닌가요? 8 2013/11/20 1,171
321761 원기충전, 기력회복에 어떤음식이 좋나요? 3 .... 2013/11/20 1,730
321760 lgt 해외로밍시 안내멘트 안나오게 할수있나요? 4 123 2013/11/20 9,785
321759 사이버사 정치개입 '내부 증언' 봇물 터져 3 참맛 2013/11/20 903
321758 이게 노안이 오고 있는 건가요? 3 노안 2013/11/20 1,803
321757 겨울에도 애들 매일 씻기시나요? 10 ㅠㅠ 2013/11/20 3,538
321756 50대 남자 오리털좀 5 조언절실 2013/11/20 1,510
321755 머플러 이런 디자인 너무 튈까요? 13 머플러 2013/11/20 2,380
321754 추워지니 집 큰것도 귀찮아져요. 1 ... 2013/11/20 1,806
321753 도라지 고사리 말린거 2 도라지말린거.. 2013/11/20 1,630
321752 워드나 엑셀자격증관련 유명한 카페 좀 추천부탁드려요^ ^@@ .. 2013/11/20 759
321751 이런 이웃 충고도 아까운건가요? 3 고민 2013/11/20 1,446
321750 해외에서 모바일 뱅킹 해보신 분! 3 겁나요 2013/11/20 3,691
321749 주말농장 배추가... 6 심각해요 2013/11/20 1,427
321748 LG전자 헬기 조종사들 장례식이 치러졌나봐요 진실 2013/11/20 1,896
321747 82에서 한참 말많았던 화이트 머스크 맡아봤어요 2 궁금한건 못.. 2013/11/20 2,134
321746 기모 타이즈에 대해 궁금합니다 2 aa 2013/11/20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