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기 친구들하고 놀게 하면, 매번 장난감을 뺏겨요.
그맘 때 아기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친구가 가지고 놀던 것도 빼앗아 가지려고 하는데, 우리 아기는 뺏으려고 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놀던 것을 그냥 힘없이 뺏기고 있네요.
주로 저희 집에서 모이는 편이라 그래서 그런가 싶어서 다른 집에도 가보고 다른 친구 또래 친구 아기들 여럿 집에 가봐도 항상 힘없이 뺏겨요.
옥신각신 아웅다웅이래도 해야 하는데, 뺏으면 뺏기고 울거나 그냥 스르륵 놓아주고 다른 거 찾거나 합니다.
그냥 별거 아니겠지 했다가 매번 그러니 엄마로서 걱정도 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러는 아기 모습 보고 입바른 엄마가 농담삼아 하는 얘기도 이제 슬슬 스트레스 받구요;
아기가 순한 편이긴 해요.
저도 순한 편이고, 사근사근해서 아기에게 소리 한번 질러본 적 없구요.
부족하지 않은 형편이라 과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하게 사주고 놀아주고..
아기를 스트레스 상황에 방치하지 않구요.
다른 분들이 제 아기 보고 아기지만 안정적여 보인다라는 말 자주 들어요.
생떼 쓰는 것도 별로 없구요.
육아 휴직 중인데, 저는 사실 아기 낳고 너무 힘들다거나 우울하다거나 하지 않았어요.
회사 다니는 것보다 육아가 너무 행복하거든요.
워낙 힘든 회사이기도 하고, 전투적인 분위기라 회사에 가는 것이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라면,
출산하고 아기와 함께하는 생활은 정말 나만 바라보는 온전히 내 편인 아군과 태평성대과 평화를 즐기는 기분이랄까요;;;
이런 제 심리가 아기에게 전해져서 그런걸까요;;
그건 좋은데..
연말이면 복귀인데, 어린이집도 고려하고 있는데, 이래서 잘 적응할까 싶어서 걱정이에요.
언니는 이런 성격이면 어린이집가서 많이 치일 것 같다고 걱정하는 말에 갑자기 더 걱정이 되네요 ㅠㅠ
이런 아기 성향 때문에 걱정하셨던 엄마분들 계신가요?
그냥 기우인건지, 뭐 앞으로 달라진다거나 아기 성향이라 어쩔 수 없다거나;;;
복귀가 얼마 안남아 아기 진로(?)도 결정해야 해서 덜컥 걱정이 앞서네요.
제가 얼마 후면 떨어질 아기를 너무 유악하게 사랑으로만 보듬고 있는건가 싶어서요 ㅠㅠ
이런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ps.. 그럼 회사를 그만 두면 되지 않나 하시겠지만, 놓치기엔 모두가 말리는 곳이고 저 또한 아직 그만두기엔 아까운 곳이라 좀 더 버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