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갈대와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 상황에 너무 크게 흔들립니다.
여러분들의 주변 환경인 가족, 친구, 학교, 학원, 그리고 고등학생인 여러분들에게는 교육, 입시라는
하나의 큰 주제를 가지고 강하게 엮여있습니다.
그 중 가장 흔들리는 부분은 “남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입니다.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후로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점점 뜨거워졌고,
다들 “남들은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것을 관심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특히, 공부 잘하는 사람들의 비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이 바로 선행학습 열풍입니다.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은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을 너무 쉽게 이해하기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겠지요.
1. 머리가 좋다.
2.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부분을 빨리 이해할 정도로 기초가 탄탄하다.
3. 이미 예습한 내용이다.
여기에서 1번은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왜냐하면 1번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따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2번과 3번, 여기에서 사람들은 3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미 예습하였다, 즉 선행학습을 하였다.
왜 2번을 집중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선행학습에 민감하게 되었을까요?
현재 자신이 기초가 탄탄한지는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과거 시험성적이 좋다는 것으로 기초가 탄탄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조차 그 당시에 선행학습이 잘 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행학습은, “어디까지 배웠다.”라는 것으로 확실하게 구분됩니다.
선행학습의 정점을 달리는 과목인 수학에서,
“난 고1인데 수학 1까지 배웠어, 수학2까지 배웠어”라는 것은 다른사람에게 열등감을 갖게 합니다.
어떤 두 학생이 성적이 비슷하다고 할 때, 한 학생이 훨씬 더 선행학습을 많이 한 상태라면,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은 그만큼 심각한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죠. 이렇게 주변에 한명, 두 명 선행학습을 하게 되고 열등감에서 벗어나 우월감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갈대와 같은 사람들, 특히 학부모님들은 심각함을 느끼고
자신의 자녀들을 학원, 과외에 투입합니다. 현재 학부모님들과의 대화의 절반이상은 선행학습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학생인 여러분들에게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되고,
여러분들조차 선행학습이 안되어 있다면 상당히, 심각하게 뒤쳐졌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을 심각하게 느끼게 될까요?
제 경험상 한 가지 예를 들추어 보자면, 중간, 기말고사 시험기간. 시험이 2~3주정도 남았을 때를 떠올려 봅시다.
선행학습이 된 친구들은 그때 수학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사회, 과학과 같은 주요과목중 암기과목에 속하는 과목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험기간과 같이 몸과 마음이 힘들고 걱정될 시기에,
우월하게 수학을 내팽겨치고 사회와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옆 친구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엄마, 나도 학원 보내줘. 수학 미리 안 배워 놓으니까 공부하기 너무 힘들어.”
결국, 이렇게 누구나 선행학습을 최우선시 여기는 현 상황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자신있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선행학습은 책임질 자신이 있을 때에만 하라는 것입니다.
왜냐면 제가 선행학습을 대한민국의 그 어떤 일반고 학생들보다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입시에 성공하고 잘 된 것으로 느낀 것이지만, 절대 아닙니다.
저는 고1 2학기 즈음, 이미 선행학습을 수학1까지 마쳤음에도,
라이벌이라고 여겼던 친구가 수학2까지 공부를 해놓았다는 사실에,
다른 학생과 다름없이 열등감을 느끼며, 선행학습을 시작했습니다.
과외를 계속할 형편이 안되기에 딱 2달 과외를 했습니다.
2달만에 수학2와 선택 미분과 적분까지, 결국 이렇게 고등학교 모든 수학 교과과정을 마쳤습니다.
저는 정말로 달콤한 우월감을 맛봤습니다. 그렇지만 겉으로 선행학습을 다했다고 말한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다른 친구들이 10-나(수학 하)에서 삼각함수를 처음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
저는 선택 미분과 적분 정석책을 펴놓고 삼각함수의 미분을 고민하면서 풀어대는 제 자신에 우월감을 느꼈습니다.
정말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날이 반복되면서, 저는 선행학습의 목적이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정작 실속이 없었습니다.
제가 삼각함수의 미분을 멋있게 공부하고 있다고 앞으로 볼 기말고사의 삼각함수의 기초 내용을 다맞을 리가 없죠.
전 심각함을 깨닫고 다른 과목을 공부할 여유가 없이 하루 종일 수학만 공부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수학 10-나만 공부할 때 저는 수학1, 수학2 복습까지 병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학을 더 공부한 만큼 언어와 국어를 공부할 시간은 줄어들었고,
언어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문제점으로 자리 잡았으며
뒤늦게 언어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지만 저는 결국 수능에서 언어 90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때 우월감을 맛보기위해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 국영수를 균형 있게 공부해 나갔다면 이런일은 없었겠죠?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면한 이유는,
제가 선행학습을 한 것에 적어도 ‘책임’은 졌기 때문입니다. 선행학습에 책임을 진다는 것은
바로 선행학습을 한 내용을 적어도 혼자서 1번 이상 복습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학원과 과외의 손을 빌려 복습을 하는 것은 정말 의미 없습니다. 혼자서 공부해 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기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책임을 지지 않았다면, 전 수학도, 국어도 모두 망치게 되었을 것입니다.
실례로 과학고를 준비하다가 떨어진 한 친구는
중학교 당시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한 번 다 공부했음에도 자만에 빠져 선행학습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가,
수능에서 수학 3등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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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순간의 우월함을 맛보겠습니까? 아니면,
실속을 챙겨 미래의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기초를 차근차근 쌓아내겠습니까?
그것은 여러분들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출처] 공신닷컴 - 나의 멘토, 공신닷컴! - http://www.gongsin.com/bbs/board.php?bo_table=gongsin_column_bbs&wr_id=258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