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일가가 이르면 주중에 미납 추징금 1672억원 자진납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씨의 자녀들과 친인척들이 분담해서 추징금을 낸다는 겁니다. 장남 재국씨가 700억원, 차남 재용씨가 500억원, 삼남 재만씨가 200억원, 딸 효선씨가 40억원을 내고 전두환씨의 사돈 동아원 이희상 회장 측이 100억원 가량을 분담한다는 것입니다. 전두환씨 측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 집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16년을 버텨오던 전두환씨가 추징금 납부로 입장을 바꾼 것은 자신의 자녀와 친인척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이미 처남 이창석씨가 구속됐고, 차남 재용씨도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습니다. ‘자진납부 계획 발표’ 소식에 여론은 전두환씨의 추징금 문제가 16년 만에 일단락되는 것처럼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돼서는 절대 안 됩니다.
미납 추징금은 법 절차에 따라 당연히 거둬들이고, 전두환씨 일가가 재산형성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는지 따지는 수사는 계속돼야 합니다. 항간에는 확인된 것만 전두환씨 일가의 재산이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대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검찰은 전두환씨 일가의 재산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법적으로 조성된 재산은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수사결과에 따라 재산형성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관련자 그 누구라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범죄 수익에 대해서는 추가로 추징하거나 몰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번 검찰 수사는 추징금 납부를 위한 압박용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전두환씨 일가의 실제 재산이 수천억원이나 된다면 추징금 1672억원은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군사반란으로 내란까지 일으킨 그들은 무력으로 국가 권력을 찬탈했습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온갖 불법을 동원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 후손까지 떵떵거리며 살게 나둬서야 되겠습니까? 전두환씨 일가에 대한 중단 없는 수사를 검찰에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