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문자에 "엄마"만 봐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손이 벌벌 떨립니다.
제 친정엄마는 어려서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스스로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어려서 친할머니 모시고 살 때는 시집살이에 대한 분풀이로 남편(아버지)한테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를 쏟아냈었습니다. 그 끝은 늘 울고 불고, 서러워서 못 살겠다...라며 앓아눕는 걸로 끝나고, 고층아파트 살 때는 베란다로 뛰어내리려는 걸 잡은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조금 커서는 공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분노로 성적표 나올 때마다 아들을 때리고, 울고 불고, 끝에는 결국 앓아눕는 걸로 끝났습니다. 그 후에는 은퇴한 남편에 대한 분노로, 이젠 남편, 저, 오빠까지 돌아가며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럽니다.
작년부터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맥락은 다 빼 버리고, 부풀려 얘기하며 저를 죽일년을 만듭니다. 엄마 지인분들한테서 저한테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저한테 딸이 그러면 쓰냐구요. 정말 할 말이 없죠.
물론, 이런 분노 표출이 안 될 때는 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족들한테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조금이라도 서운하면 "내가 지한테 어떻게 했는데"로 시작하며 분노가 폭발합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 가족이 존재해 온 이래 계속 몇십년을 이어온 일이고, 저 외에 다른 사람들은 이게 정신병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신경정신과를 몇십년째 다니며(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잔 게 몇십년 되거든요), 입원한 적도 있는데도 이게 분노 내지는 감정 조절 장애라는 걸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전 또 비슷하게 분노 폭발이 있었는데, 전 이제 정말 지쳐서 잘못했다고 빌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정말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새벽3-4시에 문자 해 대고, 악담 퍼붓고, 무섭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은 그냥 전화 통화도 안하고, 문자 오면 조용히 보고 가슴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불안하고, 회사에 있어도 엄마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워요.
방금은 엄마 말만 들으신 아버지까지 전화해서는 저한테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느냐며 잘먹고 잘 살라고 악담을 하시네요.
엄마는 중학교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며 동생들 교육까지 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격 때문에 동생들한테서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혹시 저같은 경험 하시고 계신분들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