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 문제 조언 좀 부탁드려요

가슴이 두근두근 조회수 : 1,785
작성일 : 2013-09-05 15:46:26

핸드폰 문자에 "엄마"만 봐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손이 벌벌 떨립니다.

제 친정엄마는 어려서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스스로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어려서 친할머니 모시고 살 때는 시집살이에 대한 분풀이로 남편(아버지)한테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를 쏟아냈었습니다.  그 끝은 늘 울고 불고, 서러워서 못 살겠다...라며 앓아눕는 걸로 끝나고, 고층아파트 살 때는 베란다로 뛰어내리려는 걸 잡은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조금 커서는 공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분노로 성적표 나올 때마다 아들을 때리고, 울고 불고, 끝에는 결국 앓아눕는 걸로 끝났습니다.  그 후에는 은퇴한 남편에 대한 분노로, 이젠 남편, 저, 오빠까지 돌아가며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럽니다.

 

작년부터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맥락은 다 빼 버리고, 부풀려 얘기하며 저를 죽일년을 만듭니다. 엄마 지인분들한테서 저한테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저한테 딸이 그러면 쓰냐구요.  정말 할 말이 없죠.

 

물론, 이런 분노 표출이 안 될 때는 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족들한테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조금이라도 서운하면 "내가 지한테 어떻게 했는데"로 시작하며 분노가 폭발합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 가족이 존재해 온 이래 계속 몇십년을 이어온 일이고, 저 외에 다른 사람들은 이게 정신병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신경정신과를 몇십년째 다니며(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잔 게 몇십년 되거든요), 입원한 적도 있는데도 이게 분노 내지는 감정 조절 장애라는 걸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전 또 비슷하게 분노 폭발이 있었는데, 전 이제 정말 지쳐서 잘못했다고 빌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정말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새벽3-4시에 문자 해 대고, 악담 퍼붓고, 무섭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은 그냥 전화 통화도 안하고, 문자 오면 조용히 보고 가슴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불안하고, 회사에 있어도 엄마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워요.

방금은 엄마 말만 들으신 아버지까지 전화해서는 저한테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느냐며 잘먹고 잘 살라고 악담을 하시네요.

 

엄마는 중학교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며 동생들 교육까지 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격 때문에 동생들한테서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혹시 저같은 경험 하시고 계신분들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릴께요.

 

 

IP : 203.241.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5 4:26 PM (210.115.xxx.220)

    성인이시고 경제활동 하시면 독립하세요. 아버지도 있으시니 아버지께 맡기시구요. 기본적인 자식의 도리만 하고 사세요.

  • 2. 원글이
    '13.9.5 4:33 PM (211.246.xxx.210)

    당연히 경제적으로 독립했죠. 저도 일하고 있고,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이제 엄마 폐해가 아이와 남편한테까지 미치고 있어 더 괴로와요.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연을 끊고 싶은 심정이에요. 좋을 땐 한정없이 좋으신데 정말 주기적으로 이러실 땐 너무 힘드네요.

  • 3. 문님!
    '13.9.5 9:19 PM (183.98.xxx.16)

    댓글 감사합니다. 눈물이 다 나네요. 엄마 인생에 화난 걸 저한테 풀고 있다는 얘기가 정말 와 닿네요. 감사해요....

  • 4. 그냥 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13.9.6 6:36 AM (72.190.xxx.205)

    라고 글 쓰려고 들어왔는데,
    moon님의 글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

    자식에게 무리하게 받으려고하는 부모들,
    스스로 잘못하는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상처받는 자식들의 마음엔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은 더 큰 짐이되어 다가오지요.
    불효자란 낙인이 내게 찍히면 어쩌나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자식은 또 다른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되는 건 자각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인정 받을 수 있을까만 자꾸 고민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외톨이가 되는 노년의 생을 뭉뚱그려 다 판단 할 순 없지만,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4153 박근혜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에 관해... 30 ... 2013/10/05 1,700
304152 저희집 고양이는 지금~ 4 ㅎㅎ 2013/10/05 1,170
304151 여러분 '잤잤'이란 말 아세요? 7 해괴하네 2013/10/05 16,141
304150 핵발전소반대하신다면 밀양을 도와주십시오(꼭 읽어주세요) 5 녹색 2013/10/05 966
304149 고구마가 싸요 4 올해 2013/10/05 1,861
304148 20만원에 뒤통수 맞은 기분.. 8 고작 2013/10/05 3,833
304147 중딩 딸 시험전날 문제 찍어줬더니 6 시험 2013/10/05 2,639
304146 남여 내신 어떤가요 남자가 떨어지는 편인가요 7 2013/10/05 1,007
304145 로드샵 저렴이 각질제거제 뭐가 좋을까요? 4 ,. 2013/10/05 2,332
304144 밑에 개념없는 친구보니 9 정말모르나 2013/10/05 2,509
304143 나혼자 산다? 프로에 나온 김민준 배우가 사는 집... 8 그 집이 궁.. 2013/10/05 40,334
304142 유시민 “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여권이 너무 졸렬” 1 열정과냉정 2013/10/05 798
304141 말린연근 튀기면 어찌될까요 1 초보 2013/10/05 1,618
304140 아파트 집집마다 나오는 방송 너무 거슬려요ㅠㅠ 11 ff 2013/10/05 3,702
304139 옷값 깎는 요령 있나요 쇼핑 2013/10/05 872
304138 가스렌지랑 같은 기능인데 가스 안 쓰는 거 이름이 뭐죠? 5 무슨 탑??.. 2013/10/05 823
304137 임신중 간기능검사 해보신분? .. 2013/10/05 594
304136 채동욱 아내의 호소문 2 이플 2013/10/05 2,397
304135 롯데리아가서 500원짜리 아이스크림만 시키는거. 50 자존감부족?.. 2013/10/05 17,352
304134 저 문신 했어요 12 방실방실 2013/10/05 2,173
304133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 받고싶다고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다며 계약서.. 8 집주인 2013/10/05 9,289
304132 번화가 고기집 가서 조금 시키면 예의가 아닌걸까요 10 2013/10/05 1,627
304131 희귀병 지원에 대해서 아시는 분...? 3 헬프! 2013/10/05 2,139
304130 아파트 베란다 데크 시공 해보신 분 3 마징가 2013/10/05 3,093
304129 오늘 서울 중심가 을지로 부근 교통상황 어떤가요? 1 고3 수시생.. 2013/10/05 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