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얘기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십년전 제 사주 본 이야기가 생각나서요.
대학 졸업하고 친구랑 할머니가 사주 봐 주시는 곳에 갔었어요.
일반 점집처럼 되어 있지 않고 그냥 가정집이어서 그렇게 믿음이 가지는 않았어요.
친구가 직장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할려고 하던 때라 좀 절실히 궁금해 하는 상황이었고
전 그 때 남자친구(지금은 남편) 있고 직장도 있는 상황이라 절실하게 궁금한게 있는 상태에서 간게 아니라 그런지
그냥 듣기만 했는데요.
그 때 할머니께서 저한테 외로운 사주라고 하셨어요.
그 때는 그 의미가 뭔지 몰랐는데 십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전 부모님께서도 건강하시고 형제 자매도 많고 결혼도 했고 아들도 둘을 낳았지만
이상하게도 제가 마음을 의지하는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고생하면서 저희 키우고 공부시켜서 제 앞가림을 좀 일찍한 것 같아요. 어리광 피울 분위기도 아니였구요.
엄마의 희생이 컸던지라 엄마가 불쌍한 마음만 들지 다른 딸들처럼 엄마한테 의지하고 엄마한테 제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언니들이 있어 다행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언니한테는 제가 보탬이 되어야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언니는 조금 이기적인 면도 있고 저랑 코드가 달라서 또 저의 고민이나 어려움을 털어놓지는 못해요. 부모님 얘기나 가족 얘기는 나눠도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못하는 거죠.
남편은 좋은 듯 하지만 결정적일 때 제 편이 아니예요. 시댁에 불편한 마음이 들 때 남편은 언제나 시댁 편입니다.
그리고 숫기없는 경상도 사나이라서인지 저한테 하는 애정표현이 절대 선을 넘지 않구요. 거의 선비같지요.
그래도 그나마 제 마음을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지요. 애정 표현을 해주지는 않지만요^^
지금 제가 사랑을 쏟고 있는 아이들... 제가 돌봐야 하는 존재죠. 더구나 남자아이들이니까 클수록 저랑 공감대가 멀어질거구요. 첫째는 저를 좋아하지만 이성적이고 예민해서 나에 대한 사랑 표현에 인색하고 그나마 둘째는 어려서인지 저에게 하트 뽕뽕을 날려줘서 둘째한테는 제가 사랑받고 있구나...를 유일하게 느껴요^^
게다가 타향에서 직장을 다니니 몇명의 친구들과만 연락이 유지되고 있구요.
이제 중년으로 접어드는 시기가 되니, 제 사주가 외롭다는게 내 마음을 진심으로 탁 열어놓고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게 제 외로운 사주의 본질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