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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봉하열차 타고 봉하에 다녀왔습니다

흐음 조회수 : 1,900
작성일 : 2013-09-01 19:42:49
어제 불의의 사고가 나서 열차가 많이 운행중단 됐는데
봉하열차는 김천까지 운행되어 그 뒤로 버스를 타고 어렵게 봉하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갔더니 4시가 다 됐던가 넘었던가...

노통님의 67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대형케이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살아서 받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음이 착잡해졌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밥을 사먹는 것도 힘들었지만
마을이 떠들썩하니 인파로 북적대는 것도 좋더라고요.
생각지 않게 사저로 들어가시는 문재인 의원님도 뵙게 되어 횡재를 한 듯 기분이 좋았고요.
새로나온 노통님 타셔츠도 초특가로 여러장 사고
봉하쌀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먹어봤는데 대박~
살짝 구수하면서 시원달큰하니 정말 맛있더러고요.
음악회 전까지 행사장을 구경하고 동네를 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여섯시반쯤 음악회장를 갔다가 중간쪽은 자리가 거의 다 차있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좀 일찍갈걸 후회하며 자리잡았는데 제 앞에 여섯,일곱살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여섯명쯤 나란히 앉아있었어요.
어른들은 그 옆으로 빠져앉은거 같았고 왠지 살짝 불안하긴 했는데
처음 나온 팝핀현준 무대까지는 그런대로 보더라고요.
그 뒤부턴 어떤 엄마가 애들 음식 나눠준다고 계속 왔다갔다,
음식 다 먹고나니 애들끼리 떠들고 노는데 어른들은 누구 하나 신경도 안쓰고
시 낭송때나 이승환씨가 이야기할 땐 목소리가 안들릴 정도였어요.
참다참다 조용히좀 하자 그랬더니 그 순간 뿐이고
어른 중 한명이 제 말을 들은거 같은데 그냥 멀뚱히 있을 뿐이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면서 조용해지나 했더니 게임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그러고났더니 이건 음악회를 보러간 건지 애들 떠드는 걸 보러간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화가 많이 났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애들이 뭘 알겠어요.
노통님이 대체 누구인지,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목청높여 노래를 불러대는지
애들 입장에선 참 지루하고 재미도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노통님을 잊지않고 따르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직접 보고오니 
희망이 느껴져 기운이 솟았고요.
처음 타본 봉하열차는 솔직히 고생스러웠지만,
이 특별열차의 운행을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천안역 직원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을 보니
제 고생은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네요.
집에 돌아와 자고일어나니 긴 꿈을 꾼거 같기도 하고요.

내년에 또 가게 된다면 그땐 대통령의 길 초입의 바위 위에 자리잡고 앉아 음악회 보시던 분들처럼 하고 싶네요.
봉하막걸리도 한 병 마시면서요.

겨우 한 병 사온 막걸리 마시고 후기 아닌 후기 올려봅니다.
IP : 221.138.xxx.16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3.9.1 7:48 PM (115.23.xxx.228)

    잘 하셨고 부럽습니다....
    노대통령님 잘 계시던가요....ㅜㅜ
    건강하게 생일상 받으셨으면 알마나 좋았을까마는....
    그 분께서 이루고자 했던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보아여.... 쉽진 않겠지만 기운 내자구요....^^

  • 2.
    '13.9.1 7:49 PM (115.126.xxx.33)

    내년에 저도 꼭...

  • 3. 한지
    '13.9.1 7:54 PM (115.40.xxx.180)

    어제 같은 공간에서 계시던 분이군요.. 전국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그런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모이는 일이 .. 또 어디에 있을까요? 노대통령님께서 계셔야 할 그곳에 계시지 않음이 안타깝고 아픕니다

  • 4. 어제
    '13.9.1 8:04 PM (124.5.xxx.8)

    어제 이승환 씨 무대 때 잠깐 스크린에 한명숙 총리님, 권양숙 여사님, 문재인 의원님이 잡혔는데 문재인 님 옆자리에 분이 아주 신나게 무대에 호응을 하셔서 보니까 김정숙 여사님이더라고요. 전혀 권위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정말 충만하게 무대를 즐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유쾌한 기운을 가진 분이 퍼스트레이드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 5. ...
    '13.9.1 8:09 PM (119.192.xxx.251)

    제옆에서도 아이들이 계속 크게 울어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봉하 음악회라 참고 이해하시는 듯 했어요.
    부모님들이 우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근처에서 달래면서 음악회를 보셔도 됐을텐데...
    ...

    그럼에도 음악회는 좋았고
    생일떡,장터 음식도 맛있게 먹었어요.
    열차사고에...
    하루 일정으로 힘들게 다녀왔지만
    한숨 자고 났더니
    피곤은 말끔히 가시고
    다시 봉하가 그립네요.

  • 6. 겨울
    '13.9.1 8:09 PM (112.185.xxx.109)

    합천은 개미새끼 한마리 없고 봉하는 하루 최소 천명이라든데

  • 7. 도현잉
    '13.9.1 8:16 PM (115.143.xxx.179)

    봉하막걸리 . . . 그립네요~~

  • 8. 흐음
    '13.9.1 8:30 PM (221.138.xxx.163)

    노통님 박석 주위로 꽃화분을 둘러놨더라고요. 이름은 모르고 빨간 꽃이었는데
    솔직히 직사각형의 긴 화분으로 둘러놓으니 아주 예쁘진 않았지만
    그렇게 해놓으니 분위기가 좀 밝아진 느낌이었어요. 제단엔 꽃이 한아름. 참배객으로 북적북적했네요.

    한지님 말씀대로 '자발적'이라는 게 대단한 거 같아요. 해가 거듭되어도 열기는 식지 않고.. ㅜㅜ

    아, 김정숙 여사님도 오셨었군요. 제대로 못봤네요^^;
    권양숙 여사님은 그나마 건강해보이셔서 다행이었어요.

    제 주변에 다들 꾸욱 참고 계시는 게 보였어요^^; ...님도 괴로우셨겟네요.
    내년에 가게 되면 그땐 자리를 잘 잡아보려고요 ㅎㅎ
    바위 자리가 진짜 좋아보이더라고요~

    합천이라면 봉하마을 따라 만든 그곳이던가요? 그 많은(?) 지지자들은 왜 거길 안 갈까나?

  • 9. 흐음
    '13.9.1 8:32 PM (221.138.xxx.163)

    몇 달 만에 봉하막거리 다시 마셨는데 역시나 깔끔한 맛이 좋네요.
    먹고나서도 텁텁한 거 하나도 없고.
    아스파탐이 아주 쪼금 들어가긴 했는데 이거 안 넣으면 어떨까 궁금합니다.
    맛없어서 먹기 힘드려나?
    그나저나 봉하막걸리 파는 바보 주막이 빨리 서울에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 10. 자수정
    '13.9.1 8:52 PM (211.212.xxx.144)

    합천은 누구네 고향이래요?

  • 11. 전대갈....
    '13.9.1 9:31 PM (121.145.xxx.15)

    전 문어라고도 합니다.

  • 12. 우리는
    '13.9.1 10:17 PM (175.197.xxx.180)

    사회자 최광기씨의 말말말~~~~~~~!

    집회때 마다 경찰측 집계와, 주췌측 집계가 터무니 없이 차이가 나는데.....
    우리도 광화문(시청광장)집회때 음악회장에 쓰인것과 같은 플래스틱 의자를 수천 수만개 정렬해 놓고 앉으면 경찰들의 엉터리 산수가 필요없지 않겠냐라는 취지의 말을 하더군요.

    매우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데요. ㅠㅠ

  • 13. 흐음
    '13.9.1 11:26 PM (221.138.xxx.163)

    빨간꽃을 노란꽃으로 정정합니다;;

    엠비 고향도 관광지처럼 꾸민다해서 거긴줄 알았네요.

    의자로 인원수 세는 거 굿아이디어~!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경찰 추산 인원에 곱하기 10 ~15 정도하면 얼추 맞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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