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공안부장 “이석기 압수수색, 국정원 주도 집행”“
수원검사 1명도 참여안해”…진보당 “朴 유신독재체제 대 이어
통합진보당은 검찰이 이석기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등 10곳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28일 “박근혜 정권이 2013년판 유신독재체제를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긴급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6시 30분, 대한민국의 시계는 정확히 41년 전으로 돌아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변인은 “어떻게든 감춰보려 모든 권력을 이용하여 애를 썼지만 하나둘 드러나는 지난 대선 부정선거 의혹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책임지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대신 색깔론과 공안탄압이라는 녹슨 칼을 빼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홍 대변인은 “1972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독재체제를 선포한 직후 내린 것이 바로 악명높은 일련의 ‘긴급조치’들이었다”며 “긴급조치 발동 직후 꾸몄던 음모가 이른바 ‘민청학련 사건’이다. 수많은 민주양심들을 빨갱이로, 종북주의자로 몰아 조직사건으로 옭아맸다”고 전례를 되짚었다.
홍 대변인은 “지난 시절 긴급조치는 1979년 제9호를 끝으로 해제되었으나, 오늘 박근혜 정권은 대를 이어 ‘긴급조치 제10호’를 발동했다”고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현재 진행되는 모든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이 모든 것이 곧 가장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정권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과 수원지검 공안부(최태원 부장검사)는 28일 오전부터 내란예비음모와 국가변란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이석기 의원과 당직자 및 시민사회단체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에 진행했다.
홍 대변인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은 이석기 국회의원 자택 및 사무실, 우위영 전 대변인,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등의 자택 및 사무실 등이다.
민주 “국회까지 들어와 압수수색…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앞서 김기백 인터넷민족신문 대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이상규‧이석기 의원, ‘경기동부연합’ 등을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태원 수원지검 공안부장은 “오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수원지검 수사진은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어젯밤 수원지법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고 국정원이 주도해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검은 국정원이 오래전부터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TV조선은 뉴스특보로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생중계했다. 엄성섭 앵커는 격양된 목소리로 상황을 전했으며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헌정 사상 첫 현역의원 ‘내란 음모 혐의’ 압수수색>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실시간 보도했다.
한 트위터리안(eju***)은 “‘더 테러 라이브’를 능가하는 보도 방송을 발견했다. 이건 실제 상황이다. TV조선의 ‘더 내란 라이브’. 실시간 생중계, 고조된 앵커 목소리. 영화보다 더 긴박하다”라고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 빚대었다. 영화에서 언론은 기득권에 대한 감시‧비판의 역할을 포기하고 기득권의 권력유지를 위해 기능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한편 같은 야당인 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배재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국회까지 들어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현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며 추가로 브리핑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