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 머리도 좋으시고 호기심에, 물건 욕심도 많으셔서
뭔가 새로운 물건 보면 눈을 반짝이시며 사십니다.
분쇄기만 해도 10개 가까이 되고
칼이며 도마,
후라이팬이며
종류도 가지가지, 심지어는 제 것 까지 미리 사놓으십니다.
의료기도 얼마나 많이 사시는지....
안마기, 매트, 안마 의자, 안마 침대 등등...
김치 냉장고 2개, 냉동고 2대 등등등
이불이며 옷이며
한데 저는 딱 필요한 물건 좋은 걸로 사서 오래도록 써요.
물건 많이 봐야 잘 정리도 못하고 이용도 못하고..
무엇보다 저는 물건에 치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요.
또 제가 이 세상 떠나고 나서 이렇게 많은 흔적을 남기고 간다는 것도 끔찍하구요.
이번 휴가 때 오신 시어머니 냉동고랑 김치 냉장고 하나 더 사란 말씀에 진저리가 나서 몇 자 긁적거려 봅니다.
전 500리터 짜리 냉장고 사서 20년 넘게 쓰는 선배집의 부엌이 참 근사하고 좋았어요.
꼭 필요한 도구 반지반질 윤나게 쓰면서 맛난 음식 척척 해서 한 조각도 허투로 버리지 않고 다 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