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성준 얘기 읽으니

바람분다 조회수 : 4,904
작성일 : 2013-08-19 17:29:01
저도 아빠 어디가 준이 너무 이뻐요.

다른 이들에게는 절대 말 못하는 얘기인데요.
저희 큰 아들이 준이 같은 성정을 가졌어요. ^^
1회부터 한번도 안 빼고 계속 봤거든요
그거 보면서 첨부터 준이가 우리 ** 닮았다고 속으로 생각만 했어요.
남편에게도 팔불출 말 들을까봐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요.

그러다가 남편이 5회쯤인가에 그러더라고요
우리 ** 어릴때랑 비슷하지 않아? 
제가 깜짝 놀라서 휙 돌아보았더니 울남편이 움찔 하더라구요. ㅎㅎ
여보, 이건 우리끼리 얘기인데 누구한테 절대로 말하지 말자.

저희 아이가 다 커서 지금은 대학생입니다.
유치원때 원장선생님이 지어 주신 별명이 애어른이라고, 
그게 초등학교 내내 따라다녔구요

중학교 가서는 별명이 나착한 이었어요. ㅡㅡ

그러다가 외고를 입학했는데
1학년 담임선생님이 총회날 엄마들 다 있는데
** 어머님, 궁금해서 꼭 뵙고 싶었다고, 애가 어쩜 저리 바르게 컸냐구. 하셔서
정말 민망민망 몸둘 바를 몰랐어요.

이러저러 작은 에피소드는 많았으나
제가 아들임에도 참 애한테도 배울점이 많다..라고 느낀것은
고 3  수능 며칠 전일이에요
자율학습 끝나고 스쿨버스 타고 오느라 귀가 시간이 늘 정해져있어요
보통 11시에는 들어오는데 그날 따라 늦게 문자만 왔어요.
엄마, 걱정마세요. 조금 늦을것 같아요,라고
날도 춥고 뭔일인가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집에 오는 길에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봤대요.
몇번을 깨워도 안일어 나길래 그냥 오다가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다시 돌아갔대요.
또 깨워도 안일어나고 날은 춥고 큰일이다 싶어 옆에서 계속 지켜봤대요.
일어나실까, 위험할까 싶어서.

이 상황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싶어서
한참을 지키다가 안되겠어서 112에 연락을 했더니 알겠다고 출동하겠다고.
그랬는데도 20분 넘게 경찰은 안오고 아저씨 위험할까봐 자리도 못뜨고
경찰차 오고 아저씨 차에 싣는거 도와 드리고 오느라 그리 되었다고.

그 얘기 듣고 제가 속으로 
어이구 니가 지금 수능 전이라 그럴 짬이 어딨니?
그 쌀쌀한날 한시간을 그렇게 있다가 감기나 걸리면 어쩔라고?
수능전 하루하루가 아쉽자나요. 컨디션에 이상있을까봐.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데 나중에 자려고 누우니 
아들이지만 부끄럽게 만드는구나 싶더라구요. ^^;;;

또하나는 저희 아파트가 엘리베이터 공사하느라 한달간 걸어다녔어요
아주 더운날 하루는 애가 온몸에 땀으로 적시고 왔는데 
그게 1층에서 5학년짜리 여자애가 큰 자전거를 들고 게단을 오르더래요.
그래서 오빠가 7층까지 들어줄께 하고 들고 왔나봐요
저희집 7층.
그랬는데 그 아이가 15층이더래요.
그래서 안쓰러워 그집까지 그걸 들어다 주고 왔다는.
그 한달간 동네 사람들 짐을 여러번 들어준거 같아요
엄마 입장에선 살짝 답답하긴 해요. ㅠㅠ

그런데 그게요...
타고 난 것 같아요.
남편이나 저나 뭐 그리 모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그럽고 맘좋은 인격이 아니에요. ^^;;;
그렇다고 제가 특별히 잘 키운것도 없는것 같구요
그냥 평범한 엄마에요. ^^
근데 얘는 아기때부터 떼 한번 안 쓰고 늘 엄마아빠 동생 배려하고
뭐든지 긍정적이고 세상을 참 밝게 보더라구요.
늘 웃는 얼굴이구요. 

그래서 제가 늘 감사하며 삽니다.
나같은 사람에게 저런 아들이 태어나다니..라고 감사하구요.
그렇지만 아이들을 저렇게 키우고 싶으면
가족중 누구 하나, 엄마가 제일 영향력 있겠죠?
엄마가 늘 저렇게 밝고 긍정적이면 그 에너지를 아이들이 받을수는 있을것 같아요.
저는 그 에너지를 아들에게 받아요. 감사하게. ^^

누군가 옆에 좋은 기운을 가지고 있다는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그게 안되면 나 자신이 하면 어떨까요? 
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IP : 39.115.xxx.7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8.19 5:41 PM (113.216.xxx.103)

    아드님 보고 싶네요..
    글만 읽어도 아드님이 얼마나 바른 사람인지가
    저절로 느껴집니다..
    전 바르게 자란 아이들의 부모님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답니다~~~

  • 2. 아 이뻐라
    '13.8.19 5:43 PM (175.199.xxx.6)

    여기서라도 실컷 자랑하셔요 ㅎㅎ

  • 3. asdf
    '13.8.19 5:45 PM (183.108.xxx.174)

    성인의 기질을 타고 난 아이네요.
    이런 건 정말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겠죠.

  • 4. 보나마나
    '13.8.19 5:46 PM (39.115.xxx.73)

    네~ 여기서만 자랑하려구요. ^^
    그래서 울남편이랑 둘이 서로 그래요
    ** 이름에 부끄러운 짓 하지말고 우리 착하게 살자,고
    애땜에 철든 부모라고 할 수 있지요.

  • 5. ..
    '13.8.19 5:46 PM (175.225.xxx.240)

    전 그냥 글 읽으며 감사합니다 하는말이 튀어나오네요

  • 6. 리락쿠마러브
    '13.8.19 5:56 PM (202.45.xxx.182)

    우와~~~ 계속 이쁘게 잘 키우셔서 꼭 좋은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

  • 7. 남의
    '13.8.19 5:59 PM (121.167.xxx.36)

    아들이지만 읽는 내내 흐뭇하네요. 모니터에서도 좋은 기운이 뿜어져 나옵니다ㅎㅎ

  • 8. 우와
    '13.8.19 6:05 PM (39.7.xxx.71)

    자랑하셔도될만하네요!!!!!!!!

  • 9. 아....
    '13.8.19 6:56 PM (223.62.xxx.46)

    사위삼고싶어요!! 우리딸 여섯살인데 ㅋㅋ 얼렁 키울게요

  • 10. 와!
    '13.8.19 7:00 PM (124.51.xxx.155)

    부러워요! 어쩌면 그렇게 잘 기르셨는지요? 저희 아들은 흑... 돈 달라는 얘기만 하네요. 크면 철이 들까요? ㅠㅠ

  • 11. 추기경 시키세요 ^_^
    '13.8.19 7:45 PM (118.209.xxx.20)

    김수환님같이 훌륭한 추기경님이 되실것 같아요....
    진짜 훌륭한 청년이네요.

  • 12. 바람분다
    '13.8.19 9:43 PM (39.115.xxx.73)

    어릴때는 너무 착하고 늘 손해만 봐서 엄마로서 안타까웠어요. 이중적이죠..?
    그런데 애가 그걸 옳다고 여기고 실천해야 마음 편하게 다른 일상도 하더라구요.
    오히려 저를 막 위로해요.
    엄마, 괜찮아. 나는 이래야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
    그러면서 환하게 웃는데 저도 같이 웃고 말아요
    그래 사는거 뭐있냐? 행복하면 그만이지,,하면서
    다행히 이젠 컸다고 마냥 손해만 보지는 않을것 같은 판단력도 좀 생긴듯 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7168 힐링캠프 김광규편.. 12 ........ 2013/08/19 4,819
287167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밀실험 1 이런게있을까.. 2013/08/19 926
287166 국정원녀 댓글이라고 나와있는 글보다가 속이 머쓱거려요 10 gjf 2013/08/19 1,537
287165 소셜게더링 지팝을 통해 취미활동을 해보세:~)!!! 지팝 2013/08/19 465
287164 고3 아들 자퇴한데요. 내게도 이런일이.......... 31 ㅠㅠㅠㅠ 2013/08/19 22,063
287163 생중계 - 국정원 대선개입 국조속개, 표창원 진술기대!~ 1 lowsim.. 2013/08/19 839
287162 매실액 걸러낸 매실로 매실식초 만들어 보신분 계신가요?^^.. 5 매실건더기 2013/08/19 2,146
287161 용산으로 이사가는데.....용산중 어때요??? 2 희망기쁨사랑.. 2013/08/19 942
287160 국정원녀는 컨링페이퍼도 준비해 왔었네요. 5 바람.. 2013/08/19 983
287159 인터넷 통신사 어디가 괜찮은가요? 4 벼리 2013/08/19 515
287158 침구청소기나 진공청소기 먼지 어떻게 버리나요? 3 어디 2013/08/19 1,918
287157 요즘 유행하는 멸치국수 정체는??? 5 궁금 2013/08/19 3,378
287156 가림막 뒤 숨은 국정원 증인들, 답변거부 아니면 기억상실 1 샬랄라 2013/08/19 853
287155 대형견과 소형견을 같이 키울 수 있나요? 4 궁금 2013/08/19 2,148
287154 남한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은 왜그런거에요? 6 타인의 마음.. 2013/08/19 3,957
287153 불어 전공하신 분 도와주세요! 4 ... 2013/08/19 768
287152 레몬 효소 만드는 거 가르쳐 줬더니.. 8 만족해하는 2013/08/19 5,615
287151 [사진] 김하영과 박원동의 녹음기 모범답안 1 손전등 2013/08/19 1,374
287150 그냥 살만하면 둘 낳는게 나은가요? 16 ... 2013/08/19 2,611
287149 지금 아이들 재웠는데요. 14 아니벌써~ 2013/08/19 2,820
287148 달 보셨어요? 4 2013/08/19 1,381
287147 박영선 의원 부채랑 A4용지 뒤적거리는 거랑 자리 옮기는 거 지.. 4 01 2013/08/19 1,698
287146 소변에서 거품..단백뇨 이거 건강보조식품 과다섭취로 생길수 있나.. 6 양파깍이 2013/08/19 4,686
287145 굿닥터 보시는 분 17 ... 2013/08/19 3,295
287144 김용판, 16일 청문회서 거짓말했다 1 선거법 위반.. 2013/08/19 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