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진상 세입자 글 보고

세입자 조회수 : 2,308
작성일 : 2013-08-16 12:06:47
결혼 후 지금까지 이사 5번 다니면서 새 집에만 세 번 살았던 생각이 나네요.
직업상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해서 가능한 새 아파트에만 전세 들어가는 입장이에요.
처음엔 정착도 못하고 내집도 없어서 허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제 집 없는 게 정말 다행이다 싶기도 해요.
사실 새 집 골라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지방이라서 아주 비싸지도 않고...

물론 새집 들어갈 때 각오한 것은 하자보수였는데요.
저도 어차피 2년은 살 집이라서, 정말 시시때때로 쩨쩨한 것까지 제가 일부러 관리실 호출해서 처리한 적도 많아요.
아파트 전체에서 실행하는 건 당연히 처리했고요.

솔직히 집주인들께서 일부러 저한테 부탁하신 적도 없었어요. 그냥 계약만 하고 끝. 나갈때 뵙고 끝이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제 집처럼 신경써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해요.
쩨쩨한 하자 처리는 제 선에서 하고 연락도 안 드렸고요.

지금 사는 데는 5년 된 아파트인데....
몇달 전에 입주민이 건설사에 단체소송한 결과가 나왔더라구요. 승소로요.
그 돈 받으려면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통장 등 주고 처리해야 한다는데....
세입자들은 집주인한테 연락해달라는 식으로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걸렸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사진 찍고 카톡으로 집주인한테 보내드리고, 전화도 따로 드렸어요. 혹시 카톡 못 보실까봐.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요.
저보다 10살 정도 많으신 집주인이어도(어차피 계약하면 주민번호 보게 됨) '사모님'이라고 꼭 불러드리고요.
(아직까지 제 또래나 저보다 어린 집주인은 못 만나봄)

진상 세입자도 있겠지만, 저같은 세입자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사람의 특징은, 그날 본 집, 그날 바로 계약해요. (물론 새집의 경우입니다.)
이런저런거 안 따지고요. 이사 날짜, 융자 관련 정도만 '부동산이랑' 제대로 따져요.
좀 비싸도 집이 마음에 들면 계약하고요. 깎아달라는 얘기도 안 해요. 요즘 전국적으로 전세난인 거 경험으로 아니까.
애초에 제 예산으로 안될 집은 보지도 않고요.
저도 집주인분 어떠신지 당연히 눈치 살펴요. ^^ 괜찮으면 밀어부치는 거고요.
계약하면서 이런말 저런말 부탁 안 드려요. 그냥 쿨하게 끝.
계약 끝내거나 연장해야 할 때도 제가 먼저 적절한 시점에 정중하게 연락 드리고요.


한 번은 집이 정말 마음에 들었었는데....
주인이 부동산에 전세로 내 놓았다가, 갑자기 월세로 돌리겠다는 거예요.
당시 이사는 급했는데 그 지역이 너무 전세난이라, 제가 어느 선까지는 월세도 괜찮다고 중개인한테 말을 해놨었거든요.
물론 월세도 있으면 들어가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애초에 전세로 내 놓고선 저희가 계약하겠다니까 말을 바꾼 거죠.
그것도, 부동산 두 개 껴서 이중중개 하는 거였는데......연락 온 게 5시간 이후였어요. 연락도 안 받고. 결국 저희집(당시 다른 지역) 가던 길에 전화를 받은 거죠.

그래서 제가 그런 집주인하고는 계약 못한다고 부동산한테 언성좀 높였어요. (당연히 가계약도 하기 전. 돈은 안 오간 상황)
그리고서, 그날 봤던 집 중 두 번째로 좋았던 집(다른 부동산)으로 바로 전화해서, 그집 당장 가계약했어요.
시세보다 1000 비쌌는데, 그냥 감수했어요. 어차피 받을 돈이니까.

그 다음날....제가 파토냈던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
다시 전세로 돌리면 들어오실 거냐고...
그래서 제가 이미 다른집 계약했다고, 그런 주인하고 연이 안 닿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집이 아무리 좋아도 그런 주인이면 살면서 고생할 뻔 했다고......이쪽 일 많이 해보셔서 잘 아시지 않냐고....조곤조곤 말씀드렸죠. (부동산 잘못은 사실 아니기도 하니까..-_-)

제가 지금까지 5번 이사하면서 만난 집주인들 다 괜찮으셨고(사는 동안 연락 한 번 안 하셨고..ㅎㅎ. 오히려 하자보수 때문에 제가 먼저 연락드림.)
저도 자잘한 하자(싱크대 수전 등등 바꿀 일)는 제 선에서 돈 들이고 집주인한테 요구 안 하면서 잘 살고 있기에...
이런 인연에 감사하며.....글 한번 올려봤어요.


IP : 220.124.xxx.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8.16 12:16 PM (124.58.xxx.33)

    맞아요. 어떻게 무료로 공사수리해주는걸 당연히 집주인에게도 알려주고 자기가 사는기간동안은 그집을 유지하는 책임이 있는건데 귀찮다고 집주인에게도 안알려주고도 당당한 사람들 이해가 안되요.그 공사를 나중에 집주인이 혼자하려면 몇백만원들수도 있구요. 그리고 그게 뭔 잘못이냐고 세입자는 귀찮은일이고 꼭 해줘야하는것도 아니라고 따박따박 따지는 세입자보면 ,,, 나중에 저런 사람들도 자기같은 세입자 들여서 살았으면 좋겠어요.아마 본인들은 그런세입자 만나면 더 방방뛸꺼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귀찮아도 님말대로 서로 인연이 닿아서 엮이고 사는건데 조금씩 배려해주면 서로 돈안들고 좋은일인건데 말이예요.

  • 2. ...
    '13.8.16 12:23 PM (118.221.xxx.32)

    님 같이 경우 있으신 분이면 얼마나 좋겠어요
    새집 들어가서 다 망가뜨려놓고 하자보수 기간인대도 보수 하나도 안하고 아파트가 허술해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보고 어이없더군요
    집 판다고 연락했더니 절대 못 보여 준다고 자기 귀찮다고 한 사람도 몇 있었고요
    반값에 전세 살다 나가달라고 했더니 온갖 쓰레기 다 두고 가고 - 바로 옆단지로 가면서
    하여간 별 사람이 다 있었어요
    저도 전세도 여러번 살았지만 가능한 서로 편의 봐주는 선에서 하고 사는 동안은 내집이려니 하고 살았는데
    다 내맘같지 않았어요

  • 3. 저도 하자보수
    '13.8.16 12:52 PM (121.181.xxx.5)

    저는 집주인 입장도 됐다가 세입자 입장도 됐다가 하는 경우인데요...
    제가 아파트 새집을 세 준적이 있었는데요, 외국인한테 세를 일년 주고, 이후 한국사람한테 일년 줬는데,
    두집 다 하자보수를 안받아줘서 나중에 내돈 들여서 고쳐야 할 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새집에 이사하게되면 안저래야지 했는데요...

    제가 지난번에 이사한 집이 새 아파트인데다 무척 럭셔리한 고가의 아파트였어요.
    그렇게 비싼 집인데 하자가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여기저기 고칠데가 자꾸 생기더라구요.
    주인분이 하자보수 받아달라 부탁하진 않았지만, 나는 하자보수 잘 받아줘야겠다 했거든요,

    하자라는게 생활하면서 문득문득 발견되는거라 거기 안사는 사람은 알수가 없고 둘러봐서
    눈에 안띄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자 발견하는 족족 적어놨다가 관리실 연락해서 보수신청하고,
    문짝에 금간거 발견해서 문짝도 갈아주고, 보일러 수리 두번했는데 안되길래 새걸로 바꿔달라고
    전화로 실랑이 해서 새걸로 교환받고 엄청 하자보수를 많이 받아줬어요.
    집주인분도 정말 고맙다고 했고, 자기집 세 줘본 사람이라 주인맘 아는거 같다고...
    이사 나올때 집도 깨끗하게 써서 고맙단 인사도 받았어요.

    귀찮아도 사는 사람이라야 알수있는건데, 좋은 마음으로 하자보수 받아줘야죠.

  • 4. ~~
    '13.8.16 1:47 PM (14.47.xxx.38)

    저희도 세입자가 너무 좋으셨어요. 새아파트 저희 입주도 못하고 세주었는데 어찌나 꼼꼼하게 하자보수를 받으셨는지 관리서무소에서는 그분들이 주인인줄 알았대요. 건설사하고 소송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것도 사진 꼼꼼하게 찍고 저희에게 필요한 서류 팩스로 넣어주고 너무나 고마우셨어요. 2년뒤에 저희가 들어갔는데 못 딱 하나 박고 사셨더군요. 시계때문에 그거 하나 못치셨대요.지금은 옆아파트에 사시는데 어쩌다 마트에서 한번 뵈면 인사도 하고 그분들께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9695 독일 유아용 스킨케어제품 추천해주세요 1 딸둘 2013/09/23 814
299694 진짜 사나이 장혁.... 볼수록 멋지네요. 1 sep 2013/09/23 1,552
299693 박근혜 대통령 강공뒤엔 '믿는 구석'이 있다? 세우실 2013/09/23 1,607
299692 자주가는 블로그 공유해요^^ 454 호호 2013/09/23 60,822
299691 당분간 아무도 만나지 말아야겠어요 ㅠㅠ 2 명절후스트레.. 2013/09/23 1,659
299690 enfj 언변능숙가이던가요? 2 미소 2013/09/23 4,604
299689 사랑니 빼는게 나을까요 아님 씌우는게 나을까요 7 질문.. 2013/09/23 1,237
299688 역귀성, 제사를 맡게되면 친정은 못가겠죠? 20 맏며느리 2013/09/23 2,713
299687 자식은 투자라고 말하는 친정엄마 17 내리사랑? 2013/09/23 3,529
299686 묘하게 얄미운 시어머니2 15 며느리 2013/09/23 5,259
299685 저희 앤 지 할말도 못해요 ㅜㅜ 1 휴으...... 2013/09/23 704
299684 마담브랜드 옷이 너무 좋아져요. 12 늙었다 2013/09/23 4,037
299683 아파트 어린이집중에서요 6 캬옹 2013/09/23 1,139
299682 사법연수원 엽기 시어머니가 언론에 보낸 메일 80 ... 2013/09/23 22,317
299681 저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우꼬살자 2013/09/23 906
299680 냉장고 야채칸에 야채를 비닐이나 종이에 싸 놔야 오래가나요? 5 ... 2013/09/23 1,626
299679 [원전]또 방사능 유출 공포…이번엔 '일본산 가공식품' 2 참맛 2013/09/23 1,469
299678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요 1 나야나 2013/09/23 734
299677 썬크림발라도 얼굴이 타요 5 가을볕 2013/09/23 2,473
299676 오일 훈증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3 비염 2013/09/23 998
299675 보기만 해도 눈물나는 우리 강아지 10 ... 2013/09/23 2,104
299674 고추장용메주가루 추천해주세요.. 3 차이라떼 2013/09/23 1,174
299673 베트남 여행 다녀오신 분 있으시죠? 1 zzz 2013/09/23 1,440
299672 일산에 인테리어 잘하는곳 추천해주세요... 1 인테리어 2013/09/23 1,351
299671 레스토랑 같은데 가면 나오는 샐러드요. 1 방법 2013/09/23 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