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들 왜 학원 보내는지 알겠어요.

결심했다. 조회수 : 3,133
작성일 : 2013-08-14 12:41:16

초4이고 교육열 극성인 동네에서 여지껏 학습지 하나 안 시키고 제가 가르쳐 왔어요.

다행히 제가 외국에서 학교 다녀서 영어도 가르칠 수 있고, 수학도 고등학교 전까지는 제가 가르칠 수 있을것 같아서

괴외시킨다 생각하고 제가 직접 가르쳤습니다. 나름 교육에 대해 소신도 있었구요. 아...영어학원은 제 발음이 원어민 같지는 않아서 보내고 있습니다.

 

수학 같은 경우 틀린걸 정확하게 하나씩 해결하고 나가는게 중요한데...학원에서는 채점도 선생님이 안하는 곳도 있으니 애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진도 나가는데만 급급하고...아무래도 애들이 많으니 관리가 제대로 될 것 같지 않았어요. 한 학기 이상은 선행도 반대하는 주의라 미친듯이 뽑아대는 학원 진도도 맘에 안 들었어요. 거기다 저도 학교때는 과외로 회사원보다 돈을 더 벌었었기 때문에...아이한테 너 엄마 과외 비싼 과외다...이러면서 가르쳤네요.

 

그런데 애가 머리 크고...이렇게 제가 계속 가르치다가는  뭔일 내지 싶어서 학원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공부 가르치기가 아니라 무슨 전쟁 같아요. 애랑 신경전에...사이까지 나빠지는거죠.

공부를 가르친다고 해봐야 하루 한 시간도 안되는  학습량인데...인생에 회의가 들 정도로 자식에게 실망이고

말은 험하게 나가고 제 자신에게도 너무 실망입니다. 공부를 부모가 달래가면서 시켜야 하는건지.

일단 책상에 앉으면 15분이면 다 풀고 나오는데...책상에 앉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듭니다.

 

더구나 제가 직접 채점하다 보니...아무렇게나 계산한거...약게 찍은거...모른다고 안 플었지만 사실은 단순하고 시간 걸리는 문제만 뛰어 넘은거. 부주의하게 문제도 안 읽고 풀은거...눈에 다 보입니다. 아...최소한의 공부에도 이렇게 성의가 없고 약은 꾀만 부리는구나...싶으니 아이에게도 실망스럽고. 공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우직하게 공부하지 못하는 성격에 실망입니다.

 

전 형제가 셋이라 그런지 공부 하라는 말 안 듣고 자라서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공부 안해서 점수 엉망이면 창피하고 내 욕심에 좀 더 해가고 그러다 싫증나면 또 안 했다가...아주 어려서부터 제가 알아서 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했어요.

공부가 능동적이 되어야 하는데 자꾸 수동적이 되니 그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부모가 하라고 하기 전에는 책 펼 생각을 안하는거. 제가 눈으로 보고 있는게 너무 힘들어서 그냥 학원에 보내려구요.

자식 인생도 중요하지만...제 생활의 질이 너무 떨어지네요. 안 보고 관여를 아예 안하면 좀 나으려는지.

제 성격이 연연하다가도 딱 정리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정리를 또 잘 합니다.

 

아이 학원 보내고 죽을 쑤든 말든 그 결과대로 만족하고 엄마는 선생님이 아니라 엄마 역할을 하는게 낫지 싶네요.

IP : 121.161.xxx.6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학원가자
    '13.8.14 1:07 PM (114.200.xxx.113)

    저랑 똑같으세요. ㅎㅎㅎ
    아이학년도 같고....
    공부 좀 시키자고 평생 가야할 사이 틀어지면서는 아닌것 같아 끈을 살짝 놓네요.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의 삶이 있으니까요.
    저는 집에서하는 아이 수업시간도 밖에 있다 들어갈때가 많아요.
    그만하면 잘하는 편인데도 부모라는 욕심은 한이 없네요.
    내길이 왕도건만 진창길도 가고 드런길도 가고 그러고 싶은 맘이라고 울남편이 그러네요.
    지랑 똑같다고 ㅎㅎㅎㅎ

  • 2. 문제는
    '13.8.14 1:15 PM (112.149.xxx.111)

    학원 간다고 자기주도학습이 되는 건 아닌 거죠.
    그런 말 있잖아요.
    학원은 엄마 맘 편하려고 보낸다는.
    전에 여기서 피아노 학원 다니는 애들의 30%가 악보 못본다는 글 보고 깜놀했네요.

  • 3. 맞아요
    '13.8.14 1:22 PM (122.40.xxx.41)

    엄마 편하려고 보내는거.
    그런데.. 학원가서 시키는대로 잘 하는 애들이 간혹 있는거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에서 하는거랑 똑같답니다.
    엄마가 없으니 더 편안해 하는 애들이 많아요

  • 4. 간만에 결심했는데
    '13.8.14 1:34 PM (121.161.xxx.65)

    82맘들 협조 좀 해주셔요. 학원 보내도 망한다 글 올라오니 심란하네요. 전 제가 과외를 많이 해 봐서 그런지 과외에 대해서도 별로거든요. 제가 가르친 아이들 성적 올려서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주는데는 실패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제한 된 시간이다보니 근본적인 실력 만들어줄 여력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번은 백지 상태에서 애가 한번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과외는 너무 씹어서 먹겨주는 느낌이라...
    아...고민입니다.

  • 5. 학원안가도 되는 아이
    '13.8.14 2:33 PM (180.69.xxx.28)

    1. 집에서 엄마나 다른 사람이 하루에 단어 몇 개씩 수학 문제 몇 문제 꼭 풀라고 하면 반드시 지키는 아이
    2. 책만 찬찬히 읽어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아이
    3. 어릴 때부터 책상에 한 두시간은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이 된 아이
    3. 마지막으로 꿈이 있는 아이

    이 정도 되는 아이라야 사교육이 필요 없는 아이가 아닐까요? 최소한 중학교 때까진요. 그런데 솔직히 전 제 주위에 이러한 아이를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강제로라도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 들이게 학원 보내는게 아닐까요? 완전 손놓고 있으면 습관마저도 못 잡아 고학년 때 고생하니깐요...

  • 6. 모자간의
    '13.8.14 3:25 PM (1.236.xxx.69)

    관계 개선을 위해선 어느정도의 사교육은 나쁘지않다에 한표..
    그대신 엄마가 숙제 과정 과외나 학원샘과의 커뮤티케이션은 지속적으로 아이들 손바닥에 올려놓고 물론 아이는 모르게..하느게 중요하다고 봐요.

  • 7. 오타
    '13.8.14 3:37 PM (211.234.xxx.101)

    폰이라 오타 많네요...ㅡㅡ

  • 8. ㅇㅇ
    '13.8.14 3:39 PM (118.148.xxx.250) - 삭제된댓글

    울 둘째가 위 댓글님이 쓴것처럼 그래요..
    하루에 수학문제 매일 풀기(물론 하라고 말을 해줘야해요..이유는 다시설명)
    꿈이 있어요.
    두세시간 집중력 대단.
    책읽기가 취미

    하루종일 책을보기때문에 다른일(수학문제풀시. 학교숙제. 밥먹기. 잠자기. 씻기)을 해야하는 시간이 오면 알려줘야해요.

    학원보내봤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스트레스 받아해서 바로 그만뒀어요.

    시간만 알려주면..스스로 하는 아이정도 되야 혼자 공부하는것이 가능할거같아요. 할일 끝내고 책 읽을 욕심에 뭐든 집중해서 하거든요.

    큰애는 학원보내요..ㅠㅜ

  • 9. 우현맘
    '13.9.26 9:44 AM (175.223.xxx.238)

    저희아들이랑 완전 같아서 백배공감해요,요즘 제가 이런심정입니다. 그래서 수학학원 알아보려고요. 단원평가있어서 문제집 세장 풀리는데 두시간 걸려요ㅠ.직장맘인 저는 밤 열시까지 애랑 전쟁치르느라 죽을맛ㅠ 책이랑 똑 같은 문제를 거의 다 틀려요 몰라서라기보다 문제를 잘안읽고 대충 푸네요 학원가면 더 꼼꼼히 안할거같고 수동적인 공부습관만 생길까봐 안보내려했는데 ..이러다간 제가애를 잡을것 같아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7793 채총장님 지휘아래 또다른 업적등장!! 7 222 2013/09/16 2,725
297792 시어머니 김장 6 며늘 2013/09/16 2,794
297791 청담동 미용실은 확실히 다른가요? 11 다른가용 2013/09/16 5,137
297790 알로에겔 로션 2 mijin2.. 2013/09/16 1,507
297789 nexus7 샀는데요. 너무너무 좋아요. 35 금순맹 2013/09/16 4,285
297788 쿠팡을 보다보면 상기임당 2013/09/16 1,227
297787 왜 기독교인들은 자기 종교를 빌미로 스스로를 정당화(?)할까요?.. 11 -- 2013/09/16 2,167
297786 부산 성접대 스폰 검사들 전부 들고 일어나는 듯... 22 .. 2013/09/16 3,876
297785 곽노현 “검찰발 권은희 기다린다 5 정의 2013/09/16 2,056
297784 카페에 경고문구를 하나 붙이려고 하는데.... 19 사장 2013/09/16 3,543
297783 시누이랑 오준성 드라마 OST 콘서트 다녀왔어용 1 미둥리 2013/09/16 869
297782 헤어진 남자친구 다시 만나기?? 스핑쿨러 2013/09/16 1,646
297781 당당히 요구할수 있는 사람 부러워요 3 슬퍼요 2013/09/16 1,914
297780 정부발표.. 시간제 공무원.. 통번역분야의 근무지는 어딘가요. 2 .. 2013/09/16 2,565
297779 그럼 채동욱 총장은 현재자리 그대로 주욱 유지해나가는 건가요?.. 18 ㅎㅎ 2013/09/16 2,577
297778 책값 깎아달라고 하지 마세요. 23 출판업계 2013/09/16 4,930
297777 또 단독입니다.. 14 .. 2013/09/16 4,215
297776 진짜 군요.. .. 2013/09/16 1,478
297775 "전라도는 홍어 공화국"..대구과학고 교지글 .. 10 111 2013/09/16 3,057
297774 양주와 과일 중 4 선물 2013/09/16 1,104
297773 보관했던 쇼퍼백이 찌그러들었어요 ,, 2013/09/16 1,088
297772 채동욱 반격, '뒷사찰'한 김광수 검사 감찰 지시 20 ^^ 2013/09/16 4,089
297771 브이빔 퍼펙타 (혈관 레이저) 해보신 분 있나요?? 1 통증이 궁금.. 2013/09/16 7,722
297770 요즘 오미자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졌죠? 3 오미자 2013/09/16 1,906
297769 와이즈만 영재교실(?) 어떤가요 궁금 2013/09/16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