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의 일상성...

갱스브르 조회수 : 1,479
작성일 : 2013-08-13 12:09:32

영화 미포 미드나잇을 보고 있자니 배우들의 세월과 나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누구나 나이 먹고 시간에 스러져 한해 두해 보내면서두 와 닿지 않다가

부지불식간 정돈되지 않은 적나라한 나와 마주할 때 있잖아요.

매무새 다듬으려 거울 보는 건 진짜 자기얼굴이 아니라네요.

거울을 보는 행위 전에 표정을 만든다고...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무방비 상태에서의 나는 그리고 우리는 참 건조하고 무심합니다.

처음 비포 시리즈 봤을 때 유럽 열차 여행에 대한 낭만이 부풀었죠.

하지만 제가 줄리델피가 아닌 이상 에단 호크를 만날리는 만무..ㅋㅋ

그렇게 환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즐거운 맘으로 배회했던 영화였습니다.

어긋난 헤어짐 이후 다시 재회한 그들의 비포 선셋...

전 그 마지막 장면 줄리가 에단 앞에서 떠나야함을 종용하면서도 야릇하게 춤을 추던 그때 알았습니다.

둘이 뭔 일 난다고...ㅋ

그렇게 그림같이 만난 둘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져 그 일상성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비포 미드나잇은

이상적인 연애에서 가장 현실적인 결혼의 이상을 제시합니다.

일상성에 대한 지루함이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상실감에 허덕이는 무기력한 남녀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는 그들의 무심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들...

그들은 정말 "대화"를 하고 있더라구요.

나중엔 저 대사들이 시나리오야..두 배우의 실제 대화야 ..할 정도로...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시간에 반비례해 대화는 줄잖아요.

꼭 말해야 아느냐며...

말해야 알아요, 또 말을 하며 살아야 하구요...

약간의 갈등을 소재로 집어넣긴 했지만 저 두 커플이 이혼하겠구나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을 얘기할 줄 알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더라구요.

그냥 주거니 받거니 한다고 대화는 아님을 이 영화가 깨우쳐 주네요...

두 배우의 자연스런 주름이 주는 위로도 참 좋았습니다.

떳떳하게 흘러가는 거... 그게 용기지 싶네요...

IP : 115.161.xxx.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글을 읽으니
    '13.8.13 12:1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그 영화가 보고싶어지네요.
    담담하게 글을 잘쓰시는듯.....

  • 2. 니니
    '13.8.13 12:24 PM (49.1.xxx.81)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마자요...저역시....

  • 3.
    '13.8.13 1:24 PM (211.234.xxx.72)

    저는 무척 좋았던 영화인데
    남편은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아서인지 비포미드나잇에 흥미 없다하더군요.
    혼자보기가 뭣해서 여태 미뤄뒀었는데
    원글님 글 보니 남편과 함께 봐도 될것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6882 사람은 변하나요? 7 ... 2013/08/15 2,080
286881 아기 돌상에 복숭아 올리면 안되나요? 7 .... 2013/08/15 3,132
286880 박근혜 여론지지율 80.6 % 49 대단한지지율.. 2013/08/15 3,688
286879 루이비통 페이보릿 5 히나리 2013/08/15 2,547
286878 영어캠프 내 왕따 문제 어떻게 할까요. 5 지혜를 구합.. 2013/08/15 1,896
286877 결혼비용 아들이 딸의 3배...... 25 .. 2013/08/15 4,660
286876 알파 아크릴물감 빨,노,파 기본 삼원색 고르는법 좀 알려주세요 2 그림 2013/08/15 1,113
286875 30일된신생아가 쇼파에서 떨어졌어요 13 2013/08/15 6,600
286874 생중계 - 광복절,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1 lowsim.. 2013/08/15 776
286873 이*트에 태양초고추라고 커다란 봉투있던데 7 .. 2013/08/15 1,116
286872 박그네가 여자라도 참 야무지게 20 이와중에 2013/08/15 2,688
286871 지금 모두 다음으로 접속해보세요 7 //////.. 2013/08/15 2,006
286870 전주 아직 많이 더운가요? 3 앨리 2013/08/15 962
286869 진짜 정말 재미없네요 5 kbs 일일.. 2013/08/15 2,164
286868 매실 담근 통 뚜껑에 흰 피지같은거 벌레일까요? 3 2013/08/15 1,734
286867 맛없는 메론은 어떻게 처치해야할까요? 9 멜론 2013/08/15 11,402
286866 4,50대가 보수로 돌아섰다는거 안믿겨요 20 개명박그네 2013/08/15 2,675
286865 근성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일단 인생을 사랑하게 해야 (펌) 3 ..... 2013/08/15 2,323
286864 길냥이 문의 드릴께요 15 ... 2013/08/15 1,161
286863 독신 나이많은 미혼여성을 위한 82사이트같은데 아시는데 있으세요.. 1 ㄷㄴ 2013/08/15 2,367
286862 오늘이 제일 더운거 같아요 3 ... 2013/08/15 1,571
286861 아침 베스트글에 부부끼리 키스글 보니... 5 더워용. 2013/08/15 3,153
286860 올해 고추가루 어디서 사야하나 19 걱정 2013/08/15 3,445
286859 컴맹입니다. 도와 주세요. ㅠ.ㅠ 1 알리자린 2013/08/15 675
286858 이명박 국민들몰래...부정선거 관련자 처벌법폐지 8 참맛 2013/08/15 1,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