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번거롭고 귀찮아도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잘 지켜왔던 주부님도 좀 황당해 하실 소식입니다. 힘들게 분리수거 해 놔도 다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얼리고, 밀폐용기에 담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까지 구입합니다.
2리터 짜리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꽉 채우자니 고민이 더 깊어집니다.
벌레 꼬이지, 냄새나지, 결국 아까운 봉투 채우지도 못하고 버리기 일쑤입니다.
[주민 : 이렇게 조금 (찼어도) 이렇게 내버려요, 냄새나니까. 아깝죠.]
이렇게 힘들게 분리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 환경부는 이렇게 해주면 비료나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음식물 쓰레기 95% 정도는 재활용되고요. 퇴비 또는 사료, 에너지.]
분리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 정말로 재활용 되고 있을까?
이 골목길에도 보면 일반 쓰레기 봉지 사이에 이 노랑색 음식물 쓰레기 봉지가 따로 배출이 되어 있습니다.
동틀녁, 분리된 쓰레기들을 수거할 쓰레기 차량이 주택가를 돌기 시작합니다.
전봇대마다 쌓인 하얀색 일반 쓰레기 봉투를 주워담는 근무자.
그런데, 중간중간 노란색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일반 쓰레기 봉투와 함께 던져 넣습니다.
애써 분리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들입니다.
쓰레기 차 안에서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는 뒤섞여 버립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모은 차량은 일반 쓰레기 소각장으로 들어갑니다.
처리 과정을 확인하러 쫓아 들어가 보려는데, 입구에서 막아섭니다.
[쓰레기 소각장 관계자 :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왔어요.) 허락받고 오시라고. SBS에서 이렇게 올 일도 없고.]
소각장 근무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함께 태워 버린다고 얘기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수거 하는 게 아니에요?)]
[소각장 근무자 : (일반 쓰레기와 같이) 소각하게 돼 있어요. 지자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팔아서 예산을 빼야하니까.]
지자체는 처리 시설이 부족해 어쩔수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시청 관계자 :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하는 환경부 정책은, '처리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이냐?' 위주는 아니에요. (그래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하시는 부분은 어쨌든 분리를 해서 배출하시는 게 맞거든요.]
애써 분리 배출을 하던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해서 버리셔도 같이 다 태워버린다는 얘기 들으셨어요?)]
[단독 주택 주민 : 그러면 노란 거(음식물 쓰레기봉투) 필요 없네. 그냥 일반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같이 버리지.]
[주민 : 그러면 아무나 다 갖다 버리지요, 안 그래요?]
정부와 지자체는 일반 쓰레기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함께 버리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아무리 분리 수거해도 결국 섞어서 태워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종갑)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정말 화나네요. 어차피 섞어서 태워버릴 거면 봉투를 왜 따로 하나요. 날파리 꼬이고 냄새나는데도 비위 상하는 거 참아가면서 음식물쓰레기만 따로 주워담아서 버리는데. 음식물처리기 구입도 진지하게 생각했었는데. 바보가 된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