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공부 몇년하고서 1차시험보러가는날 시험보는 당일날 아침에
새벽에 일찍일어나 셤보러갈 준비하는데
엄마도 일찍일어나서 저를 위해 도시락을 싸주시려고 안방에서 나오셨거든요
엄마가 저때문에 안방에서 나오신 이후로 아빠도 따라나오시더니
너한테 이런저런 비난하고 욕하시더라구요 빨리 시집안가고 속썩인다는 둥 이년저년 하면서요..
(그때까지 공부하는 비용은 부모님께 손안벌렸어요.. 직장생활하며 제가 돈모아서 공부했죠)
그리고 엄마한테는 저런애 한테 도시락같은거 싸주지 말라고 신경질내시며 계속 폭언을 하셨어요
그날은 시험보러가는 날인데...
다른시험도 아니고 고시원서 몇년간 아무도 안만나고 고시공부하다가 이제 시험보러가는
그 당일날인데..
아버지 원래 화나면 인정사정없는거 알았지만, 그래도 그날은 너무너무 견딜수 없더라구요
억울하고 화나고.. 너무한거 아니냐고 아빠한테 엄마한테 대들고 싶어서 미칠것 같았어요
(네 살면서 우리집에서 이런 비슷한 순간이 참 수도 없이 많았고 수도없이 혀 깨물며 참았죠
안그러면 더 심한 폭력적인 상황이 될꺼니까. )
가슴이 아리고 눈물흐르는 채로 도시락도없이 그대로 나와서 시험장에 갔죠
그래도... 아버지가 고시시험 당일까지 이렇게까지 할줄은 정말 몰랐는데..
이미 전부터 아버지에 대한 한은 서리서리 맺혀있는 상태였고,
가슴한가운데 아리고 찔리는듯한 통증도 수시로 나타나고 했어요
아무튼 그날 저녁에 와서 또 제게 말도안되는 소소한일로 트집잡으며 혼내시는 아버지한테
아버지 저 오늘 시험본 날인데.. 아침에도 그렇고 아버지 좀 너무하세요.. ㅠㅜ
하며 울었어요
(저는 목숨걸고 용기내어 저말을 한거랍니다. 저 말이라도 안하면 죽을거 같았거든요,
저 말을하면 어쩌면 아버지 성격상 집안이 산산조각날 만큼 큰 일이
벌어질수도 있다는거 예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고시 시험치러 가는 날이니 만큼
눈꼽만큼은 내게 미안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나봐요 )
아무튼 아버지를 돌게 만든거 그냥 저의 저 한마디 저거 뿐이예요
아버지 너무하세요.. 라는 그말 한마디..
어릴때부터 그랬던거 같아요
뭔가 집안에서 죽을만큼 힘든일이 있어요 죽을만큼 억울해도 아버지한테 뭔가 내 감정을 표현하면 안되죠
그런말들은 아버지를 짐승으로 변하게 하니까요 너무나 커져버리니까요
우리식구들은 다 알죠 이 분위기를.
딸인 제가 제일 만만하고 하니 사실 제가 많이 힘든것도 알아요
암튼 저말을 꺼내고나서부터 아버지는 분노로 날뀌는 들짐승(!) 으로 변하셨고
저를 죽일것만 같았어요
뭐 아무튼 전 공포에 떨며 울며 거의 반은 실신하다시피 하여
제방에 들어가 문잠그고 피신해있었구요
(아버지는 거실에서 여전히 노발대발하며 너 안나와~~~ ! 죽을래~~ ! 다 죽여버릴거야 !!
하면서 제게 그리고 엄마에게 소리지르는 중..)
자꾸만 옷장이 눈에 보이면서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라구요
그날부터 가끔 너무 힘들때 옷장안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어요.. 지금도 저런 비슷한 상황이면 그렇고요
한번 옷장에 들어갔다가 아버지한테 혼날까봐 다시 나오긴했는데
대신 책상밑으로 기어들어갔어요 그러면 조금 덜 무서운것 같았어요
아무튼 방안에서 옷장과 벽사이의 틈에 최대한 몸을 낑겨넣으면서
아버지가 무섭다고 말하며 울며불며 이 상황을 얘기하는데
동생은.. 아무런 대꾸없이 듣다가 한참있다 엄청 작은 목소리로 '누나 와이프가 지금 자서.. --;;... ' 라고 하더라구요
그때가 아마 11시도 안된 시각인데 말이죠.
순간 너무 섭섭해서 정말 아무생각도 안들더라구요 머리속이 햐얘지는 기분..
동생한테 배신감 같은게 느껴지더라구요
잠시후 든 생각은..
여기 집은 지금 아수라장인데..
난 지금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데.. 이렇게 공포에 벌벌 떠는데...
너는 이게 너한테는 별일이 아닌거구나.
와이프 잠 잘자는게 네겐 가장 중요한 일이구나.
뭐 그런 생각이 스치더라구요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밖에 얘기 못하다니 그냥 미친듯이 서운했어요
할수없이 그냥 알았다 하고 대충 전화를 끊긴 했지만(동생이 원하는거 같아서요)
그날의 동생에게 받은 상처는 정말 지워지지가 않더라구요
네 이게 제 동생한테서 지워지지 않는 저의 묵은 감정이예요
그날은 아버지한테 그리고 동생한테 큰 상처를 받고
제 뇌에 트라우마로 각인된것 같아요
제가 그때 너무 힘들었는지 이상하게 그기억이 지워지지가 않더라구요
동생얼굴 볼때마다 자꾸 그 생각이 나서 수시로 욱하고 올라와서 너무 힘들었고요
(저는 욱하면 끅 하고 참는게 습관이되어있고
몸에 배어 있어요... 그래서 표현을 아예 못하죠.. 그리고 이미 지난일이고.. )
몇년이 흘러 한번은 동생부부와 술마시다가 어쩌다보니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나 예전에 이만저만한 일로 서운했다.. 나 그때 좀 많~~ 이 서운하더라..
(저는요.. 동생이 조금 제 아픈맘을 알아줄줄 알았어요,
그러면 그냥 다시는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동생이 미안하거나 하는 표현이 아니라
" 멀리사는데 어쩔수 없지 내가 갈수도 없고 말이야.. 나더러 어쩌라고.. ! "
뭐 이런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그리고는..
" 누나 아버지 저런거 이제 안거 아니잖아!
누난 아버지한테 제말 좀 기대하지마 이제..
누나가 자꾸 아버지한테 사랑받을거 기대하니까 더 상처받는거잖아 "
그러면서 자꾸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길 하더라구요 ㅜㅠ
글쎄요 저는 저 말을 듣는데요..
제 가슴이 너무아파서 불에 확 데인 느낌이었어요
저를 학대했던 차별대우 했던 아버지를 미워한다는게 참 간단한 일인거 같은데
그러면서도 아버지한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속에 있는것이 그게 어떻게 잘 안되더라구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딸자식한테 사랑안주겠다는 사람한테 나는 도대체 왜 그런 걸 자꾸 바라는지..
저도 참 답답하고 이런 제가 싫거든요
그래도.. 동생이 저런식으로 함부로, 쉽게 이야기하니까 정말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고요
다시는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었어요
제 마음같은것엔 관심도 없는것 같은 동생이 너무너무 미웠어요
그 순간 이런생각도 들었어요
'나중에 너 마음이 지독히도 아플때 세상에 혼자인것 같을때.. 그때 나한테 오기만 해봐라,
나도 지금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반드시 너도 똑같이 느끼게 해줄테니 '
막 이런마음까지 들더라구요 아직도 그날밤이 생생하네요
그 이후로는 같이 모여 깔깔대며 웃어도 그냥 내 깊은마음에선 얼음장 같은 마음 뿐입니다.
네 그 이후로 사소한 그 동생의 하나하나가 다 밉게 보이는건 사실이예요
실수할수도 있는 일도 이상하게 저 동생이 그러면 더 밉고요
실수라기보다는 사람이 좀 정이 없어서 그러나,, 역지사지가 잘 안되나,,, 싶은 마음만 들고요..
결혼하더니 변햇어.. 이 마음만 들고 그래요
저도 그러는 제가 싫어서 아무리 노력해도요
그 감정이 없어지지가 않아요 ㅠㅜ
아버지에 대한 한 은 워낙 어릴때부터고 깊어서 어쩔수 없다 쳐도
동생한테 이런 마음까지 생겨버리다니 이렇게 오래가다니.. 정말 괴롭습니다.
동생하고라도 잘 지내고 싶은데..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없어지지 않는 저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