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꽃보다 할배보다가 우리 딸이 우네요

나도 딸 조회수 : 9,071
작성일 : 2013-08-09 22:13:05
마테호른.... 너무 좋다고, 딸이랑 호호깔깔 보고 있는데 갑자기 딸이 울더군요.
저희 딸 중3입니다.

왜 갑자기 그러냐고 물었더니....우리 할아버지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우리 할아버지도 저렇게 좋은 곳에 건강하게 다니셔야 하는데....

벌떡 일어나 휴지 들고 제 방으로 갑니다.





저희 친정아버지 치매 투병 중이십니다.

1년 반전에 느닷없이 화내고, 의심하고, 블면증에 시달리고...

그리고는 급격히 진행이 되셔서 엄마와 함께 지내시지만, 지팡이를 잡고도 부축을 받아야 걸으시고, 밤에는 약이 없으면 잠도 못주무시네요.

손이 떨려서 밥알은 후루룩 떨어트리시고, 반찬은 잊고 맨밥만 드십니다.

잠드는 전후로는 헛것이 보여 훠이 쫓아보시기도 하다가, 두려워 떨기도 하시다가...엄마를 소리쳐 부르십니다.

무섭다고...왜 이리 사람들이 많으냐고.

사실 그처럼 경치가 좋은 곳에 가셔도 두려움에 방에서 잘 나오시지도  못할겁니다.

일년 전에 제주도에 가셔서도 호텔방에서 나오는 걸 너무 싫어하셨거든요.

공허한 눈빛으로 텔레비젼을 틀어만 놓으시고, 하루종일 홈쇼핑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시네요.

손자들 다섯 중에 유일하게 이름도 기억하고, 지금도 제 딸아이만 보면 용돈을 쥐어주십니다.

딸아이는 어디를 가든 할아버지의 손을 꼭잡고 한쪽 지팡이가 되어 드리고, 눈이, 귀가 되어 드립니다.

저는...마음으로는 한시도 엄마와 아버지를 떼놓지 못하면서 아버지 때문에 힘든 엄마 때문에 가끔 아버지가 미워집니다.

냉정하게 기관에 모실 수 있는 대책을 미리 세우며 초조해 합니다.

그냥 감상적인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다가올 현실 앞에서 딸인 나는 냉정해지는데, 손녀인 우리 딸은 따습게 할아버지 손을 잡고 좋은 곳 구경이라도 더 시켜드리고 싶어하네요.




IP : 121.131.xxx.11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13.8.9 10:20 PM (110.70.xxx.46)

    너무나 기특하고 예쁜따님이네요 눈물납니다

  • 2.
    '13.8.9 11:01 PM (39.7.xxx.29)

    보기드문 딸이네요.
    아름답고 고운 마음씨에 저두 눈물이 납니다.

  • 3. ㅠㅠ
    '13.8.9 11:03 PM (114.205.xxx.114)

    어쩜 마음이 꽃같은 아이네요.
    저도 눈물이...ㅠㅠ
    어른들이 배워야겠어요.

  • 4. 예쁜 딸
    '13.8.10 12:08 AM (180.70.xxx.20)

    어쩜 저리 예쁜 딸이 있나요? 똑같은 중삼인 제 딸과 너무 비교되네요....

  • 5. ...
    '13.8.10 5:21 PM (114.204.xxx.187)

    기특하고 착하네요.
    어제 그 프로 보는데 거기 정말 그림보다 더 멋지더라구요. 멋지다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그 멋진 광경을 보면서 할아버지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 예뻐요.

  • 6. 아름다운 16살 소녀..
    '13.8.10 6:41 PM (220.87.xxx.55)

    정말 착하고 예쁜 아이네요.
    맨날 험하디 험한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청소년들 주변에서 많이 보다가 가끔 이렇게 선하고 예쁜 아이들 보면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원글님 친정 아버지 얘길 들으니 먼 훗날 내 얘기가 될 수도 있을거다란 생각을 해보니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하네요.
    힘내세요. 곁에 꽃처럼 예쁜 딸이 있잖아요.

  • 7. 산숲
    '13.8.10 7:06 PM (116.37.xxx.149)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ㅠㅠ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8589 속보!! CNN iReport야당 국조특위 박대통령에게 보낸 공.. 6 light7.. 2013/08/23 2,628
288588 짝 재방으로 봤는데요 1 ... 2013/08/23 1,266
288587 부모님의 유산상속이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12 부모님유산 2013/08/23 4,166
288586 후라이드치킨...냉동보관해도 1 될까요? 2013/08/23 1,965
288585 40대 후반 우체국 실비 8 궁금맘 2013/08/23 2,485
288584 자전거타는데 비가왔다 1 해와달 2013/08/23 863
288583 8월 23일 [신동호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08/23 621
288582 누가 이기적인지 봐주세요 71 진짜화나 2013/08/23 10,488
288581 김용준 황정음 커플 23 황정음이 2013/08/23 17,222
288580 어디가도 말 못하는 말 5 2013/08/23 1,857
288579 미국서 온 8세6세 남아 장난감 추천 해주세요 3 궁금맘 2013/08/23 1,397
288578 '수시'라는 게 왜 생긴 건가요? 37 무식하지만 2013/08/23 4,402
288577 이층침대 놓을 방 결정에 도움 좀 주세요 ㅠㅠ 3 결정장애 2013/08/23 1,334
288576 8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8/23 1,069
288575 개학날 부모님 심정은 전세계가 비슷한가 보네요 ^^ 8 ... 2013/08/23 2,653
288574 인천공항에서요.... 6 hoho 2013/08/23 2,450
288573 오모나! 서울도 비가 엄청 오네요.. 11 dd 2013/08/23 3,682
288572 복조리백에 열광하는분들 계신가요? 4 999999.. 2013/08/23 1,434
288571 너무더워깼어요 1 sjh984.. 2013/08/23 1,294
288570 글씨체 3 궁금 2013/08/23 658
288569 그룹 UN 좋아하셨던 분 안계세요? 8 ... 2013/08/23 2,269
288568 부산. 세찬 비 9 rain a.. 2013/08/23 1,975
288567 케빈에 대하여를 보고나서 잠이 안오네요 16 케빈너 2013/08/23 6,161
288566 빨래 삶을 때 2 someth.. 2013/08/23 1,093
288565 형제의 부탁으로 보험 가입할 상황 7 ... 2013/08/23 1,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