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친구인데요
별로 말이 없는 친구예요(친구는 MBTI로는 INTP, 저는 ISTJ 이거나 ISFJ 예요)
아니 좀 심하게 말이없는 스타일이고, 자기가 내키지 않으면 절대 말이나 행동을 안하는 스타일이예요
그리고 속마음하고 완전 일치되는 말만 아주 짧게 간단히 스타일이죠
이번에 저와 둘이서 여행했는데요 큰맘먹고 일주일정도 여행을 갔는데
말이 별로 없는거 알고 각오하고 갔건만 그래도 긴시간 겪어보니 말이 없어도 너무 없더라구요
그냥 저의 감탄사 그런 말에 아예 맞장구 없는건 뭐 그러려니 하더라도
제가 얼굴 마주보며 정식으로 또박또박 물어보는 말에도 아예 대꾸를 안하더라구요..!
순간.. 마치 제가 투명인간인것처럼, 아무말도 하지 않은것 처럼 그 친구는 정말 무반응이었어요
얼굴이 바로 앞에 있는데 말이죠..
첨에는 못들었나보다 했는데 제가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해도 그렇게 완전 무반응이니
오히려 제가 넘 당황해서 암말 못하게 되더라구요
가만히 보니 자기가 필요한 말은 짧게 하지만, 대답할 필요조차 없는 말엔
아예 들은것 같지 않게 정말 아무런 반응도 없어요 마치 아예 아무말못들은것처럼요
" 아참 너 그때 그거 한다고 했어 안한다고 했어?"
예를들면 이런식으로 대답을 안할수 없는 그런걸 물었는데, 미동도않고 대꾸도 없고 그래요
말로 형용할수 없는 그런 기분.. 모욕감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엄청기분이 상했지만
그친구가 힘든일 있어도 원래 말없는 친구다보니 안좋은일이 있는가보다 하며
지금생각해보니 말도안되는 이해를 해주려고 제가 너무나 애썼어요
또 한편으론 여행와서 그런거 말로 꺼내면 분위기 망쳐질까봐 그냥 제가 제 기분을 모른척 했죠
5일이나 넘게 그러고 있었으니 저도 참 어거지로 참았던 거 같네요 네 저도 잘못이 많은거 알아요 ㅠㅜ
제가 참다참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용기내어 감정표현을 했어요
(20년 넘게 친구면서 서운한 감정표현은 정말 그날이 처음이었어요 서로서로 조심하거나 참거나 그래서 그런듯..)
제가 까페에서 차분히 말했죠
무슨일 있어서 그러는거냐, 아님 나한테 서운한거 있어 그러는거냐
둘이 여행지에 와서 지내면서, 얼굴보며 내가 또박또박 물어보는데도 넌 아예 무반응에 대꾸조차 전혀 없으니
또 계속 며칠내내 그러는게 반복되니 내가 좀 기분이 안좋고 서운하다.
뭔일이 있겠지 싶어서 계속 참은것이 5일이나 되었는데 솔직히 이제 나도 너무너무 힘들고
그런게 이해도 잘 안되고, 나 너무 서운하고 기분이 안좋다
혹시 무슨 사정이 있는거냐 아님 나한테 무슨 서운한게 있는거냐 그런거면 좀 알려주면 좋겠다
제가 이렇게 말하니 그 친구는 의외라는 듯이
아니 여지껏 자기성격 몰랐냐면서 제게 되물어보더라구요
자기가 기분좋을때도 있지만 기분이 아예 다운되면 말이 별로 없는데 그거 몰랐냐고 그러면서
오히려 제가 자기를 몰라주는 듯이 말을 하는데,. 저는 조금 벙찌더라구요
저는 " 내가 기분이 좀 이러저러해서 그런거 같다 미안하다" 뭐 이런정도를 기대했나봐요
그런데 그 친구얼굴보니 그런말을 할것 같은 느낌이 너무너무 아닌거예요
그래서 제가 너 말없는거 너무너무 잘알고 있고, 사실 너랑 둘이 여행오면서 각오(?)까지 하고 왔지만
그래도 친구인데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
내가 너 얼굴 정통으로 보고 말하는데.. 이건 정말.. 사람이 말했는데 대놓고 묵살당하는 기분이 든다,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내내 말이 없더라구요 정말로 침묵-
친구표정은 미안한표정이라기 보다는, 안좋은 표정으로 계속 참고있는 그런 표정이었어요
이 상황에 말안하고 버티고 있는 그 친구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제가 너무 답답했어요 그래서 뭐라도 말을 좀 해달라고.. 나를 좀 이해시켜달라고.
네 상황을 설명하든지 또는 내 말을 들은 네 느낌을 좀 이야기해달라고 했어요
나도 너를 이해하고 싶다고... 그런데도 내내 말이 없어요..
제가 계속 뭐라고 말을 해줘야 나도 이해되지 않겠냐고 하니까
" 지금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아 " 딱 그렇게만 말하더라구요
아니 난 최소한의 설명만이라도 듣고픈건데
그것조차 안하려는 친구가 그 순간 너무 밉더라구요
기분이 갑자기 더 상해지면서 제가 그때 좀 심한표현을 했어요
" 너의 그런 행동들이 내게는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이렇게요
전 정말 그렇게 느꼈거든요 친구가 제 감정 같은건 전혀 배려하려고도 하지 않는것 같아서 그렇게 느꼈던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안되었던걸까요?
이기적으로 느껴져 저의 이 말이 아마 그 친구한테는 큰 충격이었던건지
그 때 친구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걸 봤어요
그 눈물을 본 순간 제가 못할짓 한것처럼 느껴지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계속 화가 여전히 나기도 하고..
계속 말없이 있는 그 친구가 너무너무 밉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뭐 복합적이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그 친구에게 화나는 감정이 제일 컸던것 같아요
그러다가 뭐 계속 말이 없고..
저도 뭐 맘상하고 서운하다고 해도 아무대꾸 없는 친구한테 더이상 어찌해야할지도 모르겟고
친구가 그냥 나 갈래 하더라구요 여행접고 집에 가자구요
이틀일정이 더 있었는데 비행기표도 없었는데 웨이팅 하면서까지 해서 서울로 집으로 왔구요
공항에서 서로 가는길이 갈라질 즈음 해서, 저는 계속 그 친구에게 시선 고정하면서 있었는데
친구는 저를 단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그렇게 공항버스에 올라타고 그 친구는 그렇게 가버렸어요
두달 되었네요
그 친구도 저도 단 한통의 문자도 서로 보내지 않았어요
아마 그 친구는 제게 더 연락 안할거 같기도 해요 그냥 느낌에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연락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난 여전히 그때 마음이 처리되지 못햇는데.. 이런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데..
내가 만나자 해서 만나게되면 그 얘기 하는게 맞을지 안하는게 맞을지..
또 제 말을 씹는다면(표현이 참 이상한데 이것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
그때 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날처럼 나를 함부로 대하는 그 친구의 행동에 내가 또 상처받게되진 않을까? 두려움 크고요
전화를 걸까 이메일을 쓸까 하다가도
나를 그만큼도 존중하지 않는 친구라면 만날 필요 없어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요
뭐가뭔지 모르겟네요
20 년 넘은 친구인데 이게 끝인걸까요?
그 친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저는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 걸까요?
그 친구의 눈물도 자꾸 생각이 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