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 여러분! 박근혜 여왕 전하께옵서 어제 신임 도승지에 전 형조판서 김기춘을 임명했사옵니다. 여왕께서는 승정원 좌-우부승지와 동부승지 몇 명도 교체했사옵니다. 지난 5월 여왕의 대국 방문 중 터진 청와궁 전 부승지 윤창중의 시용 여직원 성추행 사건 등과 관련해 인사 책임을 물었다는 게 세간의 중론입니다.
인사 개편의 절정은 전 형조판서 김기춘을 도승지에 기용한 대목입니다. 김기춘이 누구이옵니까? 박정희 선왕 시절 유신대전 초안을 마련했던 자이며,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을 역임했던 인물입니다. 또한 제14대 주상을 선출하는 선거에 즈음하여 동래의 초원 복집에서 선거를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자는 모의를 했던 장본인입니다. 어찌 이런 자에게 도승지를 제수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번 인사는 여왕께서 여름 휴가지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고 쓴 지 이레 만에 이뤄졌습니다. 박근혜 여왕 전하! 백성들은 궁금합니다. 선왕과의 추억이 깃든 저도에서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말입니다. 도대체 정국 구상을 어떻게 하셨기에 김기춘을 지근거리에 두기로 마음 먹으셨사옵니까? 김기춘을 도승지에 앉힘으로써 여왕 전하께옵서는 선왕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훈구대신들을 중용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셨사옵니다. 이른바 7인회 중에서 이미 강창희 공이 입법부의 수장을, 현경대 공은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을, 김용환 공은 새누리당파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지 않사옵니까?
재야에서는 전하의 주변에 사헌부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것에도 우려하고 있사옵니다. 영의정 정홍원, 형조판서 황교안에 이어 도승지 김기춘과 부승지 홍경식 또한 사헌부 출신 아니옵니까? 무슨 연유로 이리도 사헌부 출신들을 중용하는 것이옵니까? 이참에 사헌부와 형조를 확실하게 장악해 앞으로는 여왕 전하의 뜻에 거슬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옵니까? 여왕 전하! 원하옵건대, 부디 선왕의 그늘에서 벗어나 ‘만백성 행복시대’, 전하만의 선정을 베푸소서! 어찌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시옵니까?
☞ 8월 6일자 국민TV라디오 논평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