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그간 82를 눈팅만 하던 미혼 여성인데 집안의 문제를 상의할 곳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이 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저에게는 약 15년전에 연락이 끊겨 실종신고까지 된 삼촌이 한 분 계십니다.
일방적으로 삼촌 쪽에서 연락을 끊었다고 해야 맞을 거에요.
그 당시 제 아버지(삼촌의 형님)는 나고 자란 곳에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젊어서부터 알콜중독과 주사가 심해 형수와 어린 조카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마음도 다치시고 형에게 넌더리가 나서 고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래 어떻게 해도 연락이 닿지 않던 삼촌이 얼마 전에 직접 연락을 해오셨는데
짐작하다시피 집도 절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가족도 없으시고 그간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환갑도 안되셨는데 온 몸이 굽어 걷는 것도 힘들어 하더라 하시네요.
거기다 자세히 말씀은 안하시는데 마비가 와서 거동도 못하셨는데 침을 맞아서 좋아지는 상태라고 들었습니다ㅠ
삼촌이 약지 못하시고 어리숙한 분으로 제 어린 기억에도 남아 있는데
고향 떠나 가족 없이 떠돌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용도 당하고 돈도 못모으고 그렇게 하루 하루 살아오신 듯해요.
엄마가 가지고 있던 현금 몇 십을 바로 받으시더란 말을 들으니 맘도 안좋고 답답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입니다.
아버지는 60넘어서까지 술을 못끊고 사람 구실 못하시다가
암수술을 받으면서 끊으셨는데 건강이 회복되지 않고 알콜중독의 후유증으로 조울증과 울증으로 바깥출입은 안하시고
엄마 혼자 고향에서 아빠의 온갖 폭언과 짜증을 받아내며 살고 계시는 차에
삼촌의 일까지 더해지니 온 가족이 근심이 많습니다.
제 동생은 대학 졸업도 못한 상태고 저는 직장인이나 제 앞가림 겨우 하는 처지라
엄마 생각만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자칫하면 엄마가 두 사람 간병 뒤치닥거리 하는 일이 생길까봐 잠도 안오고
이렇게 나타난 삼촌이 안쓰러운 한편 화도 나고 참으로 마음이 복잡합니다.
삼촌이 찾으실 수 있는 몇백의 여윳돈이 있어 부모님이 삼촌과 만나 오늘에라도 당장 그것이라도 보태려 했더니
의료보험 및 기타 미납 문제로 4백여 상당 압류가 걸려 있어 남는 것도 없더라는 말을 오늘 전해 들었습니다.
재산도 없고 내년이면 환갑이신데 이런 분들을 위한 복지 정책이라도 있는지 알고 싶네요.
집도 없이 고시원 같은 곳에서 몇 달치 선금 내고 사시는 모양인데
이렇게 대책없이 어떻게 사시는지....
임대 아파트라도 알아 봐야 할 것 같은데 마음만 갑갑하고 정리가 안됩니다.
주변에 이런 복지 제도에 밝으신 분들이나 사례를 알고 계신 분들 조언을 부탁드릴께요.
마음이 참 안좋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