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산 유기견(해피엔딩)

반려의 보람 조회수 : 1,634
작성일 : 2013-08-02 13:54:48

어제 오후 왕복 8차선 사거리에서 좌회전 받으려 신호대기 중

공원이 있는 왼쪽에서 오른족으로 빨간불 상태의 횡단보도로 무단횡단중인 하얀 강아지 발견@@

차들도 놀라 급정거하거나 돌아 가거나 비상등 켜고 웅성웅성

그런데 워낙 차선이 많고 통행량이 딱 중간(아예 많으면 서행하니까 그나마 나은데 뒤에 오는 차들은 못보기 십상인 상태;;;)

신호가 4번 이상 바뀌어야 제가 어떻게 차라도 세우고(저는 왼쪽이고 강아지는 이미 오른쪽으로 건너감;;;;) 어찌해볼텐데

신호도 너무너무 기네요;;;TT 신도시라서

게다가 길을 건넌 강아지놈은 다시 자기가 건너온 길을 또 되돌아 건너려는 듯도 보이고

사거리는 약간 경사진 둔덕이라 우회전 하는 차는 절대 키 작은 강아지를 볼 수가 없어요 TT TT

 

지옥같은 몇분이 지나 신호받아 차를 대충 세우고(카메라야 찍으려면 찍어라)

다시 강아지 있는 길로 건너가려니

이제는 저의 신호가 네번 바뀌어야 TT

아 진짜 애간장 타더만요

여튼 저도 강아지가 있던 길로 넘어갑니다

그쪽도 작은 공원이 있는데..(아마 주인과 다니던 길인 듯요)

안 보입니다.

또 길에 나오면 위험하기 쉬운데..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는데

저처럼 땀흘리며 돌아다니던 웬 청년이  다가와 "혹시 개 찾으세요?"

그 청년도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이놈 확인하러 내린 청년;;;

 

그런데 저나 그 청년말고 유모차에 강아지들 실어 산책나온 다른 반려주부가 좀전의 그 개와 함께 있네요

또다른 반려인 한분의 강아지에게 그놈이 아는 척하며 다가오는데 목줄도 없고 주인도 없으니 유기견인가 싶어 그분들이 붙잡아둔 상태;;

 

각자 목격 장면이 틀린데

제가 본 게 왼쪽 공원에서 내려온 것을 봤다 하니

그럼 그 공원 가서 한바퀴 돌아보고 주인을 못찾으면 공원 옆 동물병원에 맡겨둘테니 누가 찾으면 그리 전달하기로 서로 합의하고 헤어짐

 

저는 그 공원쪽이 행선지여서

다시 길을 건너 공원으로 가 한바퀴 돌아보는데

할머니 한분이 "에미야~"라고 가족이나 누군가를 부르는 듯 싶네요.

"할머니, 혹시 강아지 찾으세요? 하얀 개?"

"응 말티"

"목줄 없고 이름표도 없던데"

"어, 맞아"

"좀 뚱뚱하고?"

"아니, 뚱뚱하진 않은데 그냥 털을 바짝 깎았지"

뚱뚱하지 않다니..아까 걔는 엄청 뚱뚱하던데@@

여튼 블라블라 좀 있으면 이러저러한 분이 강아지들 데리고 이 공원 한 바퀴 돌 터이니 여기 계시다가 찾으시고 안 보이면 모모병원 가보시라 일러드리는데

아까 그분이 나타나시네요

할머니 엉엉 울다시피하고 에미인지 에이미인지 한테 버선발로 달려가 안고 쓰다듬고 엉덩이 찰싹찰싹 때리고;;;

 

목에 칩도 있었다니 병원 갔으면 찾을 수는 있었겠지만 길 마구 건너다 사고 났으면 어찌 하려고요

저나 그 청년이나 산책나와 도시던 반려인들 눈에 띄어 쉽게 해결된 상황이었겠죠

목줄 풀어주지 마시라 당부드리는데 잔디밭에 잠깐 같이 앉아있다 눈 깜짝할 새 없어진 거라네요;;;

여튼... 다행으로 끝난 한 시간 여;;;

 

그런데 그 할머니 강아지 엄청 사랑하시나봐요

솔직히 너무 뚱뚱하던데(전 사실 유기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할머니 눈에는 전혀 안 뚱뚱하고 그냥 털만 빠짝 깎은 걸로 보이시나봐요 훕^^;;

 

 

 
IP : 210.106.xxx.12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행이다
    '13.8.2 2:02 PM (223.33.xxx.45)

    더운데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정말 해피엔딩이라 좋습니다.
    애기 볼때 한눈팔지 않듯
    강아지도 그렇게 봐야할텐데요.
    저희는 강아지 유모차를 태워도 꼭 가슴줄을 해놓습니다.

  • 2. ^^
    '13.8.2 2:04 PM (110.47.xxx.200)

    너무 다행입니다. 글 읽다가 감정이입되어서 잘 자고 있는 우리 강아지 안아다가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고 뽀뽀하고 그랬더니 요놈이 으르렁거리면서 발버둥질치네요..

  • 3. 강쥐맘
    '13.8.2 2:11 PM (118.221.xxx.138)

    정말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 4. 울동네
    '13.8.2 2:11 PM (175.208.xxx.181)

    울동네 할머니랑 한 셋트인 강아지가 있어요.
    걸음걸이도 똑같아요..
    옷 차림두요..
    그 강아지는 목줄도 없이 매일 할머니랑 벤취에 앉아 할머니가 움직일때 까지 있어요...
    제 노년의 모습일까요??? ㅎㅎ

  • 5. ㅇㅇ
    '13.8.2 2:15 PM (147.46.xxx.122)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쓰세요 ㅎㅎㅎㅎ 즐거운 이야기네요

  • 6. ...
    '13.8.2 2:38 PM (175.223.xxx.159)

    아 다행이에요.
    요놈의 자슥 엉덩이 찰싹 맴매 맞아야겠네.
    그래도 너무 다행이에요.
    저도 괜히 자는 놈 뽀뽀했더니 쪼르르 도망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8991 오늘 상속자들 넘 달달했어요 ㅋㅋ 26 자꾸웃어요 2013/10/17 4,711
308990 비밀에 지성 은근 멋있지 않아요? 27 아 재미있어.. 2013/10/17 4,590
308989 서울에 뻥튀기 튀길수 있는곳 있나오?? 5 엉이 2013/10/17 2,289
308988 비밀 마지막좀 알려주세요^^ 10 ..... 2013/10/17 2,838
308987 저 취직했어요 꺄^^ 15 꽃님이 2013/10/17 4,073
308986 죄송. 원글 지울게요. 6 ... 2013/10/17 1,384
308985 그럼 교사랑 7급 공뭔중엔 머가 갑인가요? 16 교사 2013/10/17 4,575
308984 블랙박스 포맷문의 1 ... 2013/10/17 1,089
308983 키 큰 중고생자녀 두신 분들 어려서부터 고기 많이 먹이셨나요.. 19 초등맘 2013/10/17 3,477
308982 대전 분들 도와주세요~ 7 엉엉 2013/10/17 1,017
308981 냉장고 도어색 고민좀 들어주세요~ 8 냉장고 2013/10/17 931
308980 오늘 백화점 매대?에서 귀걸이를 하나 샀는데요 내일 환불하는거 2 오늘 2013/10/17 1,684
308979 주택청약예금...이건 왜 그런가요? 3 예금 2013/10/17 2,242
308978 급 기독교서적 잘아시는분 추천부탁드려요(원서) 12 도움 2013/10/17 771
308977 정말 미국에게 한 마디하고 싶네요 18 ... 2013/10/17 2,266
308976 며칠전 올라왔던 글 좀 찾아주세요 2 csi 2013/10/17 779
308975 여러분들 식탁에 올라오는 충격적인 수산물 ... 2013/10/17 973
308974 강아지 키우는분들 만 봐주셔요 질문입니다.. 13 아름맘 2013/10/17 1,651
308973 김밥에 새송이버섯 넣으려는데 데치나요 굽나요? 19 돌돌엄마 2013/10/17 2,300
308972 양복 브랜드 추천해주세요 3 커피우유 2013/10/17 942
308971 근처 시장 상품권이 있는데 뭘 사면 좋을까요? 1 ,,,,, 2013/10/17 365
308970 엄마친구분들이 나이 더 먹기전에 시집 보내라며... 1 나이 2013/10/17 895
308969 비밀에 황정음이요 9 ... 2013/10/17 3,511
308968 아이가 친구관계에 자신이 없어해요 4 2013/10/17 1,184
308967 대전에 한강안마원 혹시 2013/10/17 5,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