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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산 유기견(해피엔딩)

반려의 보람 조회수 : 1,726
작성일 : 2013-08-02 13:54:48

어제 오후 왕복 8차선 사거리에서 좌회전 받으려 신호대기 중

공원이 있는 왼쪽에서 오른족으로 빨간불 상태의 횡단보도로 무단횡단중인 하얀 강아지 발견@@

차들도 놀라 급정거하거나 돌아 가거나 비상등 켜고 웅성웅성

그런데 워낙 차선이 많고 통행량이 딱 중간(아예 많으면 서행하니까 그나마 나은데 뒤에 오는 차들은 못보기 십상인 상태;;;)

신호가 4번 이상 바뀌어야 제가 어떻게 차라도 세우고(저는 왼쪽이고 강아지는 이미 오른쪽으로 건너감;;;;) 어찌해볼텐데

신호도 너무너무 기네요;;;TT 신도시라서

게다가 길을 건넌 강아지놈은 다시 자기가 건너온 길을 또 되돌아 건너려는 듯도 보이고

사거리는 약간 경사진 둔덕이라 우회전 하는 차는 절대 키 작은 강아지를 볼 수가 없어요 TT TT

 

지옥같은 몇분이 지나 신호받아 차를 대충 세우고(카메라야 찍으려면 찍어라)

다시 강아지 있는 길로 건너가려니

이제는 저의 신호가 네번 바뀌어야 TT

아 진짜 애간장 타더만요

여튼 저도 강아지가 있던 길로 넘어갑니다

그쪽도 작은 공원이 있는데..(아마 주인과 다니던 길인 듯요)

안 보입니다.

또 길에 나오면 위험하기 쉬운데..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는데

저처럼 땀흘리며 돌아다니던 웬 청년이  다가와 "혹시 개 찾으세요?"

그 청년도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이놈 확인하러 내린 청년;;;

 

그런데 저나 그 청년말고 유모차에 강아지들 실어 산책나온 다른 반려주부가 좀전의 그 개와 함께 있네요

또다른 반려인 한분의 강아지에게 그놈이 아는 척하며 다가오는데 목줄도 없고 주인도 없으니 유기견인가 싶어 그분들이 붙잡아둔 상태;;

 

각자 목격 장면이 틀린데

제가 본 게 왼쪽 공원에서 내려온 것을 봤다 하니

그럼 그 공원 가서 한바퀴 돌아보고 주인을 못찾으면 공원 옆 동물병원에 맡겨둘테니 누가 찾으면 그리 전달하기로 서로 합의하고 헤어짐

 

저는 그 공원쪽이 행선지여서

다시 길을 건너 공원으로 가 한바퀴 돌아보는데

할머니 한분이 "에미야~"라고 가족이나 누군가를 부르는 듯 싶네요.

"할머니, 혹시 강아지 찾으세요? 하얀 개?"

"응 말티"

"목줄 없고 이름표도 없던데"

"어, 맞아"

"좀 뚱뚱하고?"

"아니, 뚱뚱하진 않은데 그냥 털을 바짝 깎았지"

뚱뚱하지 않다니..아까 걔는 엄청 뚱뚱하던데@@

여튼 블라블라 좀 있으면 이러저러한 분이 강아지들 데리고 이 공원 한 바퀴 돌 터이니 여기 계시다가 찾으시고 안 보이면 모모병원 가보시라 일러드리는데

아까 그분이 나타나시네요

할머니 엉엉 울다시피하고 에미인지 에이미인지 한테 버선발로 달려가 안고 쓰다듬고 엉덩이 찰싹찰싹 때리고;;;

 

목에 칩도 있었다니 병원 갔으면 찾을 수는 있었겠지만 길 마구 건너다 사고 났으면 어찌 하려고요

저나 그 청년이나 산책나와 도시던 반려인들 눈에 띄어 쉽게 해결된 상황이었겠죠

목줄 풀어주지 마시라 당부드리는데 잔디밭에 잠깐 같이 앉아있다 눈 깜짝할 새 없어진 거라네요;;;

여튼... 다행으로 끝난 한 시간 여;;;

 

그런데 그 할머니 강아지 엄청 사랑하시나봐요

솔직히 너무 뚱뚱하던데(전 사실 유기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할머니 눈에는 전혀 안 뚱뚱하고 그냥 털만 빠짝 깎은 걸로 보이시나봐요 훕^^;;

 

 

 
IP : 210.106.xxx.12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행이다
    '13.8.2 2:02 PM (223.33.xxx.45)

    더운데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정말 해피엔딩이라 좋습니다.
    애기 볼때 한눈팔지 않듯
    강아지도 그렇게 봐야할텐데요.
    저희는 강아지 유모차를 태워도 꼭 가슴줄을 해놓습니다.

  • 2. ^^
    '13.8.2 2:04 PM (110.47.xxx.200)

    너무 다행입니다. 글 읽다가 감정이입되어서 잘 자고 있는 우리 강아지 안아다가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고 뽀뽀하고 그랬더니 요놈이 으르렁거리면서 발버둥질치네요..

  • 3. 강쥐맘
    '13.8.2 2:11 PM (118.221.xxx.138)

    정말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 4. 울동네
    '13.8.2 2:11 PM (175.208.xxx.181)

    울동네 할머니랑 한 셋트인 강아지가 있어요.
    걸음걸이도 똑같아요..
    옷 차림두요..
    그 강아지는 목줄도 없이 매일 할머니랑 벤취에 앉아 할머니가 움직일때 까지 있어요...
    제 노년의 모습일까요??? ㅎㅎ

  • 5. ㅇㅇ
    '13.8.2 2:15 PM (147.46.xxx.122)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쓰세요 ㅎㅎㅎㅎ 즐거운 이야기네요

  • 6. ...
    '13.8.2 2:38 PM (175.223.xxx.159)

    아 다행이에요.
    요놈의 자슥 엉덩이 찰싹 맴매 맞아야겠네.
    그래도 너무 다행이에요.
    저도 괜히 자는 놈 뽀뽀했더니 쪼르르 도망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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