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살다보니 ...
우리 여자들..특히 결혼해서 아이낳고 키우는 엄마들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는 한같은게 너무 많아지는것같아요.
아이문제, 시댁문제, 남편문제 등등
결혼전에 이런 문제들을 직시하고 현명한 대처법등을 어느정도 교육받고 알고 결혼했었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결과가 좋지않았을까싶어요.
어느정도 나이대가 있는 여기 82에서도 자주 올라오는 고민들 있죠.
열심히 키웠는데 아이가 자기를 왜 낳았냐고 반항하고
엄마때문에 인생꼬였다고 하질않나
알뜰살뜰 살림하며 내조 잘했는데 어느날 향수 은은한 여자와 바람을 피질않나
내가 남들처럼 바람은 피지않지않냐고 큰소리쳐도
집에오면 컴퓨터나 T.V. 잠 이 세가지를 껴안고 사는 남자들로 뼈저리게 외로운 부인들 많고
거의 30년을 다른집에서 살다가 결혼이란걸 통해 낯선식구들과 인연이 되어
어느정도 서로를 서서히 알아가는 단계를 거치지못한채 무모한 갈등이 있게되거나
아이들 다 키워놨으니 여행이나 다녀야지싶으면 몸 안아픈데가 없고 아이들의 결혼이라는 더 큰 목표앞에
50~60대때까지도 제대로된 가방하나없어서 매대에 이월상품 만지작 만지작하면서 선뜻 사지못하는
궁상을 떨어도 식구들 누구하나 내 마음 알아주기는 커녕 각자 다 바빠서 나와 얘기몇분 나눠주지않는다던가
그럴때 ...그동안의 세월로 썩어문드러진 마음을
내 흉 잡히지않는 낯선이에게 털어놓고 위로받고 조언받는 어떤곳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제 정말 정말 용기를 내어 정신과 병원에 가보았는데
그냥 동네 내과랑 같아요.
처음도 똑같이 어떻게왔냐 묻더군요.
그래서 쌓아온 얘기를 펼쳐놓으려면 소설 몇권분량인데 ...대체 어떻게 얘기해야하는지 몰라서
조금 얘기를 꺼내다보니 벌써 의사얼굴에 소통보다는 다음 환자 생각하는 지루함이 묻어나길래
두서없이 그냥 신체증상 얘기하고
의사선생님은 의례적인 말.. 종교나 취미생활로 내 인생을 즐겨라 하는말과
약 일주일치 처방해줄테니 먹어라 이 말만 듣고 10분도 안되어 병원문을 나섰네요. ㅠ.ㅠ
그러고나니 더 절망과 나락으로 빠지는 마음이예요.
그래도 그동안은 나름 막연히 마지막 보루로 정신과병원을 생각하고있었거든요.
심리치료는 상담가들도 인격이 안된사람들도 많다고 잘 골라가야한다고 하니
막연하게 어디로 가야하는지..누굴 찾아가야하는지 모르겠고
비용도 부담많이 되고 아직까지는 먼나라 얘기같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셀프치료도 하고 특히 저같은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한을 들어주고파
상담공부를 해볼까했더니
여기 82님들도 이구동성으로 재산 날리는방법 두가지 도박과 상담이라고 말리시고
안그래도 제가 그동안 몇군데 상담쪽 강의를 들어봤더니 강의 한강좌가 다 돈이예요. ㅠ.ㅠ
경제적인 여유없는 저는 마음을 접고
오늘도 아침에 눈떠서 오늘하루 어떻게 또 살아가지? 하는 처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